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업무를 재개한 충북투자금융에는 주로 개인고객들이 몰려 예금을
인출해갔다.

회사측은 예금주들이 몰리자 대기표를 나눠주고 사과문을 내붙이는등 안내
에 나섰으나 인출한도 이상의 예금을 한 고객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했다.

O.청주시문화동 청주 본사와 서울 충주 제천등 3개 사무소에는 업무개시
1시간반 전인 아침 8시께부터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들이 몰려들어 하루종일
북새통.
충북투금은 대부분 1천만원 안팎의 소액 예금주들의 인출이 많았으며 이날
4시 현재 8백여명이 1백억억원을 인출해나간 것으로 잠정집계.
김영순씨(여.58.청주시 수동)는 "업무정지로 인해 지난 8일로 예정됐던 주
택 계약금을 제때 주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2천8백만원 가운데 만기가
1개월 남은 1천만원짜리 예금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직원에게 거칠게 항
의하기도.

O.충북투금측은 영업장 입구 유리문등에 "업무정지에까지 이르며 예금주들
을 불안케 한데 대해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재. 또 인출자들이 몰려들
자 본사에서는 순서대로 대기번호표를 나눠주고 "업무처리 능력상 하루에 5
백명밖에 지급하지 못함"을 알리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그러나 예금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대기표 5백장을 추가교부, 5백번이후의
고객들에 대해서는 14일 오전부터 순서대로 예금인출을 해주겠다고 설득.

O.충북투금 본사 사옥 앞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청주시내 은행직원 10여명
이 나와 충북투금에서 돈을 찾아 나오는 시민들은 물론 예금을 인출하러 들
어가는 예금주들을 대상으로 예금유치작전을 전개.
더욱이 이들 은행직원들은 자기 은행금리와 안전성을 내세우며 고객유치활동
을 벌여 예금인출사태로 울상을 짓고 있는 충북투금 직원들과는 대조적인 모
습.

O.충북투금을 관리중인 신용관리기금은 이날 운영위원회를 개최, 충북투금에
예금인출 필요자금을 최고 5백억원까지 수혈키로 결정. 지원자금 5백억원은
상환기간 3개월로 2회 연장가능하며 금리는 연 11.5%. 신용관리기금은 예금
인출에 소요되는 자금지원 규모를 당초 3백79억원으로 책정했으나 조속한 정
상화를 위해 5백억원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 정구학.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