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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06
    • 10:00

      [프로농구결산] ③이제 FA의 시간…김종규·강상재 등 '대어'는 어디로

      소노 김승기 감독 '포워드 영입' 예고…정희재·최승욱 등 알짜 자원도시장에 가드 자원도 풍성…이재도·박지훈·정성우·한호빈 FA 5일 '슈퍼 팀' 부산 KCC의 우승으로 2023-2024시즌이 끝나고 이제 프로농구에 자유계약선수(FA)의 시간이 찾아왔다. 이번 플레이오프(PO)에서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등 2m 내외의 장신 포워드들을 내세운 KCC의 위력을 확인한 타 구단들은 이번 FA 기간 '높이 보강'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법하다.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 시장에 나온다. 4강 PO에서 KCC에 1승 3패로 무너진 정규시즌 우승팀 원주 DB에서 강상재와 김종규가 FA 신분이 된다. 강상재는 2m 신장에 직접 공을 가지고 달릴 수 있는 포워드다. 외곽슛 능력은 비슷한 신장의 선수 가운데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다. 2023-2024시즌 정규리그 51경기에서 33분씩 뛴 강상재는 프로 입성 후 가장 높은 평균 득점(14.0점)과 리바운드(6.3개) 올리며 전성기에 진입했음을 알렸다. 3점 성공률(41.5%)은 A급 슈터의 기준선이라는 40%도 넘겼다. 이 부문에서 전문 슈터인 유기상(LG·42.4%)과 이근휘(KCC·41.6%)에 이어 3위였다. 1991년생으로 이번 시즌까지 벌써 11시즌을 뛴 베테랑 빅맨 김종규도 평균 11.9점, 6.1리바운드를 올렸고 3점 성공률도 37.5%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리바운드 4위에 오른 김종규는 필드골 성공률(59.7%)이 국내 선수 중 1위다. 외국인 선수를 합쳐도 3위다. DB로서도 이들과 동행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김주성 감독이 올 시즌 선보인 '트리플 포스트'가 새 시즌에도 가동되려면 높이와 외곽슛을 동시에 갖춘 자원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다른 팀에도 두 선수는 매력적인 자원이다. 올 시즌 하위권에서 전전한

    • 10:00

      [프로농구결산] ②사상 첫 아시아쿼터 MVP…12년 만에 '1만 관중' 경기

      라건아 외국 선수 득점 1위·KCC 5위 팀 최초 우승 등 기록 '풍성' 부산 KC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3-2024시즌 프로농구에선 다양한 기록이 나와 팬들의 보는 재미를 더했다. 우선 '국내 최우수선수(MVP)'에 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적이 아닌 선수가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미국, 필리핀 이중국적자로 지난 시즌부터 원주 DB에서 아시아 쿼터로 뛴 이선 알바노가 국내 선수 MVP의 주인공이 됐다. 2020년 일본을 시작으로 도입된 아시아 쿼터 선수들은 각종 기록과 시상에서 국내 선수들과 묶였다가 처음으로 MVP를 배출했다. 알바노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 평균 15.9점, 6.6어시스트, 3.0리바운드를 올리며 DB의 정규리그 1위에 앞장서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국내 프로농구의 '장수 외국인 선수'인 KCC의 라건아는 이번 시즌에도 건재한 모습으로 누적 기록에서 깊은 족적을 남겼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53경기에 출전해 총 829점을 올린 그는 통산 1만1천343점을 기록, 은퇴한 서장훈(1만3천231점)에 이어 프로농구 역대 최다 득점 2위이자 외국 선수 중엔 1위가 됐다. 라건아는 플레이오프(PO) 기록만으론 국내 선수까지 통틀어 '역대 최다 득점자'에 등극했다. 6강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12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총 264점을 넣은 라건아는 통산 1천560점을 쌓아 김주성 DB 감독(1천502점)을 제치고 역대 PO 최다 득점 1위에 올랐다. 고양 소노의 가드 이정현은 정규리그 6라운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 라운드 MVP' 선정이라는 기록으로 '토종 에이스' 존재감을 굳혔다. 6라운드 MVP 투표에서 80표를 독식한 이정현은 이번 시즌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라운드 MVP에 뽑히기도 했다. 창원

    • 10:00

      실적도 좋은데 주가는 왜…속타는 SK하이닉스 개미들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주째 17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20만닉스'를 기대하며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성장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지위가 굳건하기 때문이다.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SK하이닉스는 0.23% 내린 17만3200원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주가는 17만원 선에서 게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137조원을 웃돌았던 시가총액도 126조9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 투자자들은 '18층(18만원대 주가)는 돌아오지 않는거냐. 씁쓸하다', '실적말고 어떤 호재가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3월에 15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지난달 12일 장중 19만1400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며 SK하이닉스의 주가에도 불이 붙었다.주가가 20만원에 가까워지자 개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앞다퉈 담았다. 지난달 12일부터 최근 거래일까지 개인은 SK하이닉스를 5718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2위다. 반면 주식 시장의 '큰 손' 외국인 투자자는 7803억원을 순매도하며 SK하이닉스를 덜어냈다. 외국인 순매도 2위에도 이름을 올렸다.반도체 시장 회복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부각되며 주가는 부진하다. 앞서 TSMC는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전통적인 서버 칩 수요는 미지근하다고 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레거시(범용) 반도체 시장 전망이 조정받으며 SK하이닉스 주가가 쉬어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 10:00

      "검털파리는 해충 아닙니다"…충남농기원, 친환경 방제 권장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검털파리는 작물에 해를 끼치는 해충이 아니라고 6일 설명했다. 최근 야외나 숲이 있는 주택가 등에서 집단으로 몰려다녀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검은색 파리는 파리목 털파리과에 속하는 검털파리다. 몸길이는 대략 11∼14㎜ 정도로, 암컷은 몸이 무거워서 잘 날지 못한다. 유충 상태로 월동하고 이듬해 성충이 되는데 성충은 일반 파리와 달리 느리게 날고 잎 위나 땅 위를 기어 다니기도 해 '느림보 파리'라고도 한다. 또 행동이 느리다 보니 교미 중인 성충이 많이 발견되며 외국에서는 이런 특성 때문에 '러브버그'라고도 한다. 몸 색깔은 전체적으로 검고 대부분 특별한 무늬가 없으며, 머리와 가슴은 광택이 있고 날개는 어두운 회색이나 검은색이다. 몸 전체에 강하고 긴 털이 많고 심지어 겹눈에도 강한 털이 많다. 늦은 봄부터 여름 동안 들판이나 숲 가장자리 입구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열을 좋아해 바닥에서 낮게 비행하며 따뜻한 시간대에만 이동해 주로 낮에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털파리는 논 주변 갈대나 억새에 붙어 있다가 개체수가 늘어나면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고속도로 등지로 날아가 운전자 시야를 가리기도 한다. 그러나 인체나 농작물에 직접적인 해를 주는 해충은 아니다. 검털파리 유충은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생태계 청소부 역할을 한다고 농기원은 설명했다. 농기원 관계자는 "최근 잦은 비와 고온 등 기상변화가 검털파리 증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검털파리가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작업 활동 시 불편함을 줄 수 있지만 인체나 작물에는 해를 끼치지 않는 만큼

    • 10:00

      강원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축산물 위생 '이상 무'

      영업장 48곳·제품 59개 품목 안전성도 적합 강원도는 고향사랑기부제 축산물 답례품 생산업체 등 비대면 유통 영업장 48곳을 대상으로 위생 상태를 점검한 결과 모두 적합했다고 6일 밝혔다 포장육, 양념육, 발효유, 식육, 치즈, 분쇄가공육 등 답례품으로 유통되는 축산물 59개도 위생 및 안전성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 도는 닭갈비와 한우 등 고향사랑기부제의 주요 축산물 답례품의 위생관리 상태를 확인하고자 지난 달 5∼30일 식육의 위생적 취급·관리 여부, 작업장 내부 및 개인위생 관리 상태, 소비기한 등 제품 표시사항 적합 여부, 축산물의 보관 상태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안재완 동물방역 과장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등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도내 축산물 위생 및 안전성에 이상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10:00

      [경제학 원론 산책] 국채를 사고 팔거나 재할인율 등으로 조절해요

      지난주까지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의 크기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본원통화로부터 은행의 예금 창조 과정을 거쳐서 결정되며, 그 크기는 본원통화에 통화승수를 곱한 수치가 된다는 것을 살펴봤다. 따라서 통화량을 줄이거나 늘려야 할 필요가 생기면 본원통화나 통화승수를 변경하면 된다. 그러나 본원통화나 통화승수를 변경하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이번 주에는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나 통화승수를 조정해 통화량을 조절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살펴볼 것이고, 다음 주에는 통화량을 조절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볼 예정이다.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조정하는 방법에는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 정책과 재할인율(discount rate) 정책이 있고, 통화승수를 조정하는 방법으로는 지급준비율(reserve rate) 정책이 있다.공개시장조작 정책(혹은 공개시장 운영 정책)은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에서 국채나 기타 유가증권을 매입하거나 매각함으로써 본원통화의 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공개시장은 아무나 자유롭게 참여해 증권을 매매할 수 있는 시장으로, 증권이나 어음 등이 거래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에서 은행이나 일반 국민으로부터 국채를 구입하려면 화폐를 신규로 발행해야 하므로 본원통화의 양이 늘어나 시중 통화량도 증가한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은행이나 국민에게 보유한 국채를 매각하거나 중앙은행이 직접 통화안정증권이라는 국채를 발행해 은행이나 국민에게 판매하면 현금이 중앙은행에 들어오면서 본원통화의 양이 감소하므로 시중 통화량도 줄어들게 된다.이 방식은 금융시장이 발달한 선진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통화량 조절 수단이다.

