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제 브레이지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는 광고가 연일 메스컴에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곳에서는 비슷한 미국제품이 뒤따라 나와
대반격전을 벌이고 있다. 풍만하고 육감적인 모델이 새상품을 착용한채
가슴을 더 크고 더 높게 해준다는 광고가 판을 치고있다.

주로 성적인 매력을 통해 상품을 선전하는 미국의 광고회사는 뉴욕의
메디슨 에비뉴가 본고장이다. 연간 취급액수는 1천3백80억달러규모다.

헐리우드의 대스타를 우습게 알 정도로 돈벌이가 잘되지만 광고회사
내부를 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어떤 큰 회사는 직원들을 위한 책상은 물론 사무실도 갖추지 않고 있다.
오직 락카 하나씩만 직원들에게 배당됐는데 그 이유는 창의력의 제고다.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광고생각만을 하라는 얘기다.

어느때고 마찬가지이지만 미국의 광고주들은 요즘 특히 살맛이 난다.
광고회사들이 태도가 전에 없이 나긋 나긋해졌기 때문이다.

독일의 폴크스바겐 자동차가 담당 광고회사에게 사소한 문제로 불평을
했더니 그회사는 당장 별도의 회사를 만들어 오직 폴크스바겐만을
위하여 일하도록 했다.

광고주를 놓치지 않기위해 모든 방법을 다 쓰고있다. 그러는 사이 메디슨
에비뉴에선 특정 광고주를 위한 전담부서 설치 또는 팀의 독립운영이
유행처럼 번진다.

광고회사들의 이런 몸부림은 오직 살아남기 위한 것이다.

지난 약5년간 미국의 광고업계는 불황에 시달렸다. 기업의 광고비 지출
증가율은 작년에야 겨우 5%의 성장으로 반전했고 올해도 약6%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에도 놀란다고 괜스레 깜짝
깜짝 놀라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통상 수수료인 총광고액중 15%의 요금을 제대로 다 챙기는
광고회사는 전체의 3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할인 덤핑으로
연명한다는 얘기다.

미국 광고업계에서 요즘 또하나의 유행은 구좌기획(Account Planning)k
기법. 종전의 광고기획이 광범위한 거시적 성향파악 및 분석위에서
이뤄졌지만 구좌기획은 1대1인터뷰식의 미시적 접근으로 시작한다.

전형적인 소비자 모델을 발굴한후 집중적으로 철저히 파헤치고 분석해서
결정적 광고요인을 추출한후 그것을 확대,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광고주들은 영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구좌 기획광고
전문가들을 열심히 찾아 나서고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미국의 광고주와 광고업계가 가장 호기심과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는것은 TV와 컴퓨터를 활용한 첨단기기 광고(Interactive
Ad).

인공위성 전화선및 원격조정기로 화면상의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즉각 알수 있으며 주문도 물론 그자리에서 처리할수 있게 된다.

예를들어 하이텔이나 데이콤 서비스같은 온라인 서비스에 크라이슬러
자동차가 각종 차량광고를 보내 소비자와의 대화, 매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연관회사들이 시간을 다퉈가며 실험중인 새 광고기법은 그야말로
사회혁명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실험이다.

그리고 오늘도 메디슨 에비뉴를 달리는 버스 차체에는 성적매력을
내보이는 남녀모델들의 옷광고, 정거장 마다에는 아슬아슬한 옷차림을 한
여인의 콜라광고가 눈길을 끈다.

한국도 눈깜짝할 사이에 알몸광고로 뒤덮힐지도 모른다. 따지고 분노하며
거부할줄아는 소비자는 그래서 필요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광고업자들은
당신도 섹스어필한 광고를 즐기는 줄로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