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부터 전국 방방곡곡의 낚시터를 찾아 다닌지 어언 30여년이
지났다.

그러다 보니 웬만큼 이를난 곳은 안다녀 본 곳이 없고 이러한 취미생활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데,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심신의 여유를 잠시나마
가질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낚시경력이 자랑스럽게 생각된다. 지난 79년
4월에는 오랜동안 낚시취미를 함께 즐겠던 고등학교 선후배들까지 "월척
동우회"를 만들어 매주 말에 소문난 낚시터를 찾고 있다. 회원은 임필희
(쥬단학화장품 대리점대표) 송길환(화산건축사장) 경연구(대창산업대표)
권윤혁(신우산업대표) 김갑용(동원사대표) 김무병(MBC총무국장) 김계구
(동흥건설대표) 김종형(오리엔트대리점대표) 이원택(안동주류대표) 김정시
(대우통신대리점대표)씨등 50여명으로 낚시모임이 활발하다.

작년 여름이었다. 월척 동호회에 가장 늦게 입회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열성을 보이고 있는 임필희씨와 송길환사장등 회원 5명이 예안면 주계리
소재 주계 낚시터로 밤낚시를 간적이 있다.

두사람은 아직 낚시에 대해 경험이 짧은 지라 목적지로 가는 도중 버스안
에서 나는 그동안의 경험을 총 동원하여 밤낚시에 대한 이모저모, 그러니까
수심, 주변환경, 낚시대, 낚시줄, 밑밥등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강의를
했다.

이윽고 밤낚시 장소에 도착, 캠프를 치고 간단한 저녁식사를 한 후에
저녁7시부터 야릇한 기대감과 함께 정적과 침묵의 물고기 사냥이 시작됐다.

그런데 자정이 넘어도 쬐그만 붕어 몇마리뿐이었고 이렇다할 어신이 전혀
없어 우리들은 새벽 냉기의 피로를 풀겸 찐한 소주 한잔과 라면으로 이런
저런 여담을 주고 받으며 밤을 밝혀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월척이다"하는 흥분된 고함소리가 정적이 흐르던 밤하늘에
메아리쳤다.

끈질기게 낚시대를 잡고 있던 신입회원이 마침내 사고(?)를 낸 것이다.
모두들 호기심과 긴장된 표정으로 그에게 달려갔고 10여분의 밀고 당기는
힘겨운 싸움 끝에 낚아 올린 고기는 60cm 가량의 잉어였다.

정말 감격의 순간이었다. 모두들 박수를 치며 그 신입회원에게 축하를
보냈다. 그런 쾌감은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만의 특권이 아닌가 싶었다.
"청출어람"이란 말이 새삼 뗘올랐다.

이른아침 그 신입회원은 기세 등등하게 월척을 낚은 이야기를 줄줄이
늘어놓아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다. 나는 이 월척 동호회가 선후배간의
침목도모는 물론 심심수련의 장이요, 사회생활의 활력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다가오는 주말을 기다리며 힘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