    • 10:00

      [프로농구결산] ①슈퍼팀 KCC,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5위팀 우승 '대반전'

      DB 정규리그 1위·kt 17년 만에 챔프전 진출…SK·정관장은 아쉬운 성적12년 만에 1만 관중 경기 흥행 대박…새 회장사 체제로 차기 시즌 준비 [ ※ 편집자 주 = 프로농구 2023-2024시즌이 5일 부산 KC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막을 내림에 따라 연합뉴스는 결산 기사 3건을 송고합니다. ]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가 5일 부산 KCC의 우승으로 7개월 대장정을 끝냈다. 1997년 출범 후 27번째 시즌을 치른 프로농구에서는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에서 5위에 머물렀던 KCC가 플레이오프(PO) 들어 전혀 다른 팀으로 탈바꿈하며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베테랑 전창진 감독이 이끈 KCC는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최준용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고, 시즌 도중에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송교창이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해 전력이 강해졌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허웅과 이승현을 한꺼번에 FA로 데려와 정상을 넘봤으나 정규리그 6위, 플레이오프 6강 탈락에 그친 KCC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최준용, 송교창이 힘을 보태면서 '슈퍼 팀'을 구성,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에 리그 패권을 되찾았다. 허웅은 아버지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뒤를 이어 26년 만에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는 '가문의 영광'을 누렸다. 특히 KCC는 연고지를 전북 전주에서 부산으로 옮긴 첫 시즌에 리그를 제패해 의미가 남달랐다. 2001년부터 전주에 터를 잡아 온 KCC는 2023-2024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해 8월 연고지를 부산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KCC의 연고지 이전으로 국내 프로농구는 호남 팀이 사라지는 아쉬운 결과를 낳았으나 KCC는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 3, 4차전에 연달아 1만명 이상의 관중을 불러 모으는 등

    • 10:00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인구와 돈만 많다고 경제가 성장하는 건 아녜요

      지난 19일 전북 완주 LS엠트론 센트럴메가센터(CMC)의 한 농지. 트랙터가 50m 거리의 밭을 오가며 두둑을 만들어냈다. 자율 작업 트랙터와 베테랑 농민이 수동으로 조작하는 트랙터 간 생산성을 비교하는 고수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진 것이다. 평가 기준은 ‘직진 정확도’와 ‘시간’. 결과는 96.4점 대 69.2점으로 자율 작업 트랙터의 압도적 승리였다.-2024년 4월24일자 한국경제신문-국내 기업이 개발한 자율주행 트랙터가 숙련된 농민을 압도하는 생산성을 입증했다는 기사입니다. 자율주행 트랙터와 베테랑 농민 모두 트랙터라는 ‘자본’을 갖고 있지요. 차이가 있다면 농민은 자본을 활용해 ‘노동’으로 생산 활동을 했다면 자율주행 트랙터는 노동 없이 ‘기술’과 자본을 결합해 기존에 달성하지 못했던 높은 생산성을 달성했다는 것입니다.기사에선 인간과 자율주행 트랙터 간 일대일 대결이 다뤄졌지만 이 같은 기술 혁신이 전체 농업, 산업으로 확산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장기적으로 해당 산업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종사자들의 소득이 늘고, 국내총생산(GDP) 역시 증가할 것입니다. 이처럼 한 국가 경제의 생산 능력 향상으로 실질적인 국민소득이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경제성장’이라 말합니다.오랜 기간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의 요인이 무엇인지 탐구해왔습니다. 다양한 이론이 있었지만 반도체, 인공지능(AI) 패권이란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요즘 기술을 빼놓고 경제성장을 설명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오늘은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초기의 경제성장 이론은 미국 경제학자 에브시 도마가 개발했습니다.

    • 10:00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패륜아도 상속받는 민법, 47년 만에 대수술

      패륜적 행위를 일삼은 부모나 자식에게도 유산을 물려주도록 강요한다는 논란이 일었던 유류분(遺留分) 제도가 47년 만에 수술대에 오른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유류분 관련 민법 조항들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유류분 제도의 헌법적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달라진 시대상에 맞게 세부 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유산 독차지’ 방지…1970년대 도입사람이 재산을 남기고 죽으면 가족 구성원들에게 우선순위에 따라 법정상속분이 부여된다. 유언이 없으면 법정상속분에 따라, 유언이 있으면 유언에 따라 재산을 배분한다. 그런데 고인이 유언을 남겼더라도 가족 개개인에게 일정 비율만큼은 꼭 물려줘야 하는데 이를 ‘유류분’이라고 한다. 특정 상속인이 유산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고, 남은 유족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1977년에 도입됐다.유류분 제도의 근간인 민법 제1112조는 고인의 자녀와 배우자에게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에게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반드시 물려주라고 정했다. 예컨대 배우자, 아들, 딸이 한 명씩 있는 A씨가 7억원을 남기고 사망했다면 A씨가 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줬더라도 배우자와 딸은 소송을 내면 각각 1억5000만원과 1억원을 무조건 받을 수 있다. 가부장제 가치관이 팽배하던 시절 여성 등이 상속에서 소외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 일종의 ‘안전장치’였다.하지만 혈연으로 이어지기만 하면 상속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부작용도 있었다. 자녀를 학대하거나 유기한 부모, 배우자를 때린 가정 폭력범, 천륜을 저버린 자녀도 일정 비율 이상의 재산을 예

    • 10:00

      말다툼하다 고향 선배 마구 폭행해 살해한 40대 2심도 징역 10년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고향 선배를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문주형 김민상 강영재 고법판사)는 A씨의 살인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검찰과 피고인이 각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0년 및 보호관찰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4일 오후 10시 18분께 경기 이천시 한 PC방에서 고향 선배인 50대 B씨를 넘어뜨린 뒤 얼굴과 목, 배 부위를 20차례 넘게 때려 배 부위 등의 다발성 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평소 자신을 비롯한 지인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도박자금을 빌려 가 변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와 갈등 관계에 있던 중 사건 당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B씨와 말다툼하다가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생명을 허망하게 빼앗긴 피해자의 고통과 억울함을 가늠하기 어렵고 유족들 역시 지속적인 고통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 살인의 고의를 다투는 것과 별개로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는 점, 우울증, 양극성 정동장애 등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A씨는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없었으며 1심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검찰은 "선고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각각 항소했으나, 2심은 이들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

    • 10:00

      '탄자니아 아동에 희망을'…국제어린이마라톤 서울대회 개막

      세이브더칠드런·연합뉴스 공동 주최…빗줄기 뚫고 2천100여명 참가 식량위기를 겪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아동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한 '2024 국제어린이마라톤' 서울 대회가 6일 마포구 월드컵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14회째인 올해 대회 슬로건은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 빨간염소 고티와 함께 달려요'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과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안양시, 전주시가 공동 주최했다. '힘차게 달려요'와 '느긋하게 달려요' 등 두 그룹으로 나뉜 참가자 2천100여명은 빗줄기를 뚫고 평화의 광장을 지나 월드컵공원을 둘러싼 4.2km의 미니 마라톤 코스를 달렸다. 빨간염소존, 우유존, 건강존, 학교존 등 1km 구간마다 탄자니아 아동을 위한 각종 미션을 수행했다. 마라톤을 마친 참가자들은 컬러링 드로잉 존, 빨간염소 고티 뒤집기 게임, 젠가 블록 쌓기, 타투스티커 체험, 룰렛 돌리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가족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아이들은 룰렛 이벤트 코너에서 '연합뉴스 게임즈' 홍보 X-배너에 눈길을 돌리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해 뉴스퀴즈 화면으로 이동한 다음 퀴즈를 풀고 룰렛을 돌릴 기회를 얻었다. 연합뉴스 게임즈는 연합뉴스가 로그인 회원을 위해 마련한 부가 콘텐츠 서비스로, 딱딱한 뉴스 형식에서 벗어나 게임 형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대회장에는 아프리카에 빨간 염소를 보내면 친구와 가족, 마을이 행복하게 변한 모습을 확인하는 '빨간염소 고티' 부스와 벌금 5파운드에서 시작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창립 역사를 살펴보는 '세이브더칠드런 브랜딩' 부스도 마련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0년부터

    • 10:00

      LG전자, 협력사 탄소배출 감축·ESG 경영 돕는다

      올해부터 협력사에 탄소배출 감축 컨설팅 지원…ESG 리스크 점검도 LG전자가 올해부터 협력사에 탄소배출 감축 컨설팅을 지원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제3자 검증(Audit)을 확대한다고 6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원을 늘려 협력사의 부담을 줄이고 상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오는 6월까지 협력사 15곳을 대상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한 뒤 개선 방안을 도출해 실행할 계획이다. 사전 조사부터 측정·진단, 개선 방안 도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등 전 단계에 걸친 컨설팅을 통해 생산 공정 중 에너지 소비가 많은 설비에 대한 관리체계를 분석하고 설비 효율 개선과 에너지 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컨설팅을 지원하는 협력사 규모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협력사의 ESG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고자 제3자 검증도 확대한다. 지난해 2개국 협력사 50곳에서 진행한 제3자 검증을 올해부터는 8개국 72곳에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LG전자는 2021년부터 협력사 대상 제3자 ESG 리스크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LG전자는 공급망 탄소배출량 데이터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탄소배출량 관리시스템도 개발했다. 새로 개발한 탄소배출량 관리시스템은 협력사의 탄소배출량을 관리하고 결과를 요약해 보여준다. LG전자는 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고 활용해 공급망 탄소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공정 개선, 에너지 절감 기술 도입,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통해 생산단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54.6% 저감하고, 유엔(UN)의 탄소배출권 등을

    • 10:00

      현대차·G마켓, '빅스마일데이' 캐스퍼 구매 이벤트 실시

      현대차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G마켓이 오는 7∼20일 진행하는 연중 최대 규모의 쇼핑 행사 '빅스마일데이'와 연계해 캐스퍼 구매 시 20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고 6일 밝혔다. 우선 G마켓 회원에게는 빅스마일데이 기간 캐스퍼 10만원 할인 쿠폰이 주어진다. G마트 애플리케이션 또는 홈페이지에서 쿠폰을 발급받을 수 있고, 오는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캐스퍼를 계약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이 쿠폰을 사용해 캐스퍼를 출고 받은 고객에게는 G마켓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는 10만원 상당의 스마일캐시가 증정된다. 현대차는 빅스마일데이에 G마켓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캐스퍼 디 에센셜 1대를 제공하는 경품 추첨 이벤트도 진행한다. /연합뉴스

    • 09:59

      이형택 등 국가대표 출신, 테니스협회 관리단체 반대 입장 발표

      남녀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대한체육회의 대한테니스협회 관리단체 지정 반대 호소문을 발표한다.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 모임(대표 김두환 양정순)은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테니스협회에서 대한체육회의 대한테니스협회 관리단체 지정을 반대하는 호소문을 발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날 호소문 발표에는 US오픈 테니스 대회 단식 16강에 두 차례 진출한 이형택 오리온 감독을 비롯해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4관왕 유진선, 현 남자 국가대표 사령탑 김영준 감독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30일 대한테니스협회에 관리단체 지정 심의위원회 참석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관리단체로 지정될 경우 해당 협회는 모든 권리와 권한이 즉시 정지되며 대한체육회가 해당 협회의 전반적인 업무를 맡아 처리하게 된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지난해 9월 정희균 전 회장이 사퇴한 이후 10월 회장 보궐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대한체육회가 감사원 감사 등의 이유로 선거 중단을 요구해 새 회장을 뽑지 못했다. 이후 손영자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협회가 운영 중이며 대한체육회는 대한테니스협회의 채무 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관리단체로 지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대한테니스협회는 3일 이사회 및 대의원 총회를 열고 "7일로 예정된 관리단체 지정 심의위원회에 손영자 회장 직무대행과 최천진 사무처장이 출석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관리단체 지정은 막아야 한다는 전 테니스인들의 뜻을 강력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09:55

