올 상반기 취업전선 기상도는 "대체로 맑음"으로 요약된다.

현대 LG 기아 금호 효성 한라 등 상당수 대기업 그룹이 작년 상반기대비
최고 12%까지 신입사원을 늘려 뽑기로 확정한 것을 비롯 대부분 비계열
대기업들(중견기업 포함)도 대폭적인 신입사원 충원계획을 세운 것.

최근 기업들이 정보통신 멀티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신규사업
진출에 나서면서 인력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대기업그룹에 따라 채용인원을 줄이기로 한 경우도 적지 않다.

삼성그룹의 경우 올 상반기 1,100명을 채용, 작년 같은기간(1,200명)보다
100명을 줄여 뽑기로 했다.

선경과 쌍용도 작년보다 다소 채용 규모를 줄였고 한진 한화 동아 등은
작년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취업기회가 작년보다 확대된 것 만은 분명하다.

취업정보 전문기관인 리크루트는 최근 주요 기업 대상 자체 조사를 바탕
으로 올 상반기중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예정 규모가 작년 상반기에 비해
7~10% 가량 늘어날 것이란 자료를 발표,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리크루트는 업종별 채용 계획 전망에 대해 금융 건설 기계 자동차 등은
작년 상반기보다 24~33% 늘려 뽑기로 해 "쾌청", 전자 화학 등은 한자리
숫자의 채용 증대계획을 세워 "맑음"으로 예상하는 등 대체로 올 상반기
취업전선이 순탄할 것으로 내다봤다.

"흐림"으로 분석된 업종은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는 섬유 제지 등.

이 분야 업체들은 작년 상반기보다 채용 인원이 1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준비생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어떤 기업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다소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전공 분야별로도 취업기회에 편차가 발생할 전망이다.

LG의 경우 총 채용대상 인원은 작년 상반기의 1,530명에서 올해는 1,712명
으로 늘렸지만 인문사회계는 540명(작년)에서 468명으로 오히려 줄였다.

여자 대졸자의 정원을 따로 정해 채용하고 있는 기아그룹은 올 상반기
여자 대졸자 채용대상 인원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50명이다.

그러나 이공계 졸업자를 작년의 20명에서 올해 30명으로 늘리기로 한 반면
인문사회계 출신은 20명으로 10명을 줄였다.

지원할 기업을 미리 결정, 해당 기업의 전형방법을 숙지해 두는게 좋을
성 싶다.

필기 시험을 생략키로 한 업체가 태반이다.

현대 대우 쌍용 등은 서류전형과 면접 만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키로 했다.

리크루트에 따르면 조사대상 221개업체(그룹 포함)중 67%인 148개사가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만을 실시키로 했다.

또 한가지 주의할 점은 거의 대부분 기업(그룹)이 영어능력 만은 반드시
측정한다는 사실이다.

주로 TOEIC 점수를 요구한다.

대부분 기업들이 공식적으로는 "TOEIC 점수는 단순한 참고사항이므로
특별히 요구하는 점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신입사원이라면 최소한
500점은 넘어야 한다"는 "불문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실시하는 신입사원 선발전형의 최종 관문은 면접
이다.

특히 거의 대부분 기업이 복잡한 필기시험을 간소화키로 한 만큼 상대적
으로 면접의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존의 단순 면접방식에서 탈피, <>집단토론식 면접
<>노래방 면접 <>술자리 면접 등 각종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일반적 제품시장이 그렇듯이 취업(채용)시장에도 "틈새시장"이란게 존재
한다.

유망 성장산업 분야에서 빠르게 도약하고 있는 신흥 중견그룹이나 유망
중소기업, 개방화 물결을 타고 한국내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
등이 취업 분야의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