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이 대지를 감싸주고 무엇인가 새로운 느낌으로 마음을 정리
하고픈 요즘같은 계절이면 우리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낀다.

그것은 내재된 근원적 고독감과 존재에 대한 확인감,현실생활에서 벗어난
신비스럽고 경외한 삶에 대한 희구등에서 나오는 스스로에 대한 본능적
모습일 것이다.

필자가 속해있는 고산회는 등산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조직생활의
동반자인 구성원들에 대한 인간적인 교류를 넓히는 고려증권의 대표적인
모임이다.

올해로 15년째를 맞는 고산회가 가장 조직이 크고 활동이 활발한 친목단체
로 성장하는데는 무엇보다도 산행자체의 매력이 증권인의 정서에 가장
적합한데다 회사의 절대적인 지원과 열성 회원들의 참여가 밑거름이
되었다.

상승과 하락의 순환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주식시장에 종사하는 필자
로서는 산행에서 얻어지는 땀과 자연이 주는 그 순수함과 태연함에 격한
감정을 순화시킬수 있고 본사 직원들과 지점직원들의 상호 만남속에서
서로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정기적인 산행으로 소백산, 지리산, 설악산, 두타산등 전국의 유명한
산들을 등정하였으며 올해 시산제는 경기도 가평 명지산에서 올렸다.

한달에 한번 근교산행, 세달에 한번 원정산행을 원칙으로 최근 몇해
동안은 무박산행을 즐겨 하였는데 92년 초여름 지리산 무박등반에서는
준비해간 밧데리가 모두 떨어져 칠흙같은 밤길을 손에 손을 이어 잡고
오르며 진한 고생을 하였으나 이튿날 새벽 필자를 포함한 80여명의 회원
들은 평생 잊지못할 일출의 벅찬 감동을 맛볼수 있었다.

국민학교때부터 등산을 따라다닌 큰아들 상복이도 이제는 산행을 재촉할
만큼 준회원이 되어버린 것도 필자에게는 큰 보람이 되고 있다.

증자필락산(증권인은 반드시 산을 즐겨야 한다) 이라면 필자의 지나친
편견이 아닌가 싶으나 계절의 변화속에 몸으로 인내하는 산행이야말로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보약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