      세종시, 11일부터 BRT B0 노선 2대 증차…B6 노선 신설

      세종시는 오는 11일부터 광역간선급행버스(BRT) 순환형인 B0 노선을 증차하고, B6 노선을 신설 운행한다고 6일 밝혔다.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를 줄이고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10대가 양방향 각 97회 운행되는 B0 노선은 11일부터 2대 증차되고 배차간격도 10∼36분에서 4∼15분으로 단축된다. B2 노선(대전 반석역∼세종버스터미널∼청주 오송역)에서 분리 신설된 B6 노선(세종버스터미널∼오송역)은 대용량 전기굴절버스 4대로 왕복 40회 운행된다. B0, B2, B4 노선의 휴일 감차도 폐지돼 평일과 동일하게 운행된다. 이두희 건설교통국장은 "이번 BRT 노선 개편으로 출퇴근 시간대 시민이 쾌적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운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해 편리하고 안전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09:53

      인니 "KF-21 분담금 당초 합의의 ⅓인 6천억원만 내겠다"

      기술도 덜 이전받는다는 조건으로 제안…정부, 수용여부 검토중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 분담금을 당초 합의한 금액의 3분의 1 정도만 납부하겠다고 우리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는 이미 납부한 KF-21 개발 분담금 3천억원 외에 2026년까지 3천억원을 추가로 납부해 총 6천억원을 내겠다고 제안했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1월 KF-21 개발비의 20%인 약 1조7천억원(이후 약 1조6천억원으로 감액)을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관련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개발 분담금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기술 이전도 그만큼 덜 받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현재 약 1조원에 이르는 분담금을 연체 중으로, 작년 말 분담금 납부 기한을 2034년까지로 8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KF-21 개발은 2026년에 완료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완납해야 한다고 우리 정부가 난색을 표하자, 분담금을 대폭 줄이는 대신 2026년까지 완납하겠다고 인도네시아 측이 수정 제안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수정 제안에 대해 "(인도네시아와) 협의 중"이라며 "(정부 내에서) 검토 중이며, (수용할지) 아직 방향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KF-21 전체 개발비 8조8천억원 중 1조원을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 09:52

      전남도, '국립 의대 공모' 12일 지자체·대학 5인 회동 추진

      이례적으로 공문 발송…순천지역 반발 속 회동 결과 등 주목 전남도가 국립 의대 신설과 관련해 목포대와 순천대를 대상으로 공모를 시행해 정부에 의견을 내기로 한 가운데 해당 대학 총장과 지자체장 등 5인 회동을 추진한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김영록 전남지사, 박홍률 목포시장, 송하철 목포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 등 5인 회동을 추진한다. 회동 날짜는 12일이고, 장소는 목포와 순천 중간지점인 보성군청이 꼽히고 있다. 김 지사가 지난달 중순 박홍률 목포시장과 송하철 목포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과 이병운 순천대 총장을 따로따로 만난 적은 있어도 의대 공모와 관련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기관)들과 동시에 한자리에서 모임을 갖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전남도는 이례적으로 공문 발송을 통해 5인 회동 추진 사실을 목포시, 목포대, 순천시, 순천대에 알렸다. 도가 의대 공모가 공적인 업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도 관계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의미에서 해당 기관들에 공문을 보냈다"며 "지사가 양 시장과 총장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충실히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관규 순천시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 등 순천지역 인사들이 "도지사는 의대 설립과 관련해 법적 공모 권한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전남도의 공모 방침에 반발하고 있어 이번 5인 회동 성사 및 결과 등이 주목된다. 앞서 전남도는 2026학년도 신설 국립 의대 정원으로 200명을 배정해 줄 것을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에 공식 건의했다. 도는 대통령실과 정부에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모를

    • 09:52

      제주 항공편 운항 정상화…국내·국제선 511편 운항 예정

      전날 951㎜ 폭우·강풍에 항공편 결항, 전봇대 쓰러짐 등 피해 어린이날 제주국제공항에 내려졌던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모두 해제돼 6일 항공편 운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대만 타오위안발 이스타항공 ZE886편이 이날 오전 6시 제주공항에 도착한 데 이어 현재까지 모든 항공편이 순조롭게 운항하고 있다. 이날 국내선과 국제선 왕복 511편이 운항할 예정이다. 전날 제주공항에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발효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운항이 예정됐던 왕복 500편 가운데 국내선 왕복 71편과 국제선 왕복 2편이 결항했다. 또 김포, 부산, 광주, 대구 등 대부분 국내 노선의 왕복 318편이 지연 운항했다.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는 5일 오후 10시 55분과 58분에 각각 해제됐다. 6일 새벽까지 내리던 비도 모두 그쳐 현재 맑은 날씨를 보이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5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한라산에 폭우가 쏟아져 삼각봉 951.5㎜, 진달래밭 937.5㎜, 영실 756.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그 외 주요 지점 강수량은 서귀포 98.1㎜, 고산 83.3㎜, 성산 75.6㎜, 제주시 21.6㎜다. 전날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고립 사고와 전봇대가 쓰러지는 등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시 용강동 별숲공원 용강목장 인근에서 하천이 불어나 고립됐던 70대 여성 A씨가 소방대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서 전봇대가 쓰러졌고, 노형동에서 신호등이 꺾이고, 해안동에서 하수가 역류하는 등 총 14건의 피해가 잇따랐다. /연합뉴스

    • 09:49

      '알리 저가 공습' 안 통하나…주요 생필품, K-커머스가 더 싸다

      중국산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보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주요 생활필수품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한국소비자원이 지정한 생필품 30개 품목을 대상으로 알리익스프레스와 국내 이커머스 간 할인이 적용된 최종 표시 가격을 비교해보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오히려 비싸게 팔고 있는 상품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 3월부터 '천억페스타'라는 무기한 프로모션 등 판촉 광고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실상 국내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상품 대부분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과 비교하면, 안성탕면 20개 묶음이 쿠팡에선 1만307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알리익스프레스에선 45.4% 비싼 1만9000원에 팔린다. 켈로그 콘푸로스트(600g) 3개 묶음 가격도 1만3390원으로 쿠팡보다 470원, 코카콜라 오리지널 무라벨(370㎖) 24개들이 상품 가격은 2만1760원으로 쿠팡보다 1800원 비쌌다.생활용품의 경우 리스테린 토탈케어 플러스(750㎖) 4개 묶음 상품이 3만6800원으로 쿠팡(2만5600원)보다 1만원 이상 비쌌다. 필수 식자재 중에서도 큐원 하얀설탕(3㎏·4개), 백설 갈색설탕(1㎏·3개), 백설 포도씨유(900㎖·2개), 해표 식용유(1.8L·2개), 해표 카놀라유·해바라기유(각 900㎖·각 3개), 해표 순창궁 재래식된장(1㎏·2개), 곰표 밀가루 중력다목적용(3㎏·6개) 등이 쿠팡과 가격 차이가 있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비슷한 오픈마켓(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 09:48

      현대L&C, 인천공항 2터미널에 마감재 공급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사업에 마감재로 '칸스톤'을 공급한다고 6일 밝혔다. 칸스톤은 천연석 함량이 90% 이상인 강화 천연석으로, 일반 천연석보다 표면 강도가 높아 긁힘이나 파손이 적고 오염과 부식에 강하다. 현대L&C 제품은 약 1만2천㎡ 규모로 진행 중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 구역의 편의시설과 일부 공용부 바닥 등에 적용된다. 앞서 현대L&C는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에도 칸스톤을 공급한 바 있다. 인천공항은 올해 하반기까지 국제 여객 기준 1억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동북아 1위, 세계 3위 규모의 공항 인프라 확보를 목표로 4단계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최종 단계인 4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현대L&C 관계자는 "이번 4단계 건설사업에 공급되는 전체 강화 천연석 물량의 90%를 맡게 됐고, 앞으로 추가 공급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주방, 식탁 등 가정용 인테리어 석재 중심에서 나아가 공항, 호텔, 상업 시설 등 대규모 상업 인테리어 마감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09:44

      EU·日, 2026년부터 달표면 탐사·소행성 관측 등 우주개발 협력

      유럽연합(EU)과 일본이 2026년부터 달 표면 탐사 등 새로운 우주 개발 공동 사업을 시작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6일 보도했다. 유럽우주국(ESA)의 요세프 아쉬바허 사무총장은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새로운 공동 계획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올해 안에 결정할 예정으로, 투자액은 수백억엔(수천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새 프로젝트로는 달 및 화성 탐사와 인공위성 지구 온난화 가스 농도 분석 등이 검토되고 있다. 달 표면에는 물이나 광물 자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각국의 탐사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행성 관측도 유력한 공동 사업 가운데 하나다. 아쉬바허 사무총장은 2029년 지구에 3만㎞까지 접근하는 소행성을 예로 들면서 소행성 관측을 통해 소행성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 분석 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U와 일본이 우주 분야에서 대형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2000년 지구 관측 위성 '어스 케어(Earth Care)' 사업 이후 26년 만이다. 닛케이는 "우주 분야에서 중국과 인도가 존재감을 보여 일본과 유럽이 협력해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 09:44

      고금리에도 50억 이상 아파트 거래 활발

      올해 들어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금리 등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는 이어지고 있지만, 초고가 주택의 거래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해석된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월 전국 5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61건으로, 작년 동기(34건)에 비해 79.4% 증가했다.직전 4개월인 지난해 9∼12월(51건)과 비교해도 19.6% 증가했다.1∼4월 90억원 이상에 거래된 건수는 총 11건이었으며, 이 중 2건은 거래가가 100억원을 넘었다.올해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건수도 많지만 금액대 역시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9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작년 한 해 총 14건이었으나, 올해는 4월까지 벌써 11건에 달한다.올해 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성동구 성수동, 강남구 삼성동 등에서 4건이 성사된 데 이어 2월에는 한남동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 등에서 모두 3건이 95억5천만∼99억5천만원에 계약됐다. 3월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아파트가 115억원에 거래됐다.지난달에는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44㎡가 120억원에 주인이 변경됐다.전문가들은 초고가 주택 수요층이 고금리나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 09:41

