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2"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의 역사적인 평양정상회담을 향한 본격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남북한이 2일 이틀째 대표실무접촉에서 쟁점으로 남았던 선발대파견과
TV현장중계문제를 타결, 평양정상회담에 따른 모든 장애요인이 제거된
것이다.

사실 북한측이 서울의 예비접촉제의를 수락하고 합의서에 서명을 마친
상태에서도 일부 당국자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북한핵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평양의 계산된 전략이 아닌지, 실무
절차논의에 들어가 별것도 아닌 문제를 들고나와 다시 판을 뒤엎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평양으로 가는 길은 이제 시원하게 뚫렸다. 곧 사전
답사반이 평양에 들어가고 이어 행사준비반이 다시 방문해 그야말로
실무적인 절차만 밟으면 분단 반세기만에 남북의 정상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한반도의 온 겨레가 감격과 흥분속에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표실무접촉이 이틀만에,별다른 진통없이 타결된 데 대해서는 정부
당국자들도 놀라는 기색이 완연한 모습.

통일원의 한 고위당국자는 "솔직이 말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의 성사는 회담장에서 양측의 대표들도 말했듯이 두 정상의
의지가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어떤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만남 그 자체로도 엄청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것"이라고 말한
이 당국자는 "역사적 사건인만큼 대표단 인선문제를 둘러싸고 정부가 많은
고충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

한편 정상회담의 완전한 성사와 관련,다른 당국자는 경평정기축구전의
재개와 96아틀랜타올림픽의 단일팀구성등을 자신있게 예견하기도.

<>.남북한은 이날 대표실무접촉에서도 전날에 이어 평양정상회담의 현장
중계문제를 놓고 상당한 논란을 거듭,서울과 평양에 계속 연락을 취하면서
결국 쌍방이 서로 한단계 양보하는 선에서 매듭.

남측은 고위급회담과 같은 방법으로 보도하면 된다고 주장한 북측에 대해
"정상회담과 고위급회담의 역사적 의미가 같을 수가 없다"면서 방법은
양보할 수 있지만 현장중계라는 원칙에 대한 양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

남측의 완강한 주장에 대해 북측은 계속 평양과 연락을 취한뒤 현장중계는
인정하되 중앙방송의 기술과 인력을 사용한다는 절충안을 제시,쌍방이 모두
양보하는 선에서 이 문제를 마무리.

<판문점=양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