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27,28일 양일간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무역, 투자 활성화와 안보관계강화
방안 등을 중점 논의할 것이라고 미관리들이 25일 밝혔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옐친과의 이번 세번째 정상회담에서 주의제인 무역,
투자와 관련,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을
감안해 러시아가 세계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미 고위관리는 "과거 양국 정상회담이 주로 냉전시대의 유물들을 청산
하는데 주력한 반면 이번 회담은 상당부분 미래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해
외교적 공격을 퍼붓는 등 미국의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옐친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러시아와 미국간의 문제들이 금년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때로 압력을 가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양국간의 "보다 동등한"관계를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더이상 미국의 원조를 바라지 않으며 단지 미국이 합작경제
사업들에 참여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미국의 대소 무역장벽들을 제거함으로써
향후 양국간 동반관계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경제성명"을 발표할 예정
이다.

안보와 외교정책 문제와 관련해서는 핵무기 밀수와 구유고연방의 내전
문제가 중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미국은 러시아의 핵감축을 위한
새로운 자금지원을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클린턴 대통령은 구유고 보스니아 내전의 해결을 놓고 옐친 대통령과
충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묘안 마련에 나서야 할 입장이다.

미국은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국제평화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회교
정부에 대한 무기금수조치를 해제하겠다고 공언해왔으나 러시아는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양국 대통령은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이 지난
70년대 군비경쟁당시의 "상호파괴보장"개념에서 따온 "상호안전보장" 체제에
관한 협력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클린턴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갖게될 옐친 대통령과의 28일
회담에 미대기업 최고경영자 3명을 함께 배석시켜 대러시아 투자를 현재의
연 10억달러에서 두배로 늘리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재강조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회담에 기업인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이밖에 옐친 대통령의 방문기간중에는 많은 대러시아 투자계약들이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 미정부관리는 이중 "사상 최대규모의" 계약도 공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기업인들은 옐친 대통령에게 투자환경과 핵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조직범죄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옐친 대통령은 이번 회담기간동안 전과는 달리 러시아 대사관이 아닌
백악관내의 블레어 하우스에서 머물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