      남자프로배구 외국인 트라이아웃 9일 개막…레오, 요스바니 참가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9일부터 11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6일 "총 106명의 선수가 V리그 트라이아웃에 신청했고, 이 중 39명이 구단 평가를 통해 참가자로 결정됐다"며 "여기에 2023-2024시즌 V리그에서 뛰었던 기존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총 44명이 경쟁한다"고 전했다. 한국 무대에 다시 노크하는 선수는 OK금융그룹에서 뛰었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 전 대한항공 막심 지가로프(등록명 막심), 전 우리카드 아르템 수쉬코(등록명 아르템), 전 삼성화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 전 KB손해보험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 등 총 5명이다. 원소속구단들은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우선 지명권을 행사해 이들과 재계약할 수도 있다. 지명권 순서는 추첨을 통해 정해지며 지난 시즌 최종 성적을 기준으로 추첨 확률이 갈린다. 7위 KB손해보험은 구슬 35개, 6위 삼성화재는 30개, 5위 한국전력은 25개, 4위 현대캐피탈은 20개, 3위 우리카드는 15개, 2위 OK금융그룹은 10개, 1위 대한항공은 5개의 구슬을 넣고 추첨한다. 트라이아웃 첫날인 9일엔 메디컬테스트와 연습경기가 치러진다. 10일엔 감독 면담과 연습경기가 펼쳐지고 드래프트는 마지막 날인 11일 오후 8시(한국시간)에 시작한다. 이번 트라이아웃엔 폴란드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크리스티안 왈작이 큰 기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09:31

      박형준 부산시장, KCC 우승하면 춤추겠다는 약속 지켜

      27년 만에 부산 연고 프로 스포츠단 우승컵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을 연고로 하는 남자프로농구단 KCC 이지스가 우승하면 춤을 추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부산시 직원들과 함께 지난 5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을 찾아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 경기를 관람하면서 응원전을 펼쳤다. '농구 마니아'로 알려진 박 시장은 앞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3경기를 직관했는데 모두 KCC가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KCC 이지스가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르자, 박 시장은 KCC 유니폼을 입고 막춤을 추면서 부산 연고 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박 시장은 "KCC 이지스가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첫해이자 부산 시민들에게는 27년 만에 프로 스포츠단 우승컵을 선사하는 새역사를 썼다"며 "다시 한번 부산 KCC 이지스의 우승을 온 시민과 전국의 농구팬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09:30

      세실리 브라운 "시선 끌면서도 천천히 드러나는 그림이 목표"

      구상과 추상 넘나드는 작업…글래드스톤 서울 개인전에서 신작 7점 소개 영국 출신으로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실리 브라운(55)은 동시대 생존 여성 작가 중 최고가로 작품이 거래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그림은 국내외 경매에서 수십억원대에 판매된다. 지난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에서 회고전을 열며 더욱 주목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브라운의 회화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청담동 글래드스톤 갤러리 서울에서 진행 중이다. 전시작 7점은 모두 서울 전시를 위해 작업한 신작들이다. 브라운의 작품은 풍부한 붓 터치, 생생한 색채 등이 특징이다. 윌럼 데 쿠닝(1904∼1997)이나 조안 미첼(1925∼1992) 같은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의 영향이 느껴지는 그의 작품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전시를 위해 최근 한국을 찾은 브라운은 "내 작업을 두고 구상과 추상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작가라고 하지만 나는 내 자신이 추상화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작품은 구상적인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서 "추상적인 작품의 경우에도 무언가를 알아볼 수 있고, 그 무엇인가를 붙잡고 그림 속으로 이끄는 요소가 있어 천천히 읽어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 목표는 항상 사람들의 시선을 끌면서도 쉽게 빨리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드러나고 볼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운은 작업 방식에 대해 "어떤 한 전시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다음 전시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덩어리, 맥락 안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예

    • 09:30

      '삼자이스' LK삼양, 삼양옵틱스에서 이름 바꾼 이유 [이미경의 옹기중기]

      '삼 자이스'. 카메라 렌즈 마니아들이 한국 교환렌즈 업체 LK삼양(옛 삼양옵틱스)에 붙인 별칭이다. '삼양'과 독일의 세계적인 렌즈 회사 '칼 자이스'를 합친 말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유럽 제품만큼 기술력이 좋다는 의미를 담았다.LK삼양은 카메라 렌즈 기술력을 앞세워 향후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구본욱 LK삼양 대표(사진)는 "LK삼양은 뛰어난 몰딩(유리를 녹인 뒤 성형하는 것) 기술을 갖고 있다"며 "이 기술을 다양한 사업에 응용해 신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삼양옵틱스'에서 '옵틱스'라는 단어를 빼고 'LK삼양'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며 "렌즈만 잘하는 회사에서 렌즈도 잘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LK삼양이 주력 신사업으로 키우는 분야는 열화상 카메라 사업이다. 2020년 광학 제품 개발·조립업체 카바스의 열화상 사업부를 인수해 관련 시장에 진출했다. 구 대표는 "초반에는 카바스가 하던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는 수준이었지만 2022년부터는 열화상 카메라를 기반으로 한 화재감시모니터링 솔루션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고 강조했다.구 대표는 "최근에는 열화상 솔루션 센터로 조직을 개편하고 전문인력을 새로 뽑는 등 몸집을 불렸다"며 "궁극적으로는 방재산업 솔루션 모니터링 사업으로 확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향후 전기차 충전기, 데이터 센터, 전기차 폐배터리를 처리하는 공장 등 화재 위험성이 높은 곳에 모니터링 솔루션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드론에 적용하는 교환렌즈 역시 회

    • 09:27

      GS더프레시, 창립 50주년 기념 한정판 라거 맥주 출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전용 맥주 '더 프레시 라거'를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1세대 수제 맥주 업체 카브루와 협업한 상품으로, 100% 맥아만을 사용해 고소한 풍미와 강한 탄산감이 특징이라고 GS더프레시는 소개했다. 용량은 500mL, 도수는 4%인 캔 상품이다. GS더프레시는 또 자사 창립 연도와 같은 1974년 제조된 브랜디 '아르마냑 들로르 1974'를 애플리케이션 '우리동네 GS앱'에서 100병 한정으로 예약 판매한다. 별도 케이스를 제작한 와일드터키 레어브리드, 3개의 전용 잔이 든 제임슨 세트, 새로 페트 세트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연합뉴스

    • 09:25

      술 마시고 우유 투입구에 불붙인 50대 男…'방화 무죄' 왜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 배우자가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자 우유 투입구에 불을 붙인 남성이 '방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조승우 부장판사)는 최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기소된 A씨(59)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A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자기 집에 들어가려 했으나 문을 열 수 없었다. 술을 마시고 귀가한 A씨의 가정폭력을 우려한 아내 B씨가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바꾸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화가 난 A씨는 "죽여버린다, 불 지른다"며 소리치고 심하게 욕설하며 일회용 라이터로 현관문 아래쪽 우유 투입구에 불을 붙였다.배우자가 물을 부은 덕분에 불은 1분도 되지 않아 꺼졌지만, 현관문 내부가 그을렸다.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검찰은 A씨가 사람이 현존하는 건물에 불을 붙이려 했다고 보고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수사기관에서 A씨는 불을 붙인 이유에 대해 "현관문을 열도록 B씨를 겁주기 위함이었다"고 진술했다. 그의 휴대전화에 따르면 A씨는 불을 붙이기 전후 아내에게 문을 열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아내 역시 검찰에서 "남편이 이전에 집에 불을 지르거나 지른다고 한 적은 없고, 제가 집에 있으니 바로 불을 끌 것이라 생각해서 겁주려고 대문에 불을 붙인 것 같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 "주거지로 들어가기 위함…건물 불태울 목적 아냐" 결국 재판부는 "A씨에게 현주건조물방화의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현주건조물방화죄가 성립하려면 불이 매개물을 떠나 건물

    • 09:22

      LG생활건강, 바디케어 브랜드 '비클리닉스' 출시

      LG생활건강은 고효능 성분을 담은 바디케어 브랜드 '비클리닉스'(b.clinicx)을 내놨다고 6일 밝혔다. 신체 부위별 피부 고민에 맞춰 미백, 각질 제거, 탄력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을 각각 담아, 제품 4종을 내놨다. 또 이달 중순에는 종아리 부기를 완화하는 마사지 크림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 09:21

      송미령 장관 "양곡법 통과땐 쌀 매입·보관비만 3조원 넘어"(종합)

      "농산물가격안정법, 노동력 많이 드는 배추·고춧값 치솟게 할 것""논에 밀·콩·가루쌀 등 전략작물…수입보장·농작물 재해보험 확대"사과 수입 요구엔 "검역 협상해야…생산기반 무너지면 회복 불가""기후변화 대응TF 가동…농산물 전품목 수급관리 중장기 대책 만들 것" "양곡법은 '남는 쌀 강제 매입법'입니다. 지금도 쌀 소비는 줄고 생산은 계속 늘어 재고가 많은데 양곡법으로 남아도는 쌀이 더 많아질 겁니다. 벼농사는 기계화율이 99%에 이르는데, 직불금도 주고 남는 쌀도 다 사준다고 하면 누가 벼농사를 안 짓겠습니까.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달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안법) 개정안에 대해 "미래 세대에 죄를 짓는 일"이라면서 반대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값이 폭락하면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내용이고, 농안법 개정안은 농산물값이 기준치 미만으로 하락하면 정부가 그 차액을 생산자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가격보장제'가 핵심이다. 오는 28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양곡법 개정안과 농안법 개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송 장관은 양곡법이 통과될 경우 쌀 보관비만 연간 5천억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매입비와 합친 총비용은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쌀 매입비는 1조2천266억원, 보관비는 4천61억원으로 이를 합하면 1조6천327억원이다. 양곡법이 통과돼 쌀 생산이 더 늘어나면 매입·보관 비용이 2배로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쌀을 보관하는 정부 양곡창고는 전국에 3천400개가 넘고 쌀 재고

