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삼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도 이미 동난지 오래다.

이래저래 짜증스럽고 식욕도 감소되어 식사하는 것조차 고역이다.

우리의 생활정서에 깊숙이 자리잡은 삼복, 그러나 의외로 그해의 달력을
들추지 않고서는 삼복의 정확한 날짜를 지적할수 있는 이가 드물다.

매년 조금씩 삼복의 양력일자가 변동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음력날짜에 고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왜 이럴까.

삼복은 기본적으로 태양력, 음력, 10간12지, 오행설등이 복잡하게 얽혀서
이다.

장황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수 있다.

태양력과 음력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24절기중 하지가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 하지이후에 세번째되는 경일(10간중 하나)을 초복, 네번재 경일을 정
하고 말복은 입추이후 첫번째 경일을 택했다.

또한 경은 오행설중 금에 속하는데, 이것이 여름에 해당되는 화에 녹으면서
항복한다고 하여 엎드릴 복이라는 글자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삼복은 중국 진나라때부터 시작되어 어느시기인가 우리에게
전래되면서 풍습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다시말해 삼복날씨는 오랜기간에 걸쳐 아무런 저항없이 받아들여 온
법칙적 숫자다.

이에반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10진법이라는 기수법은 좀 특별하다.

현재의 10진법은 인도기수법에 따른 것인데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60진법
을, 영국에서는 한때 12진법을 사용하는등 국가마다 기수법이 달랐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간의 거래와 이동이 빈번해지면서 통일된 기수법이 필요했고,
결국 사람의 손가락수와 동수인 10진법이 일반화되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법칙도 달라진 것이다.

더욱이 현재 컴퓨터에는 2진법이 사용되고 있어 기수법의 적용이 다양하다.

이렇듯 숫자의 법칙에도 불변하는 것이 있는 반면 필요에 의해 변하는게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이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