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이후 주식시장의 인기판도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
이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이후 투자자들은 자본금
이 크고 주가급락의 위험성이 적은 주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중.소
형주보다는 대형주가, 2부종목보다는 1부종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따라 대형주의 경우 지난 21일의 주가평균이 실명제 실시전인 12
일에 비해 1.6%가 상승했으나 이 기간중 중형주는 2.6%, 소형주는 1.8%
가 각각 하락했다. 또 이 기간중 시장 1부종목의 주가는 1.4%가 올랐으
나 2부종목들은 0.8%가 하락, 주가의 차별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실명제 실시로 투자자들의 자금이동상황이 명확히 드러
나면서 단타위주의 투기성 자금은 위축되고 장기투자가 자리잡게되는 현
상으로 해석된다.

또한 실명제 이후 증시에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검은돈''이 자금
의 성격상 ''피난''의 의도가 강해 일단 주가급락의 위험성이 적은 대형주
를 투자대상으로 선택한데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소형주의 경우 소량만 매집해도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등 등락이
심해 일부 큰 손이나 증권사들이 악용, 작전종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2부 종목들도 1부종목들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고 부도위험도
상대적으로 커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장기보유자에게는 기피돼왔다.

증권관계자들은 금융실명제 실시로 주식시장의 자금성격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에따라 투기성이 상당부문 줄어들면서
주가의 재편현상도 펼쳐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