    오피니언

    2024.05.05
    • 17:57

      [MZ 톡톡] MBTI라는 그럴싸한 핑계

      “MBTI가 어떻게 되세요?” “너 T야?” “전 J라서 뭐든 척척 잘합니다.”요즘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대화다. 몇 년 전부터 MBTI 열풍이 불었다. 빠름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성향을 아주 빠르고 쉽게 파악할 수 있어 더 인기를 얻은 것 같다. 이제 학교 자기소개에도, 이력서에도, 자소서에도 MBTI 결과값을 쓰는 게 당연해졌다.한때 내 성격을 정말 대변해 주는 것 같던 MBTI 유형 테스트도 이제 많은 피로와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 같다. 작업 일정표를 짜야 하는데 본인이 P라서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 업무 회의를 해야 하는데 I 성향이라서 말하는 게 힘들다며 이야기를 안 하는 사람, 본인은 T 성향이기 때문에 팀원들의 마음을 전혀 모르겠다고 대놓고 말하는 팀장 등등…. 어쩌면 MBTI 결과값을 방패 삼아 어떤 노력도 안 하려 드는 것은 아닐까?이제 “저는 P라서 계획을 잘 못 세워요”라거나 “저는 I 성향이라서 회식하는 게 힘들어요” 같은 말을 들으면 장기하의 노래처럼 ‘그건 네 생각이고’를 외치고 싶다. MBTI는 지금 나의 현재 성격과 성향을 드러내는 간략한 지표일 뿐 그 결과대로 살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본인이 그런 성향이라는 것을 파악했다면 다른 성향을 발달시키도록 노력해 보고,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해봐야 한다.요즘엔 누군가를 만날 때 MBTI를 더 이상 물어보지 않으려고 한다. 그 하나의 지표로 그 사람을 쉽게 판단하고 싶지 않을뿐더러 나조차도 그것을 핑계 삼아 내가 못 하는 일을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리더십을 주제로 한 서은아 메타 상무의 영상에서 그

    • 17:57

      [고승연의 경영 오지랖] 리더의 '환각 현상' 치유법

      2022년 말 챗GPT로 시작된 대규모언어모델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어느덧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열기가 잠시 사그라지는 듯하다가 또다시 다양한 형태의 새 프로그램이 출시되면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한 영향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AI 프로그램이 지닌 치명적인 문제인 ‘환각 현상(hallucination)’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환각 현상이란 AI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로, 거짓 정보를 묶거나 사실인 정보를 잘못 묶어서 거짓을 사실처럼 말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때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마치 존재했던 일인 것처럼 알려주기도 하고, 상세하게 디테일까지 설명하기도 한다. 대규모언어모델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은 ‘틀린 내용’을 토대로 나름의 체계적 답변을 구성하면 얼핏 맞는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얼토당토않은 내용이 답변으로 나올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비록 AI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학습했어도 데이터가 어느 순간 업데이트되지 않았기에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환각 현상은 AI 챗봇에서만 나타나는 오류일까? 그럴 리 없다. 굉장히 비슷한 일이 기업을 비롯한 조직의 리더에게 나타난다. 어차피 모든 AI는 인간의 뇌를 본떠 만들었지 않은가.인간의 뇌는 어떤 기억이든 자기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왜곡한다. 틀린 정보를 받아들인 뒤에도 여러 심리적 기제로 인해 이를 쉽게 수정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여기에 ‘리더 자리에 올랐다’는 자만심과 자기만의 성공 공식까지 더해지면 리더가 각종 경영 문제에서 자기 확신에 찬 오답을 내놓으며 조직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lsqu

    • 17:56

      [기고] 과학생태계 복원, 가장 시급한 과제다

      정부가 연구개발 예산을 지난해 31조1000억원에서 올해 25조9000억원으로 삭감하면서 적지 않은 연구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최초로 자성반데르발스 연구를 개척하는 필자의 연구비도 아예 0원이 됐다.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해 낸 세계적인 선도 연구 그룹이었고, ‘네이처’를 비롯해 유수의 학회지에 우수한 논문을 쓰고 있었음에도 소용이 없었다. 무엇보다 연구비 전액 삭감의 이유를 들을 수 없었던 게 가장 답답하다.연구비 삭감을 논의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내 연구개발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이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연구비 삭감으로 작은 연구비로 연구를 이어가던 많은 소규모 연구실, 특히 지방에 있는 연구자의 연구가 큰 타격을 받았다는 데 있다.흔히 한국 과학계 연구비의 문제점으로 고비용·저효율이 꼽힌다. ‘네이처’가 2020년 분석한 자료만 봐도 한국 연구개발의 효용성은 과학 선진국 대비 4분의 1에 불과하다.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이렇게 낮은 연구 효용성의 대부분은 1억원 미만의 작은 연구비를 사용하는 연구자에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한국 연구진이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3대 연구지에 발표한 논문 총수는 122편이다. 이 중 서울대가 36편, KAIST가 26편을 차지한다. 나머지 대학이 60편을 발표했다. 참고로 같은 시기에 일본 도쿄대는 297편, 중국 베이징대는 227편을 발표했다. 2020년부터 2023년간 전국에 있는 물리학과에서 나온 총 4037편의 논문 중 상위 두 대학에서 나온 논문은 고작 14%(593편)에 불과하다. 한국 과학의 진정한 영웅은 열악한 연구

    • 17:55

      [이찬의 호모파덴스] 팔로십을 통한 동반성장

      우리가 성장한 환경이나 생활하는 직장이 나를 결정한다. 이 말은 컴퓨터 과학이나 직무분석에서 종종 사용되는 ‘Garbage-in, Garbage-out’(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GIGO)이라는 개념과 맥락상 맞닿아 있다.컴퓨터와 친숙한 분들은 ‘Garbage-in, Garbage-out’이란 표현이 익숙할 수 있다. 좋지 않은 입력이 들어가면 결과적으로 나쁜 출력이 나온다는 뜻이다. GIGO는 필자가 유학 시절 직무분석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 배운 용어이기도 하다. 직무를 분석할 대상인 해당 직무 수행자를 잘못 선발하면, 직무분석 과정을 아무리 잘 진행하더라도 직무분석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가르침이었다. GIGO의 개념은 우리의 일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먹는 모든 것은 우리의 성장과 건강에 영향을 준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고, 불량식품을 먹으면 배탈이 나게 마련이다. 유익한 정보를 얻으면 지식이 풍부해지고, 가짜 뉴스의 홍수에 빠지면 판단이 흐려진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고 따르는 팔로십도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훌륭한 리더를 롤모델로 삼고 따르면 동반 성장하겠지만, 나쁜 보스를 좇아서 흉내를 내면 함께 나락의 길로 접어드는 때도 있다.필자의 경우 학문적으로는 대학원 시절부터 25년째 인연을 맺어가고 있는 지도교수님으로부터, 실무적으로는 기업체 인사팀 재직 시절부터 20년째 교류하고 있는 상사로부터, 종교적으로는 신부의 길을 걷고 있는 죽마고우로부터, 개인적으로는 부친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우리가 누군가를 역할 모델로 삼고 팔로십을 갖는 것은 우리가 따르

    • 17:54

      [랜드마크vs랜드마크] 바라보는 경관이냐, 함께 만드는 풍경이냐

      총석정, 죽서루, 월송정, 낙산사…. 예로부터 관동 지역의 명승지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장소의 매력에 빠져드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 가면 꼭 정자나 누마루 같은 건물이 하나씩 서 있다. 그러나 그 건물들은 웅장하지 않다. 그곳의 주인공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이 경치를 잘 즐길 수 있도록 건물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생략의 미, 프레임으로서의 미를 발휘하고 있다.2021년 완공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리틀아일랜드는 허드슨강의 유일한 인공섬으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면 축구장 크기의 아무것도 없는, 오픈된 공간일 뿐이다. 꽃과 나무가 만발한 공원과 광장으로 비워진 곳이란 느낌을 받는다. 리틀아일랜드는 2012년 허리케인 샌디로 파손된 피어54를 복원하기 위해 처음 구상됐다.시에서는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다양한 방면으로 고민했고, 상하이엑스포의 영국관 설계로 유명한 토머스 헤더윅이라는 건축가를 선정해 디자인을 맡겼다. 그는 하나하나의 단위를 활용해 건축물을 설계하는 데 장점을 가진 건축가인 만큼 피어에 남겨진 부러진 나무 기둥에서 영감을 받아 허드슨강에 박힌 콘크리트 기둥을 활용한 인공화분 형식의 공공공원을 제안했다. 총 280개의 피어화분은 강바닥에 고정돼 움직이지 않는 인공 구조물로 서로 연결돼 넓은 인공 지반을 만들었다. 강으로 나아가며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면서 사람들의 시야에 역동성을 준다. 섬의 끝부분에서는 허드슨강을 극적으로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그 인공섬에 서면 뉴욕 맨해튼을 거꾸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인공섬은 그 자체가 주인공이 아니라 허

    • 17:32

      [시론] 대만 문제와 전략적 유연성

      냉전 초기 한국과 대만 안보는 서로 영향을 끼쳤다. 6·25전쟁은 대만의 운명을 바꿨다. 미국의 불개입 정책이 개입 정책으로 선회함으로써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가 회생했다. 장제스는 한국전 파병을 제의했으나 확전을 우려한 미국은 거절했다. 전쟁 후 한국과 대만은 ‘반공통일전선’을 결성하며 냉전의 최일선에 섰다. 70여 년이 지난 신냉전 시대에 대만 문제는 한국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대만해협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민진당의 독립주의자 라이칭더가 총통에 당선돼 취임을 앞두고 있다. 벌써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 경제, 사이버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지난 3월 하원 청문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준비를 마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이 되는 해다. 전쟁 발발 여부는 역내 행위자들의 정치, 경제, 군사적 요인에 영향받기 때문에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대만 통일을 핵심 국익이자 공산당 존립 기반으로 여기는 중국은 군 개혁과 실전훈련 강화로 군사적 위협을 가중할 것이다.미·중 전략 경쟁 속에 한반도와 대만 안보는 연계돼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커진다. 또한 미국의 개입 여부는 한국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만 지원을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어 어떤 형태로든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과정에서 불개입을 시사하기도 하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겠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자신이 대중 강경론자이고 많은 참모와 공화당 의원이 중국 견제 필요성에

