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세계화 (하) ]]]
한국기업에 있어서 세계화의 커다란 걸림돌은 무엇인가.
기업을 사적소유물로 생각하는 기업가의 자세이다.
기업가의 이런 인식과 행동이 과거 우리기업을 부정적 이미지로 보이게
했다.
기업가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경제정책과 근로자 국민의 희생덕분에
오늘날 한국기업이 이렇게 성장한 것이다.
기업이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날때 기업가가
전통적 "장삿꾼" 이미지를 탈피할때 또다시 우리는 정부 국민 기업의
힘을 하나로 결집할수 있다.
또다시 "하면 된다" 정신을 부활시킬수 있다.
이것이 곧 국가경쟁력강화요 세계화의 기반이 된다.
기술개발은 한국기업의 세계화에서 가장 기본이 된다.
신제품 신기술 공정개선없이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일수 없고 더욱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수 없다.
경쟁력없이 세계중심국가는 커녕 경제속국 내지 하청기지밖에 될수 없다.
독자기술없이 핵심자본재나 부품생산도 요원하다.
국내경제가 호황일때마다 대두되는 대일적자의 증가는 일본기술의 모방과
도입에 그친 국내기업과 산업의 기술수준을 경고하는 것이다.
세계화의 어려움을 예고하는 것이다.
잘못하다가는 경제식민지라는 치욕의 쳐 가 재현될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한 무한경쟁에서 기업의 현지화는 필연적이다.
한국기업은 주로 국내의 고임금을 피해 해외로 진출하였다.
해외에서 생산된 물건의 상당부분은 국내에 반입되어 국내생산물건과
경쟁했다.
제살깎아먹기 경쟁이다.
그동안 활발한 해외진출을 했던 일본기업은 주로 현지에 생산된 것을
현지에 판매했다.
일본기업은 가급적 부품을 일본에서 가져다 현지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조립생산했다.
일본부품을 많이 쓰는 현지의 우리기업과 다르다.
현지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해외진출 현지진출, 현지 경영자의 과감한
채용, 현지에서 우리기업의 토착화를 통한 무국적화가 기업의 세계화에
필요하다.
한국기업이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은 공정거래관행의 정착이다.
이제 기업 스스로 할 일이다.
세계화된 시대에 정부간섭과 규제는 사라질 것이다.
오히려 강화될 것이 있다면 공정거래법의 엄정한 집행이다.
공정거래의 정착은 선진자본주의사회에서 오래된 일이다.
개방화된 경제환경에서 우리는 관습과 상관행까지 변화받기를 강요당할수
있다.
잘못하다가는 미국의 독점금지법이 한국의 공정거래법을 대체할수도 있다.
한국기업이 세계화에 있어서 또다른 과제는 기업조직의 효율성을 재점검
하는 것이다.
현재 기업은 변하고자 선진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공직사회의 관료적 폐해가 법 규정 제도를 비탄력적 적용에서 봤다면
기업조직의 폐해는 선진기법의 탄력적 적용을 자의성으로 오해하는데서
온다.
조직운영이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은 한사람의 창의성이 수백수천만명을 먹여살릴수 있는 사회이다.
"잘못된 타인에게 공은 나에게 타인의 능력발휘는 방해"하거나 "당신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기업내 경쟁풍토는 기업의 세계화에 걸림돌이자
생산성 향상의 적이다.
직장내의 도덕성과 인간미회복이 요구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기업간의 공정거래가 필요하듯 기업내의 긍정경쟁풍토 또한 기업의 세계화
에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