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이 과거 한국경제를 선발개도국으로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던 것에 못지않게 앞으로도 큰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차동세 한국개발연구원(KDI)신임원장이 이 밝힌 취임포부다.

차원장은 김영삼대통령의 경제자문역중 한사람인데다 현정권의 "경제실세"
인 한이헌청와대경제수석과 호흡이 잘맞는 것으로 알려져 진작부터 중용될
것으로 점쳐져 왔다.

한수석에 대해서는 "기본철학이라든지 업무추진스타일이 비슷해 통하는
면이 있다"고 스스로 얘기할 정도다.

그는 KDI가 그동안 급변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응해 왔는지 의문이라며
KDI연구원들이 한국경제의 견인차로서 엘리트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 정부정책에 관여하는 강도가 한층 강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차원장은 섣불리 경기진정책을 쓰거나 대기업그룹에 규제를 가하는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기과열론에 대해서는 "일본경제의 성장기인 58년부터 73년까지 연평균
10.5%나 성장한 것으로 볼때 현재 한국경제는 활황국면인 것은 틀림없지만
과열이라고 보기는 성급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특히 장기화되고 있는 엔고를 제대로 활용, 일본기술을 잘만 흡수하면
일본과의 격차를 줄일수 있다며 속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대기업정책과 관련해서는 "자본주의는 정신이 중요한데 우리는 이상하게
민간보다 정부를 우선하고 대그룹에 반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며 대기업
정책을 시장기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그룹에 대해 규제를 풀어주는게 업종전문화"라는 시각이다.

이를 위해 "경제제도를 선진국과 비슷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차원장은 KDI연구원들과 비전을 함께 만들어 내는 것도 자신의 주요임무중
하나라며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풍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 통폐합론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고 말해 원칙적인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 김성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