    • 17:31

      [천자칼럼] 평화누리도 작명 유감

      1018년은 한국의 지방 행정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해다. 1010년 거란의 2차 침입으로 나주까지 몽진 갔던 고려 현종은 그해 북방 경계 강화를 위해 후일 행정 구역 체계의 근간이 되는 ‘5도 양계’ 체제를 마련한다.그때 생긴 지명이 경기·경상·전라다. 전라도는 현종이 몽진 왕복 과정에서 묵은 전주와 나주에서 따온 이름이고,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에서 유래했다. 경기는 서울 경(京) 자와 수도 주변 지역을 뜻하는 기(畿)자를 합한 말인데, 당시 5도에는 포함되지 않고 수도 개경과 인근 12개 고을을 묶은 특별 구역 이름이었다. 그러다 1414년 조선 태종 때 8도의 하나인 경기도가 됐다.경기는 이처럼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행정 지명이다. 이런 유구한 전통의 지명이 요즘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김동연 지사가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새 이름 공모로 ‘평화누리특별자치도’가 선정되자 도민은 물론 국민적 비난과 조롱을 사고 있다.평화누리특별자치도는 누가 들어도 행정 지명으로 적합하지 않다. 경기도의 정체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코미디 같은 작명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념적이라는 것이다. 군사시설이 몰려 있는 경기 북부 지역에 이런 이름을 붙여 놓고 ‘종북’ ‘친북’ 시비에 휘말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면 참으로 순진한 발상이다.행정 지명까지 정치에 이용하는 대표적인 곳이 북한이다. 양강도의 김정숙군(김정일 생모), 김형직군(김일성 아버지), 함경북도 김책시(김일성 전우), 은덕군 안길리(김일성 전우) 등이 멀쩡하게 내려오던 지명을 김일성 일가와 그들에게 충성한 사람들의 이름을 붙여 바꾼 사례다.행정 지명을 공모로 결정

    • 17:30

      [사설] 서민 울리는 사기죄 형량 강화…이런 게 민생이다

      대법원이 13년 만에 전세 사기, 보이스피싱, 코인·다단계 사기 등 사기죄 양형 기준을 손보는 작업에 착수했다. 사기는 ‘경제적 살인’에 비유될 만큼 민생을 파괴하는 중대 범죄지만 가벼운 형량 탓에 갈수록 사건이 늘고, 피해도 커지고 있다. 때맞춰 한국경제신문이 기획·연재하는 ‘대한민국 사기 리포트’는 ‘사기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연간 30만 건 이상의 사기 범죄가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병리적 실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탕을 노린 20대 사기 범죄 비중이 40, 50대를 뛰어넘고, 대상도 전세·중고 거래 등 전방위로 확산해 일상을 위협할 정도다. 재범률은 40%를 넘어 다른 범죄보다 월등히 높다.이런 배경에는 ‘솜방망이 처벌’이 자리 잡고 있다. 일반 사기의 형량 기준은 사기 금액이 1억원 미만일 때 6개월~1년6개월, 1억~5억원일 때 1~4년인데, 300억원을 넘어도 6~10년에 불과하다. 피해 규모가 클수록 형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이상한 구조다. 법원은 최근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전세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범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서민 191명의 전세보증금 148억원을 가로채고, 청년 4명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처벌은 이게 다였다. 사기죄 최대 형량이 10년이고, 여기에 2건 이상의 사기를 저질러 최대 2분의 1까지 형이 추가되는 ‘경합범 가중’ 규정까지 합쳐봐야 법정 최고형이 징역 15년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서민의 삶과 희망을 무너뜨리는 사기를 근절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민생이다. 법정 형량을 대폭 강화하는 건 그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한 사람이 2개 이상 범죄를 저지른 경우 여러 혐의 중 최고 형량의 절반

    • 17:30

      [사설] 의료 대란 피한 건 묵묵히 환자 곁 지키는 의사들 덕분

      지난 2월 말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시작된 의사들의 파업이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 10명 중 9명 이상이 현장을 떠나 복귀하지 않고 있으며, 과로에 시달리는 의대 교수들도 주 1회 휴진에 들어갔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확정하면 1주일간 집단 휴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집단 휴진에 동네 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들의 동참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그럼에도 의료 현장이 ‘의사 공백’ 수준에 그치고 ‘대란’으로 번지지 않은 것은 묵묵히 환자 곁을 지키는 의사가 적잖기 때문이다. 이도상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휴진이 권고됐던 지난 3일에도 출근해 대장암 환자 등의 진료를 봤다. 교수협의회가 휴진을 결정했더라도 환자가 먼저이니 환자 곁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병원의 다른 젊은 교수는 한 달에 당직을 15일 이상 서 가며 환자를 돌보고 있다.익명을 요청한 국립대병원의 한 교수도 환자에 대한 사명감과 인류에 대한 봉사정신으로 병원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 빈자리로 인해 체력적으로 지치고 힘들지만 환자를 위해 의사와 간호사들이 합심해 열심히 진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상남도의 한 종합병원에선 교수 전원이 석 달째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현장을 지키고 있다. 서울대 의대·병원 비대위가 최근 소속 병원 교수 4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96.5%가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답했다.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의 최대 고충은 따돌림과 눈치라고 한다. 언론 취재에 응한 다수가 익명을 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집단행

    • 17:29

      [사설] 77조 조세지출 삭감, 정치에 흔들리지 말고 과감한 실천을

      기획재정부가 ‘숨은 보조금’이라고 불리는 조세지출과 내용이 비슷한 재정지출 사업을 전수 조사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내년도 예산 편성 때 재정지출과 조세지출 간 정책 목적과 수혜 대상이 중복된다면 폐지 또는 재설계한다는 계획이다. 특정 분야에 혜택을 주기 위해 세금을 면제·감면해주는 조세지출과 예산 편성을 통한 재정지출 중복을 줄여 나라 살림 씀씀이를 효율화하겠다는 것인데, 늦었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다.조세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은 진작부터 제기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1% 늘어 나라 살림의 12%인 77조1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상당수 조세지출이 효과는 불분명한데 성역처럼 여겨져 고착화했다는 데 있다. 지난해 말 일몰이 도래한 조세지출 항목 71개 중 연장된 것이 65개에 이를 정도다.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수혜층의 반발을 의식해 구조조정에 엄두도 못 낸 결과다. 농민 102만 명이 7000억원 안팎의 감면 혜택을 받고 있는 ‘농업용 석유류 간접세 면제’ 제도만 해도 면세유 불법 유통이 끊이지 않고, 공익직불제(농가 보조금)와 중복 논란이 적지 않은데도 8차례나 일몰이 연장됐다. 부가가치세 영세율(0%)을 적용받는 비료·농약·사료, 4년 새 약 50% 급증한 각종 중소기업 조세지출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정책 목적이 같은데도 분절돼 예산 운용 효율화를 떨어뜨리는 조세·재정지출의 통합, 구조조정 작업은 일회성으로 끝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취약층 지원 명분에 갇혀 획일적으로 세금을 면제·감면해주고 관성적으로 연장을 되풀이한다면 특혜에만 안주해 경쟁력을

    • 17:27

      [데스크 칼럼] 정치인들의 중앙은행 괴롭히기

      권력자와 정치인에게 ‘돈 풀기’는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눈먼 돈인 국가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하면 당분간은 모두가 환호하기 마련이다. 뒷감당은 통상 중앙은행이 떠맡는다. 넘치는 유동성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을 고금리로 조이다 보면 어느새 ‘공공의 적’이 돼 있다. 어쩌면 그게 중앙은행의 숙명인지도 모른다.세계 76개국에서 크고 작은 선거를 치르는 올해엔 국가마다 재정 포퓰리즘이 더욱 득세하는 움직임이다. 중앙은행이라고 해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때로는 포퓰리즘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선제 대응에 나서기도 한다. 얼마 전 태국 중앙은행(BOT)이 그런 사례를 보여줬다. 중앙은행 vs 포퓰리즘BOT는 지난달 태국 정부에 긴급 서한을 발송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현금성 지원금 지급을 재고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내용이었다. 태국 집권당인 프아타이당은 지난해 5월 총선을 치르면서 ‘국민 1인당 5만밧(약 185만원) 지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분에서였다. 야당과 경제학계에서 재정 악화를 우려하자 올해 초에는 지급 대상을 5000만 명으로 한정하고, 지원금도 5만밧에서 1만밧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규모를 줄였는데도 소요되는 예산이 5000억밧(약 18조원)에 달했다.BOT는 서한에서 “정부 계획은 장기적인 재정 부담, 국가 신용등급 강등, 투자자 신뢰 상실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태국 경제가 부진한 것은 구조적 문제 때문이어서 경기 부양책은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BOT는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지

    • 17:26

      [월요전망대] 불법 공매도 조사 결과 발표…재개 시점은 언제?

      금융감독원은 6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불법 공매도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불법 공매도가 촉발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언제 풀릴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BNP파리바와 HSBC 등 일부 IB가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한 사례를 적발한 후 전수조사에 나섰다. 이 사건 직후 금융위원회가 올 6월 28일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금감원이 추가 적발한 불법 공매도는 수천억원 규모로 알려졌는데, 고의성 여부와 관련해선 업계와 견해차가 작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구체적인 불법 사례와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공매도 금지 해제 시기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안팎에선 불법 공매도 차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려 공매도 재개 시점이 연말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공매도 금지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한국은행은 7일 ‘4월 말 외환보유액’을 공개한다. 최근 달러화 강세가 국내 외환보유액에 미친 영향 등을 따져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3월 외환보유액은 4132억달러로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세계 9위 수준이다. 달러 강세로 기타통화 외화자산액 환산액은 줄었지만, 외화자산 운용 수익이 늘어났다. 오는 9일엔 ‘3월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한다. 2월 경상수지는 68억6000만달러(약 9조2747억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흑자 규모도 1월(30억5000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11개월

    • 17:25

      [다산칼럼] '깜짝 성장' 쇼크의 교훈

      2016년 방영된 드라마 ‘시그널’. ‘과거’ 형사와 ‘현재’ 형사들이 무전으로 소통하며 미제사건을 파헤친다. 통화정책도 시공간 사이의 소통이 관건이다. 오늘 결정한 금리정책은 그 효과가 100% 발현되기까지 1년에서 1년 반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금리를 올렸는데 정작 1년 후 경기가 예측과 달리 불황이면 대략난감이다. 잘못된 예측에 매달리면 엉뚱한 판단·결정을 하게 되는 거다.“내수 부진 고착화를 방지하고 차입 부문의 누적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정상화 필요성이 높아졌다”(모 금융통화위원). 지난 4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의 일부다. 내수 부진 예측을 전제로 금리 인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겨우 2주 만에 경기 상황이 급반전됐다.4월 25일 발표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1.3%)은 시장 전망치(0.6~0.7%)를 두 배 웃돌았다. “저희 예상보다 크게 차이가 났기에 어디서 차이가 났는지 검토 중이고, 겸허한 마음으로 살피겠다.” 한국은행 총재가 머리 숙인다. 예상 못 했음을 자인한 것이다.정부는 ‘깜짝 성장’을 내심 반긴다. 1인당 25만원씩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야당 주장을 치받는데 깜짝 성장 수치가 쓸모 있어 보인다. 경기 상황이 민생 회복을 걱정할 정도로 나쁘지 않음을 통계가 웅변하고 있어서다. 깜짝 ‘하락’이 아닌 게 천만다행이다. 예측 실패가 고맙기까지(?) 하다. 정치 공방에 경제예측 실패의 심각성은 뒷전으로 밀리는 분위기다.예측 실패가 한은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신뢰도도 자주 시험대에 오른다. 3월 제롬 파월 Fed 의장 발언이 한 예다. “물가가 낮아질 것

