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는 모처럼 모인 가족 친지들끼리 우애를 다지기에 좋은 기회.

차례를 지낸 후 함께 가까운 고궁등을 찾아 조상의 숨결이 밴 전통
민속놀이를 배우고 즐기는 것도 뜻깊을 듯.

설날 연휴기간인 18~20일 서울시내 5대 고궁이 개방되고 이중 창경궁
덕수궁 경복궁에서는 전통민속놀이 실습장이 운영된다.

가족이나 연인들끼리 윷놀이 널뛰기 투호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등을
마음놓고 즐기도록 "멍석"을 깔아놓은 것.

실내외에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몇가지를 소개한다.

<> 투호놀이 =넓은마당이나 잔디밭 대청등에 귀가 달린 청동항아리를 갖다
놓고 그속에 화살을 던져넣는 민속놀이.여러사람이 편을 갈라 열걸음쯤
떨어진 곳에서 경기를 갖는데 화살을 많이 넣는 쪽이 이긴다.

옛날 궁중이나 양반집에서 즐기던 것으로 88올림픽을 전후해서 관심을
끌기 시작, 최근에는 가장 인기있는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문헌에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행해졌다는 기록과 함께 항아리의 입지름
크기 높이등에 대한 규정도 있다.

그러나 요즘엔 집에서 쓰는 입이 넓은병이나 플라스틱통을 활용하면 된다.

통속에 팥 콩등을 적당히 채운 뒤 각기 12개의 살을 던져 꽂힌 수로 승부를
낸다.

<> 산가지놀이 =막대기나 작은 나뭇가지등을 이용한 점수따기 놀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어디서나 즐길수 있는 것이 장점.

추운날 실내에서 하기에 적합하다.

산가지는 옛날 수를 셈하던 막대기.

일명 산목이라고도 한다.

놀이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순번을 정한 다음 선이 된 사람이 산가지를 한움큼 손에 쥐고 책상위
나 방바닥에 아무렇게 흐트러 놓는다.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이 가지를 하나씩 집어간다.

이때 가지를 건드리면 다른 사람에게 순번이 넘어간다.

서로 집어간 가지들의 색깔에 따라 점수를 합해서 많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

매우 간단한 것같지만 세심한 주의와 손놀림이 요구되므로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

<> 칠교놀이 =7개의 딱딱한 종이나 나무판으로 갖가지 형상을 만드는 놀이.

참가인원에 제한이 없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수 있다.

준비물은 칠교도와 칠교판. 칠교판은 가로세로 10cm의 종이상자나 마분지를
일곱조각으로 잘라 만든다.

오래 두고 쓰려면 피나무나 버드나무등을 사용하면 좋다.

조각을 이용, 새로운 모양을 많이 만들어낼수록 유리하다.

< 고두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