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돈 <조흥은행 외환딜러>

지난주 국내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세계 주요 외환시장에서의 엔고
(달러화폭락)영향으로 지속적인 하락세(원화강세)를 보였다.

지난 6일 달러당 7백90원10전으로 시작된 원-달러환율은 주말인 11일엔
달러당 7백80원90전에 마감됐다.

일주일새에 무려 9원20전이나 급락한 셈이다.

이 가운데 투기적인 거래가 매우 활발,총거래량이 1백1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주로 달러화폭락과 엔화급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지난 6,7일의 경우 정유사를 비롯한 기업체들의 수입결제수요가
4억달러정도로 예상보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7일엔 심리적인 지지선인
달러당 7백85원이 무너지는 현상을 보였다.

엔화환율이 달러당 90엔 밑으로 떨어지는등 엔고가 급속히 진행됨에따라
수입품 가격상승에 따른 물가불안과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우위에 따른
수출확대로 원화가 급속히 절상될 것이란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이같은 현상은 기업체의 수출물량유입과 엔고추세가 장기활 될것이란
전망에 따라 지난주 내내 계속됐다.

이번주에도 원-달러환율의 약세(원화강세)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약4억달러정도의 수입결제수요가 예정돼 있으나 엔고에 따른 원화절상
심리로 투기적 매수세는 위축되고 실수 위주의 매수세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 기업체들이 원화절상으로 인한 환차손을 줄이기위해 수출은 최대한
앞당기고 수입결제는 뒤로 미룰 것(lead&lag)으로 보이는데다 환차익을
노린 투기적 매도세가 국내외환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점쳐지는 것도
원화강세가 전망되는 한 요인이다.

따라서 13일 국내외환시장이 개장되자마자 강력한 지지선인 달러당
7백80원을 무너뜨리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중반에는 수입결제수요보다 수출물량이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물량압박과 투기적 매도세에 의해 원화에 대한 달러값이 달러당 7백75원
까지 하락하는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주말이 가까와지면서 환차익실현을 위한 달러매수와 자율반등
시점을 기회로 투기적 매수세가 일면서 원-달러환율은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이번주 원-달러환율은 달러당 7백82원-7백75원사이에서
움직이는 약세(원화강세)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장실세금리는 전반적인 시중자금이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어
연12.0-13.0%의 하향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현재 은행권의 지준(적수기준)이 1조2천억원이상의 잉여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특별한 자금수요가 없는데 따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