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시드니는 세계3대미항 중의 하나다. 그러나 호주의 수도인 캔버라도
빼놓을수 없이 아름다운 도시다.

캔버라시는 미국인 건축가 윌터 빌리 그리핀에 의해 설계된 도시다.

멀리 그리핀호수의 남쪽 캐피털 힐을 중심으로 주요 정부기관 대사관
영사관등 정치와 외교의 중심가가 들어서 있다.

지난해 폴 키팅 호주수상을 만나기 위해 캔버라에 간적이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특수에 기대를 걸고 면담신청을 했더니 시드니에
있는 수상관저에서 만나자고 했다.

회사소개 자료를 한보따리 들고 그의 관저를 찾았다.

무심코 차문을 열고 내리니 두사람이 서 있었다.

그순간 키크고 잘생긴 미남형의 신사가 "안녕하십니까"하며 악수를
청했다.

쳐다보니 키팅수상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미는 것 아닌가. 순간
당황한 나머지 아찔해지는 것이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민간인인 필자를 수상자신이 직접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는 척추 디스크로 고생하면서도 캔버라에서 시드니까지 비행기를
타고 와서 2시간동안이나 나의 얘기를 경청하며 이것저것 물었다.

건설기술에 대한 지식도 상당했다.

정치가라기 보다는 국제비지니스맨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연말에 포도주 한병과 친필카드까지 보내올정도로 자상한 면모를
보여줬다.

해외건설은 상대국의 경제 사회개발 기술이전등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상품수출과는 달리 무역마찰이나 갈등의 요소가 덜한면은 있으나
견제와 경쟁은 심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을 만나야한다.

민간개발업자에서부터 대학총자 시장 주지사는 물론 수상과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대상이 달라진다.

그러나 내가 만난 수많은 사람중 폴키팅수상의 손님을 대하는 모습은
남달랐다.

우리나라의 건설시장개방도 목전에 있다.

무한경쟁시대에 우리의 행정관료들고 키팅수상같은 열의와 여유를
보여줄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과욕일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