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업종이 다른데서 오는 이질적 요인을 극복하고 시너지효과를 조기에
가시화하는데 주력하겠다"

삼성물산의 이필곤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건설을 흡수합병한
후의 당면과제를 이렇게 말했다.

이부회장의 말에서 키워드는 "시너지효과".

쉽게 표현하자면 1더하기 1이 2가 아닌 3이나 4쯤 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기업간의 합병동기는 대개 이 한마디로 집약된다.

그러면 합병의 시너지효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 것일까.

경영학에서는 합병의 시너지효과를 <>재무적효과 <>영업적효과 <>관리적
효과등 3가지 측명에서 설명하고 있다.

우선 재무적효과란 합병에 따라 금융비용이 감소하는 현상.

합병전의 삼성물산과 삼성건설을 비교해보면 국내차입의 경우 물산은 연리
10-11%의 자금을 쓴 반면 건설은 12-13%의 자금을 써왔다.

물산쪽이 신용도가 높은데다 평소 외환거래를 통해 은행에 짭짤한 수입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병을 하고나면 건설부문도 덩달아 싼 자금을 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해외차입에서도 건설보다는 상사쪽의 신용도가 높아 보다 싸게 돈을 빌릴
수 있다.

삼성의 경우 이번 합병으로 해외건설공사의 외형대비 금융비용 부담율이
6.3%에서 4.1%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상사와 건설의 합병은 캐쉬플로우 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업종 특성상 건설은 항상 운전자금이 달리는 사업인 반면 물산은 "상사
금융"이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금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영업적효과는 합병으로 인해 영업경쟁력이 향상되는 것을 말한다.

"해외에서 기업의 평가는 자본금이나 매출액이 기준이 된다. 80년대 초반
대우가 중동건설시장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역부문
과의 합병으로 덩치를 키운데 힘입은 바 크다"

지난 82년 대우실업과 대우개발이 합병한 (주)대우 민병관이사의 설명이다.

이처럼 외형부풀리기에 의한 이미지제고 효과외에 보다 실질적으로는 상사
의 해외지사망을 통해 세계 건설시장의 정보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입수할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

또 보다 장기적으로는 "업종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경기기복에 대한
대응력이 강해진다는 효과도 있다.

가전부문의 침체를 반도체의 초호황으로 상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대표적
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문에서 난 이익을 무기로 가전제품 가격인하 등 공격적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일본업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일본의 반도체업체들은 대부분
종합가전업체들이다.

반면 미국의 반도체업체들은 대부분 전문업체이기 때문에 반도체경기가
나빠지면 곧바로 경영에 타격을 받는다.

끝으로 관리적효과는 합병후 중복업무의 통폐합으로 얻게 되는 조직관리상
의 효율화를 뜻한다.

"상사와 건설이 합병함으로써 총무 기획 자금 등 공통조직이 슬림화되는
것은 물론 흔히 건설업체의 취약점으로 나타나는 자재구매 공급 인력투입
등의 기동성이 보완됐다"는게 (주)대우 김재용이사의 설명이다.

그룹내 계열사간의 수평적 합병은 이처럼 1석3조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업계에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