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회. 이는 45녀전 6.25전쟁당시 생사고락을 함께한 6사단 7연대 8중대에
적을 두었던 전우들의 모임이다.

휴전 직전인 1953년 봄에 시작된 화천 북방의 백암산 전투.

이 전투는 우리 "백암회"의 회원중 어느 누구도 절대로 잊을수 없는 전투
이다.

아군의 많은 희생을 강요받으면서도 필사적으로 싸운 이 전투는 어찌
잊겠는다.

40여년을 이어온 "백암회"라는 명칭도 이런 연유로 갖게 되었다.

모임이 만들어졌을 때는 50명 이상의 많은 인원이 참가했던 "백암회"는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20여명에 불과한 작은 모임이 되어버렸다.

전우들 중에 많은 이들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4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행방불명이 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년 부정기적으로 몇번의 모임을 갖는다.

그중 가장 큰 행사는 함께 옛 격전지를 찾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목동리(가평 북방8 지점)사창리(51년 4월의 전투지) 다목리 화천
구만리 발전소 풍산리(백암산 가는 길목)평화의 댐(댐 북방1 정도 지점이
51년 11월 새벽, 가슴까지 차는 찬 강물을 헤치고 도하했던 곳)양구등을
경유해 동해안 최북단 통일 전망대를 다녀왔다.

우리 회원중 최장년자인 송일씨(75세 상사예편)와 신익하씨(69세 현임
대위예편 전 외국어대교무과장)김석현씨(70세 상사예편)장승열씨(69세
중사예편).

이상 네 사람은 제주도 공비 토벌부터 시작하여 압록강변초산 전투등 휴전
당시까지 각종 전투를 빠짐없이 참전한 용사중의 용사다.

홍칠성씨(72세 소령예편)는 6.2 5 전상으로 한쪽 다리를 의족에 의지하고
있지만 우리 모임은 물론 회원의 경조사 하나하나에 빠지는 일 없는 멋진
사나이다.

53년 당시 하사 계급으로 6사단 직할 중포중대(105m/m 박격포중대)선임
하사관을 지낸 이병기씨(71세 하사예편)"이래도 내가 수냉식 기관총 사수
인데"하며 기관총 사수를 자랑으로 여기는 김종식씨(67세 하사예편)당시
중대 정훈병으로 문맹자 교육에 앞장 섰던(당시에 군인 중에 상당수가
문맹자였음)자칭 교장 선생님인 김홍제씨(64세 상병예편 전상업은행지점장)
이규원씨(64세 상사예편 군22년재직) 이밖에도 오윤호 장태인 이인봉
홍승현 이철호 이승만 윤대순 손병욱 우영희 주갑식 그리고 필자가
있다.

우리의 우정과 전우애가 우리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까지도 이어질 것을
다짐하며 옛 전우가 이 지면을 본다면 지체없이 회장 김홍제(02-732-5614)나
총무인 필자(0344-914-2113)에게 연락 바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