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기 승 <럭키금성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

국제수지가 어느정도 개선조짐을 보이고 물가가 불안해지면서 원화절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원화절상이 어느정도 이루어질지,
그리고 우리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대응은 어떻게 해야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화절상 움직임은 그동안 적자를 지속해오던 무역수지가 지난 6월이후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있는데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앞으로 어느정도는 원화절상을 용인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일조했다.

그렇다면 과연 원화절상은 어느수준까지 갈까. 환율의 결정은 장기적으로
는 구매력이나 경쟁력에 의해 결정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에서의
수급에 의해 보다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하반기에는 외화유입규모가 상반기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상반기중 지속된
엔고와 세계경기회복등에 따른 수출호조로 무역수지가 하반기중에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도 아직 구체적인 시기가 확정
되지 않았으나 4.4분기중에 확대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경기회복세가 가세되면서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커지고있어
환율정책 역시 원화절상을 용인하는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전문가들은 환율이 당분간 달러당 800원선을 심리적
정책적인 지지선으로 해 움직이겠지만 연말에 가면서 800원이 무너질 것
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지금 이시기에 원화환율이 절상될때 우리경제가 받을 부정적인
영향이다.

우선 기업의 입장에서 원화절상은 원화로 표시되는 수출가격을 하락시킴
으로써 수출채산성을 떨어뜨린다. 만약 원화절상률만큼 달러화표시 수출
가격을 인상할수만 있다면 이전과 같은 채산성을 계속 유지할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수출상품은 비가격경쟁력이나 독점력이 약하기 때문에 수출
가격을 크게 인상시키면 세계시장에서 수출물량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우리기업이 환율절상분을 모두 가격에 반영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고유가 고금리등 비용증가요인이 산재해있어 원화절상은 향후 수출
채산성 악화와 수출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수출감소는 이제 호황을 구가하기 시작한 우리경제의 성장에 바로 부정
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원화환율을 1%절상시켰을때 금년 하반기
에만 0.3%포인트의 성장률 하락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내년 상반기에는 영향이 더 커져 0. 45%포인트로 하락폭이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원화절상은 수입물가를 하락시켜 국내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지니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않을 것으로 분석
된다. 우리나라는 수입에서 소비재보다는 원자재 및 자본재등 생산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수입물가하락은 1차적으로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소비자물가에는 2차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
이다.

원화절상을 물가안정의 주된 정책수단으로 사용하게 되면 외환시장참가자
들의 기대를 자극해 절상폭이 정책당국의 예상보다 상당히 커지게되며 이는
수출경쟁력을 더욱 크게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현재의 경기상승세가 주로 수출호조에 의한 것이라는 점과 국제외환시장
에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경쟁력을
급속히 약화시킬 정도의 원화절상은 억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절상이 불가피하더라도 소폭의 조정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