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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은 기업의 성형수술이라 할수있는 CI혁신에 도움을 주고자
12,13 양일간 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세계화시대의 신아이덴티티
(identity) 전략구상"을 주제로한 CI포럼을 개최한다.

올기업문화연구원 주관아래 통상산업분와 상공회의소가 후원하고 LG그룹이
협찬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CI전략의 경영전략상 위치와 성공요건"
"세계화.다각화시대에 필요한 아이덴티티와 추진사례"등에 대한 주제발표와
삼성 LG신세계백화점 에넥스등의 사례발표가 있다.

이번 포럼에서 발표될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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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태 < 한양대 교수 / 경영학 >


차세대 마케팅의 방향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영과 마케팅활동 광고
대상의 초점이 시대적으로 어떻게 변천돼 왔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역사적으로 생산관리(Manufacturing) 인사관리(Men) 재무관리
(Money) 마케팅(Marketing)의 4M을 중요한 기능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기업들의 성장과정을 보면 이러한 4M기능의 중요성이 1900년부터
20년을 주기로 5단계 과정을 거쳐 변화돼 왔다.

제1단계는 1900년부터 1920년까지로 "생산관리"가 경영과 마케팅의
초점이었다.

이 시대는 물건을 구입할 소비자가 충분했기 때문에 무엇을 만들든지
만들기만 하면 팔수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제품을 많이 만드느냐, 즉 주어진 시간내에 보다
빨리 만드느냐 하는 생산관리"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러나 테일러및 포드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생산관리시대는 종업원을
인격체가 아닌 기계화된 인간으로 취급함으로써 벽에 부딪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 시기에는 1,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기업내부뿐만 아니라 사회적
으로도 인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때이기도 하다.

이에따라 20년대로 들어서면서 경영과 마케팅의 초점은 인간의 심리적
측면을 중시하는 "인사관리"로 바뀌게 된다.

버나드의 조직이론 맥그리거의 XY이론등이 출현한 것도 이 시대이다.

제3단계는 2차대전이 끝난 40년대 중반부터 60년대까지의 "재무관리"로
볼수있다.

전쟁이 종식된 이후 기업들은 소비재생산에 눈을 돌렸지만 제한된 시장으로
인해 기업경영이 힘들게 돼버렸다.

때문에 기업들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하는
재무관리에 관심을 두게 됐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제품의 질보다는 유통에서건 판촉에서건 어떻게
해서든지 비용을 감소시키는데 주력한 셈이다.

거대한 자본을 가진 생산자들은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해 냈지만 인구가
예전만큼 빨리 증가하지 않게되자 제품의 판매가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기업들이 바로 "마케팅"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된 것으로 60년대부터
마케팅의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햄버거 한 품목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맥도널드라든지, 음료수
시장의 코가콜라, 전자제품시장의 소니등은 이시대부터 마케팅에 주력하여
일류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성을 인정받은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취급제품의 범위를
늘려 사업다각화를 꾀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여러사업부를 소유하고 있지만 각 사업간의 조정과
전략적 계획의 필요성을 인식하게된 것이다.

이에따라 국제적인 분업이 촉진된 80년대 들어 기업들은 "전략형성"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시대의 마케팅활동도 마케팅을 동떨어진 기능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전략과의 일관성및 보완성을 유지하면서 판촉에서는 차별적 우위를
확보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영및 마케팅에 있어서 대체로 선진국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왔지만 중요한 점은 재무관리의 80년대를 지나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마케팅"을 건너뛰고 곧바로 "전략중심"의 단계로 들어섰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내수시장이 폭발적으로 급성장한데 반해 기업들은
시장을 독과점적으로 지배함으로써 마케팅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장은 이처럼 생산 인사 재무 전략의 단계를 거쳐 발전돼 온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2000년대 즉 차세대 경영의 초점은 어디에다 맞춰야할 것인가.

차세대 기업에 있어서 관심의 범위는 기업 "내부"의 인간과 "외부"의
인간뿐만 아니라 "일반대중"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야 한다.

이제 기업은 직접적인 고객이 아니더라도 기업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일반인에게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경영을 기업문화 창출을 통해 사회와의 융합에 맞춰져야
한다.

기업이 하나의 "인격체"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소비자 복지, 과소비 억제, 환경문제등을 고려해 대처해야 한다.

마케팅을 고립시켜 생각하기보다는 사회와의 상호관계를 고려하면서
인간적 대화를 해야함을 의미한다.

어떤 제품이든지 눈에 보이는 특성과 보이지 않는 특성이 있다.

보이지 않는 특성가운데 하나가 바로 상징적 의미로서 다른 제품과 구별
되는 그 제품만의 "컬러"인 셈이다.

차세대의 광고도 이러한 보이지 않는 특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인간적 의미가 무엇인지에 주안점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