    2024.05.03
    • 18:43

      [한경에세이] 뾰족한 고성과 조직의 시대

      많은 조직이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기업이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실시간 성과를 측정하는 이유다.조직 관리는 곧 성과 관리다. 성과 관리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수행 상황을 평가·보상하는 과정이다. 이때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타당한 기준, 투명하고 공정한 관리가 중요하다. 자신을 후하게 평가하는 경향인 ‘평균 이상 효과’ 때문에 조직의 10명 중 7명 정도가 자신이 고성과자라고 생각하며, 특히 임원은 9명이 스스로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므로 조직의 성과 관리는 더 뾰족하고 정교해야 한다. 리더는 수시로 원온원(일대일 면담)이나 정교한 피드백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최근에는 기회비용과 관련된 시간 개념이라는 ‘플러스 알파’도 목표 관리에 도입됐다. 주어진 시간에 얼마나 정교하게 집중·몰입하는지에 대한 시간 재무 효과가 중요해지고 있다. 다시 말해, 시간을 수익의 수단으로 환산해 성과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촘촘하게 시간을 관리하는 기법인 ‘타임 박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제는 성과를 측정·관리할 때 시간 개념을 추가한 효율성을 검토해야 한다. 성과 관리 기법인 OKR 시스템에서도 조직의 목표 방향을 팀 및 구성원과 빠르게 정렬·일치시켜 시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비즈니스 전략이란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려 설계한 계획서로 볼 수 있지만, 쉽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잊어버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링크트인 CEO를 지낸 제프 와이너는 ‘이렇게까지 설명하고 반

    • 18:14

      [토요칼럼] K팝 지배구조 민낯 드러낸 '민희진 신드롬'

      취향과 선호에는 이유가 없다. 싫은 이유는 대개 명확하지만 좋은 이유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좋은 것이다.엔터테인먼트사업이 어려운 것은 이 지점에 있다. ‘그냥’이란 말로 포장된 매력은 숫자로 계량할 수 없다. 분석도 예측도 불가능하다. 대중이 좋아하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다고 해서 ‘대박’이 터지지 않는다.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가 기획하고 외모, 가창력, 춤 실력이 뛰어난 그룹이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진 사례는 너무나 많다.투입 대비 산출을 예상할 수 없으니 전통적인 경영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한정된 노동과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해도 최대 성과를 내기 어렵다. 사전 수요조사를 할 수도 없고 제품 생애주기도 들쭉날쭉하다. 망한 곡이 부활해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고 잘나가던 아티스트가 한순간 추락한다. 연습생 한 명 키우는 데 연간 1억2000만원, 데뷔까지 평균 3년이면 3인조 그룹에 10억원 이상 든다. 수십억원을 쏟아부어도 성공 확률은 0.01%다. 변수도 리스크도 많으니 경영자 입장에선 이렇게 답답한 사업이 없다. 엔터업계가 본능적 감각에 의존하는 건 이런 이유가 클 것이다.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이 방면에선 타고난 ‘직감’을 가졌다. 소녀시대, EXO 등 스타 아이돌을 줄줄이 탄생시켰고 SM엔터테인먼트 총괄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하이브 이직 후 걸그룹 뉴진스까지 성공을 거뒀으니 한눈에 대중을 사로잡는 천부적인 감각의 소유자다.그가 직접 연출과 주연을 맡은 기자회견이 히트를 한 것은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다. 하이브가 제기한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2시간 동안 억

    • 18:13

      바이든에게 '함정'인 중동 문제

      미국에서 중동 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대부분 씁쓸하게, 그리 현명치 못한 수준에서 전개되곤 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배경을 이해하고, 미국 대통령이 고를 수 있는 현실적 선택지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미국인이 거의 없어서다.중동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닐 터이니, 바이든 정부에 이런 상황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가자지구 휴전과 전후 재건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버드대부터 서던캘리포니아대까지 미국 전역 대학 캠퍼스 시위와 민주당 내 분열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28%만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가자 전쟁 대응에 동조했다. 바이든, 국익 vs 대선 갈림길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미국 국익과 정치적 기반의 요구 사이에 갇혀 있다. 미국은 냉전 이후 중동에 남은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이란에 맞서야 한다. 이 지역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단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할 수 있고, 장기적으론 전 세계 미국 질서를 뒤집으려는 수정주의 세력과의 경쟁에서 워싱턴의 입지가 심각하게 약해질 수 있다.미국 내부적으론 중동 정책으로 인해 민주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쉽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을 비판하는 민주당 내 다수는 단지 이스라엘과의 전략적 협력에만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권위주의 국가와의 긴밀한 동맹에 분개한다. 이들은 하마스가 속한 초국가적 이슬람주의 운동인 무슬림형제단에 동조한다. 이 그룹에는 종교와 민주적 가치를 조화시키려는 많은 미국 무슬림이 포함돼 있다.전쟁을 종식하고 팔레스

    • 18:11

      [취재수첩] 적자 금고 '배당 잔치' 문제 없다는 행안부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단위 금고가 배당을 하다니요. 금융당국이 관리·감독하는 금융회사였다면 상상도 못 할 일입니다.”전국 1288개 새마을금고가 지난해 당기순이익(860억원)의 다섯 배가 넘는 5000억원가량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는 본지 기사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가 한 말이다. 본지는 개별 금고 가운데 100억원대 순손실을 내거나 경영실태평가 ‘취약’ 등급을 받은 곳마저 ‘배당 잔치’를 벌였다고 단독 보도했다.▶본지 5월 2일자 A1, 3면 참조행정안전부는 2일 곧바로 설명자료를 통해 “새마을금고가 그동안 쌓아온 이익잉여금 가운데 배당에 쓸 수 있는 임의적립금은 4조2000억원”이라며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한 임의적립금이 있을 경우 배당할 수 있다”고 했다.행안부가 제시한 것은 전국 1288개 새마을금고의 ‘합산’ 임의적립금 숫자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의 경영 건전성을 분석할 땐 전체 합산 숫자만이 아니라 개별 금고의 사정을 따로 들여다봐야 한다. 새마을금고는 각 단위 금고가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실제로 임의적립금이 충분하지 않은 단위 금고가 배당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부산의 A금고는 2022년 말과 지난해 말 모두 임의적립금이 0원이었다. 그런데도 지난해 5586만원(배당률 6.1%)의 배당금을 출자자들에게 지급했다. 그동안 쌓아놓은 적립금이 한 푼도 없어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이 그대로 배당 등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A금고의 순자본비율은 2.07%로 최소규제비율(4%)을 한참 밑돌았다. 이런 금고가 부지기수다.새마을금고의 배당 잔치가 문제인 이유는 단순히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다. 위

    • 18:10

      [아르떼 칼럼] 도쿄 어느 미술관에서 허리를 숙인 이유

      우리는 미술관에 왜 가는 걸까? 가장 느린 속도로 걷기 위해, 삶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미술관에 간다고 책에 썼다. 예술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예술 앞에 선 우리가 진짜 위대한 거라고도 썼다. 예술 향유는 특별한 게 아니라고, 누구나 누릴 수 있다고 부르짖었다. 책을 쓰고 강의하고 여기저기 외치고 다닌 효과가 조금은 있어 퍽 많은 사람이 예술 향유자가 됐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과 ‘느리게 걷는 미술관, 도쿄 예술 여행’을 다녀왔다.일본 미술관에 명화가 즐비하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다. 도쿄를 중심으로 미술관만 여섯 군데 감상했다. 첫날 방문한 DIC가와무라기념미술관에는 마크 로스코의 압도적인 벽화가 전시돼 있다. 로스코의 의도대로 조도를 잔뜩 낮춘 전시실, 그림 앞에 가만히 서 있노라면 깊은 심연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스탕달 신드롬’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우리는 단순히 그림만 보고 나온 게 아니었다. 미술관에 오래 머물고 충분히 느끼며 그곳에 있는 카페에서 식사도 했다.둘째 날 간 네즈미술관은 시공간 자체가 예술이었다. 통유리 창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정원이며 한지 창으로 어울지는 그림자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그리고 미술관마다 순간의 감흥을 휘발하지 않기 위해 응시와 기록을 함께 했다. 내 마음의 그림 한 점을 발견해내고 반드시 짧은 영감을 길어 올려야 했다. 아이부터 성인까지 모두 함께 참여했다. 각자 고른 그림과 글을 보여줬을 뿐인데 삶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고, 우리는 눈을 반짝이며 살아온 날들을 경청했다. 그러다 보면 서로의 마음이 들리고 만져졌다. 어린이부터 시니어까지 모두

    • 18:09

      [천자칼럼] 한은 총재도 모르겠다는 'GDP 서프라이즈'

      ‘경제학자는 자신이 어제 예측한 일이 오늘 왜 일어나지 않았는지를 내일 알게 되는 전문가다.’ 경제 전망이 빗나갈 때마다 회자되는 말인데, 요즘 한국은행이 딱 이런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1분기 깜짝 성장 이유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겸허한 마음으로 살펴야 할 것 같다”고 했다.한은은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0.5%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실제는 1.3%였다. 연율 기준으로 어림잡아 2% 성장을 예상했는데 5.2%로 나온 셈이니, 틀려도 보통 틀린 게 아니다. 한은 내에선 “멘붕 수준”이란 말이 나온다.미국에선 전망치가 틀릴 때가 많다. 게다가 실제 성장률 수치도 속보치(1차), 잠정치(2차), 확정치(3차)가 모두 다를 때도 비일비재하다. 속보치, 잠정치가 마이너스(-)였다가 확정치는 플러스(+)로 바뀌는 등 방향 자체가 180도 달라질 때도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민간소비,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을 더해 산출하는데, 나라가 크고 지역별 편차가 크다 보니 통계 집계가 쉽지 않아 생기는 일이다.반면 한국의 GDP 통계는 빠르고 정확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이번에 명성에 금이 갔다. 1분기 GDP 서프라이즈는 기대 이상의 내수 덕분이다. 한은은 수출은 좋지만 내수는 별로라고 봤는데, 실제로는 수출과 내수 모두 좋았다. 그런데 왜 내수가 예상보다 좋았는지 정확히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삼성의 갤럭시 S24 출시 효과’, ‘평년보다 온화한 겨울 날씨’ 등을 이유로 꼽았지만 충분히 납득할 만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고 한다.정부도, 시장도 1분기 경기가 이렇게 좋을 줄 몰랐으니 한은만 탓할 건 아니지만 한은

