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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물밑에서 논의되던 은행들의 임원인사가 24일 표면위로 처음
떠오른다.

조흥은행이 이날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임원인사철이 도래했다"는 공식 선언과도 같다.

이제 은행장들은 물론 곧 임원이 된다고 해서 "고지사(곧이사)"로
불리는 고참부장들까지도 오는 2월말에 열리는 주총장을 향한 레이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올 임원인사의 쟁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전개될지 상.중.하로 엮어본다.

<편 집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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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임원인사를 앞두고는 몇가지 굵직한 쟁점들이 부상하고 있다.

은행장의 3기연임이나 상근회장제도입이 우선은 큰 관심사다.

일부은행에서 전무를 3명까지 둘뜻을 비추는등 복수전무제의 활성화
여부도 주목거리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임기만료임원수가 80명에 이르는등 예년보다
많은 것도 특징이다.

게다가 한일 외환 서울신탁은행등 지난해 행장이 바뀐곳이 많아
"자기사람"을 쓰기위한 임원교체 폭은 예상외로 클 것이란게 금융가의
전망이다.

"3연임행장"후보는 이종연조흥은행장 송병순광주은행장 김정규동남은행장.

다음달 열리는 주총에서 사고등으로 행장자리가 공석중이거나 행장임기가
끝나는 은행은 모두 11개 이나 중임임기가 끝나는 행장은 이들 3명뿐이다.

3연임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던 사례다.

감독당국에서는 아직도 3연임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러나 조흥과 광주은행의 경우 재임중 은행을 크게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한번 더해야 한다는 행내여론이 많은게 사실이어서 3연임의 실현여부에
관심이 쏠려있다.

일부에서는 3연임을 은행인사의 완전자율화하고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어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따른 파장은 의외로 클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은 일단 3연임을 시도해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다.

그래서 24일 구성되는 은행장추천위원회엔 이행장을 추천위원으로
포함시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장후보 선임에 관한 지침"에는 추천위원(9명)은 행장후보가 될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추천위원으로 들어가면 "행장을 추천"하는 입장이 되고 추천위원
에서 빠진다는 것은 "행장후보"로 남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내여론은 차치하더라도 3연임을 위해선 감독당국과의 싱갱이가
불가피하다.

감독당국에선 "한사람이 한자리에 너무 오래 있으면 결코 은행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최근의 사회분위기도 "세대교체"쪽에
더욱 무게가 실리지 않느냐"는 표현으로 3연임불가를 시사하고 있다.

물론 은행인사에 당국이 개입할 여지는 "공식"적으로 전혀 없다.

다만 은행장 자격을 어느정도 제한하듯 부실경영을 막기위해 임원수
(15명)나 3연임불가등의 비공식 "가이드라인"을 설정해놓고 있다.

아직까지는 기존의 가이드라인이 변한 구석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광주 동남은행은 이번주중 은행장추천위원회 규정을 만들 계획이지만
추천위원 선임은 설이후로 늦춰잡고 있다.

결국 조흥은행의 3연임향방이 이들에겐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다.

회장제도입은 은행장의 3연임과 맞물린 이슈다.

은행들이 자회사확충을 통해 금융그룹화되는 만큼 실권있는 "상근회장"의
도입은 꾸준히 논의 되어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론 이번에 중임이 끝나는 이행장의 "자리"문제로 구체적
으로 얘기되었다.

그런만큼 이행장의 3연임이 실현되면 상근회장제 도입은 다시 1,2년뒤로
늦어질 공산이 크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겠지만. 전무의 숫자도 관심사다.

일부은행의 경우 전무들이 일선 현장에서 직접 뛸수 있도록 "3명의 전무"
를 두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물론 이도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적용받는 사안이어서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복수전무제를 활용여부도 물론 지켜봐야할 사항이다.

주총을 앞둔 은행들의 긴장도가 특히 높은 것은 임기가 끝나는 임원이
시중은행 53명,지방은행은 26명인데다 10명이상의 행장임기가 끝나는 등
인사가 대폭일 수밖에 없다는 점때문이다.

여기에 장기신용은행등 특수은행들의 임기만료임원도 많다.

전체 은행임원의 3분의 1이상은 이번에 임기가 끝난다는 계산이다.

올해는 금리자유화와 금융국제화의 원년이라고 불려도 좋을 정도로
은행권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격변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능력있는 신세대임원들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가의 공통된 생각이기도 하다.

발탁인사가 많을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소리없이 물러나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겠지만..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