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후 돈이 없어 몇차례 진학을 포기하기까지 했으나 끝내
좌절하지 않은 덕분에 이런 큰 영광을 안은 것 같습니다"

공사판 막노동으로 학비를 벌면서 공부해 4번의 도전끝에 올해 서울대
인문계에 1,000점 만점에 903.87점을 얻어 수석합격한 장승수씨(25.
대구 경신고졸.대구시 동구 불로동 1170의82)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90년 고교를 졸업한 장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처음에는 진학을 포기,
공장을 전전하며 생계를 꾸려왔으나 남다른 향학열로 다음해부터 고려대
와 서울대에 잇따라 도전해 3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92년도 대입에서 고려대를 시작으로 93,94년도에 서울대에 응시, 연속
고배를 마신 장씨는 지난해에는 가난과 지친 마음으로 대학시험을 포기
하기도 했다.

장씨는 "그동안 뒷바라지 해준 어머님께 감사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81년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뒤 어머니 이계성씨(53)가 바느질과
노동으로 두아들을 어렵게 공부시켜 장씨의 동생 승대씨(23)는 현재
고려대 경제학과 3학년에 다니는 등 두아들이 모두 훌률하게 성장했다.

어머니 이씨는 "아직 꿈만 같다. 어려운 환경속에서 훌륭한 일을 해낸
아들이 대견스러우며 이제부터는 노동일도 그만두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더욱 뒷바라지를 잘 할 생각"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 대구 = 신경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