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분규 53일째인 현대중공업 사태는 노조내부의 강온갈등과 회사측의 방
관으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노조는 15일 사측과의 협상재개를 둘러싼 노조 내부의 강온 세력간에 갈등
이 격화되고 있는데다 온건 조합원들마저 집행부의 장기파업에 반기를 들고
나서 지도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노조내부의 강성 대.소위원과 조합원등 3백여명으로 구성된 ''현장조직동지
회''는 이날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유인물에서 "싸움이란 적극 임하는 쪽이
승리하기 마련이다.
다양한방법을 동원하여 단결된 힘으로 밀어 부쳐야 한다" 등집행부에 대해
회사를 상대로 강력한 투쟁을 하도록 촉구했다.
이들은 또 최근 표면화된 노.노갈등에 대해 "단결을 해치는 조합원은 과감
히 징계해 활동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극언하는가 하면 "집행부가 잘못된
정책으로 나아갈 때 비판적 대안을 제시하고 올해 투쟁이후 더 발전된 조직
체계가 되도록 활동할것"이라고 밝혀 집행부의 강경 투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 12,13일 지원부문 대의원 23명과 중전기사업부 조합원 1백
30명이 "장기파업의 종결과 협상의 조기재개"를 집행부측에 촉구하고 파업
불참을 선언한데 이어 이날 오전 중장비 사업부 조합원 3백여명이 무조건
협상재개과 정상조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노조에 전달하기로해 장기파업에
반대하는 노조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현 상황이 계속될 경우 노사양측의 물질적손실과 대외
적인 이미지손상이 가중된다"며 "노조가 한발 양보해 무조건 협상을 재개할
것"을 집행부에 요구했다.
이처럼 투쟁강도를 더 높일 것을 주장하는 강성세력과 무조건 협상재개를
요구하는 온건 세력간의 갈등이 격화되자 노조집행부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
하지 않은채 회사측과의 자율교섭보다는 ''집안단속''에 많은 신경을 써 사태
해결은 뒷전이 되고있다.
노조는 광복절인 이날 오전 전체조합원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절
기념집회''를 가진 뒤 텐트농성을 계속하고 있으나 조합원의 호응도와 열기
는 전과 같지않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