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연인"은 베토벤의 음악세계를 다룬 전기형식의 로맨틱
미스터리 영화다.

베토벤은 사후 2백년이 다된 지금 스크린에서 걸어나와 이렇게
고백한다.

"예술은 영혼을 일깨우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라 격렬한 자기열정의
표현이다" 그렇다.

베토벤은 위대한 천재성으로 그의 음악을 완성시켰지만 그를 악성으로
만든 것은 삶 그 자체였다.

이 영화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만남, 운명적 이별, 귀가 멀어가는
처절한 고통 속에서 피어난 베토벤의 역동적 삶을 교향곡 협주곡
소나타 등 대표적인 음악과 결합시켜 엮어내고 있다.

영화속에 나오는 곡들은 베토벤의 나이 30세이후 인생 최대의 격정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교향곡3번 영웅" "5번 운명" "6번 전원"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 "월광소나타" "엘리제를 위하여" 등이 망라된다.

바이얼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와 첼리스트 요요마, 피아니스트 머레이
페라이어가 등장, 피아노삼중주를 비롯한 정상의 선율을 선사한다.

원음의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 소니기술진이 개발한 디지털영상사운드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음악감상에 목적을 둔 관객은 다소 실망할 듯.

화면속 연주자의 움직임과 음향이 따로 노는 장면이 더러 눈에 띈다.

"아마데우스"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대립을 축으로 한 것이라면
이 영화는 인간 베토벤의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이 중심을 이룬다.

베토벤이 자신의 모든 것을 "영원한 연인"앞으로 남긴다는 유언을
할 만큼 사랑했던 조안나와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캔디맨""페이프 하우스"등을 연출한 버나드 로즈감독이 만든 첫
음악영화.

항가리출신의 명지휘자 게오르그 솔티가 음악감독을 맡았고
게리 올드만이 베토벤, 요안나 테르 슈테게가 조안나역을 맡아
열연했다.

(28일 명보 시네하우스 동숭아트홀 등 개봉예정)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