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첨단산업인 전자공업 육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6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북한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최근 하이테크
산업이 국가경제를 좌우할 것이라며 법 제도 정비를 통해 이 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이 발표에서 외국기업의 기술과 노하우에 자국의 노동력과 설비를
결합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외국의 다국적 전자업체들에게 대북투자를 호소
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에 가전제품을 수출한다는
장기계획아래 모토롤러및 필립스사 등과 가전제품 생산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대북 경수로 공급 사업이 진행되면서 남북한
관계가 급진전될 경우 남북한간의 유망협력 분야로 전자선업이 부상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통산부 관계자는 그동안 러시아의 기술에만 의존하던 북한이 최근들어
아시아각국들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선진 외국기업의 자본과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과실송금등 투자에 따른 몇가지 조건만 보장해 준다면 중국및
러시아 등에 대한 상품공급 기지가 될 수 있는 북한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북한의 전자산업은 지난 85년 설립한 인스트 일렉트로닉스사가 4백
86급 PC와 24인치 컬러TV를 조립 생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노동력
부문에서 동남아 국가 등에 비해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