    • 18:08

      [사설] AI 고급 두뇌 쟁탈전에 팔짱만 끼고 있을 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인재 쟁탈전에서 한국이 속절없이 밀려나고 있다. 인력 격차가 기술 격차로 이어지면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잃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삿일이 아니다.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인도와 이스라엘에 이어 AI 인재 유출이 세 번째로 많은 국가였다. 미국 시카고대 폴슨연구소 산하 싱크탱크 매크로폴로는 2022년 기준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AI 인재의 40%가 해외로 나간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2027년까지 국내 AI 분야에서만 1만2800명이 부족한 상황인데, 그나마 국내에서 키운 인재마저 삼성이나 네이버가 아니라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로 떠나는 게 현실이다.전방위에서 인재를 빨아들이는 글로벌 빅테크의 막강한 자본력에는 무력감을 느낄 만하다. 이들 기업 최고급 연구원의 시작 연봉은 10억~20억원에 이른다. 연봉이 1억~2억원인 국내 기업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연봉 못지않게 중요한 게 연구 환경이다. 글로벌 빅테크에서 일하는 한국인 AI 연구자를 대상으로 ‘귀국을 고려할 만한 조건’을 설문조사한 결과, 1위는 우수한 동료 연구진, 2위는 데이터·컴퓨팅 시스템 같은 AI 연구 인프라, 3위는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연구 문화를 꼽았다. 그런데 AI 연구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국내 대학들은 5500만원에 달하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구하지 못해 구형 게임용 칩으로 연구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러니 고급 두뇌는 해외에서 스카우트를 받지 않아도 스스로 짐을 쌀 수밖에 없다.이처럼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선 연구 인프라 조성과 생태계 구축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 하지만 국내 환경은 오히려 거꾸로다

    • 18:08

      [사설] 증시 밸류업 가이드라인, 기업 부담 늘리는 방향은 곤란

      근래 증권시장의 큰 관심사였던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정책 방향이 가시화됐다. 증시의 해묵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부동산에 쏠린 가계 자산을 주식 쪽으로 돌려 국부를 키우자는 담대한 시도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된 유인책은 많이 아쉽다. 기업에서 체감할 만한 당근책은 없고, 자칫 또 하나의 규제거리만 덧대는 꼴이 될 수 있다.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그제 제시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은 기본적으로 공시 강화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성향 등 전통적 재무지표의 중장기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행 방안을 수립하라는 것이다. 지배구조 개선안 같은 비(非)재무지표도 내놔야 한다. 방식은 ‘자율 공시’지만 유인책으로 꼽혀온 세제 혜택이 빠지면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기업이 시큰둥해하는 것에는 일리가 있다. 무엇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은 뒤 이게 경영의 족쇄로 작용하거나 자칫 ‘공시 미이행 기업’으로 낙인찍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한국은 자율적 가이드라인을 가장한 규제가 유난히 많은 나라다. 더욱이 불안정한 국제 정세 등 국내외 경영 환경 변화가 너무 커 재무지표의 중장기 설정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기업이 아닌 경우 공시·IR 담당 인력을 갖춘 곳도 많지 않다. 그럴듯하게 공시를 대신해줄 컨설팅·회계법인 일감이나 늘려주기 딱 좋게 됐다. ‘자율 이상’의 밸류업 공시 활성화와 실효를 꾀하려면 법인세 경감 같은 구체적 인센티브도 필요하다. 당장 줄어드는 세수를 보면 어려울 수 있지만 자산·자본시

    • 18:08

      [사설] 체육·예술 병역특례, 국민의식·병역자원 변화 반영해야

      이기식 병무청장이 체육·예술요원 병역특례 제도 폐지 가능성을 내비쳐 주목된다. 이 청장은 그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체육·예술요원 보충역(병역특례) 제도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탄소년단(BTS)의 현역 복무가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고도 했다. 1973년 도입된 체육·예술요원 병역특례는 이제 반세기가 지났다.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에 기여한 체육·예술 특기자를 군(軍) 대신 체육·예술요원으로 복무하게 하자는 게 취지였다. 하지만 5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시대 환경도, 국민 인식도, 병역자원 상황도 당시와 전혀 다르다.현재 체육요원은 아시안게임 1위, 올림픽은 3위까지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면 사실상 병역 의무가 면제된다. 예술요원은 30개 국제 예술경연대회 2위까지, 5개 국내 경연대회 1위, 국가무형문화재 전수자가 적용받는다. 월드컵 축구 16강, 야구는 WBC 4위 이상이 대상이 된 적도 있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때마다 프로로 구성된 야구, 축구선수 등이 아마추어들을 상대로 너무 쉽게 금메달을 따 ‘병역특혜’를 받는다는 논란이 거셌다. 최근엔 국위 선양으로 따지면 당연히 BTS 등 대중예술인도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는 문제 제기까지 있었다.우리나라는 지금 세계 최악의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다. 외신들조차 한국이 현재의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워 국방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북한의 위협은 고조되는데 병역자원은 갈수록 줄어드는 ‘안보 공백’에 직면해 있다. 병역특례의 대폭 축소나 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군 복

    2024.05.02
    • 18:38

      [한경에세이] 사람의 결에서 경영의 길을 찾다

      경영을 모르던 기술자가 어쩌다 근 30년을 경영자로 살아왔다. 어느 한순간도 쉽지 않았다. 지금도 매일 흔들리고 비틀거린다. 경영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 사람에게서 힘을 얻지만, 사람으로 인해 아프고 힘든 일도 많다. 사람을 사랑하는 한 경영자는 영원한 ‘을’일 수밖에 없다.경영이란 무엇일까? 세상은 모두 연결돼 있다. 관계로 상호작용하며 늘 변화한다. 자연도 인간도 사회도 모두 그렇다. 그러므로 경영도 관계와 상호작용으로 봐야 한다. 경영은 조직과 시장의 상호작용이다. 조직도 시장도 본질은 사람이다. 조직에서 효용을 생산하는 주체도, 시장에서 효용을 구매하는 주체도 사람이다. 따라서 ‘경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사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얻을 수 있다.경영의 본질은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기업의 역할은 사람을 통해서 사회를 먹이고 살리는 일이다. 기업은 유한하지만 사회는 무한하다. 따라서 기업은 사람을 키우고 가꾸는 뜰이고 밭이어야 한다. 잘 클 수 있는 사람을 뽑아 적재적소로 사람 밭을 가꾸는 일이 경영의 전부다.사람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개나리를 진달래로 바꿀 순 없다. 그건 신의 영역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개나리는 개나리대로 더 아름답게 꽃피우도록 하는 일이다. 경영자의 최선도 자연이 빚은 사람의 결이 최대한 잘 드러나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의 ‘본질’에서 경영의 ‘실용’을 찾는 ‘사람경영’의 지혜가 필요하다.경영은 과학이다. 과학은 인과(因果)를 연결하는 정직한 학문이다. 인과는 본질과 실용을, 이치와 가치를 연결한다. 인간은 과학의 눈으로 이치(理致)를 발

    • 18:35

      [차장 칼럼] K팝 크리에이터를 저격한 대가

      이렇게 논쟁적인 캐릭터는 처음이다. 정치인도 아니다. 아티스트이자 기업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 얘기다. 그를 보는 시선은 이중적이다. 뉴진스를 단숨에 K팝 대표 걸그룹으로 키운 크리에이터와 하이브에 고용된 계열사 대표 사이에서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하이브와 민 대표의 분쟁을 바라보는 스펙트럼이 다채로운 이유다. 지난 열흘간 진흙탕 싸움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모두 각자의 프리즘으로 사태를 해석하고 있다. 분쟁 내막을 뜯어보면 전례 없는 일투성이다. 자본시장 관점에서도 곱씹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방시혁 중심의 지배구조 직격항상 분쟁은 초대박 뒤에 터지기 마련이다. 뉴진스의 대성공과 그에 따른 성과 보상 모두 유례없는 일이었다.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전체 산업을 통틀어도 창업자가 아니라 피고용인이 초단기에 대박을 터뜨려 1000억원을 넘보는 보상을 받은 사례는 찾기 힘들다. 지분 수준이나 풋옵션 조건 같은 성과 보상 분쟁은 프라이빗한 영역이다. 방송인 김어준 씨 말처럼 “천상계 이야기”다. 어도어 기업가치가 일각의 추정대로 2조원으로 오르면 민 대표(지분 18%)는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2일 기준 3600억원) 수준의 부를 거머쥐게 된다.원칙과 계약을 우선시하는 미국식 자본주의 관점에서 보면 민 대표의 행동은 이해 불가다. 이미 사인한 계약서에서 독소조항은 바꿀 수 있어도 핵심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요구는 상식적이지 않다. 하이브는 회사와 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밖에 없다.그러나 눈물과 욕설로 범벅 된 민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앵글이 바뀌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저격한 ‘

    • 18:32

      [다산칼럼] 민생 못 살리는 민생회복지원금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지원금을 지불하자고 제안했다.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총 13조원을 지급하자는 주장이다. 평균적 시민의 삶이 어려우니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은 ‘온정적’이다. 이것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으로 비칠 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지적을 하고 싶다.현재 민생이 어렵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선거 유세 중 시장에서 만나는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는 선거 후 출구 조사처럼 틀린 정보일 수도 있으니 관련 데이터를 보는 게 순서일 듯하다. 우선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물건이 잘 팔리는가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를 보자. 이 지수의 연간 변화율은 올 1월 -3.3%를 기록해 소매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 2월에는 0.9%로 회복했다. 1월 지수만을 기준으로 민생을 판단하면 민생회복지원금이 필요하다고 할지 모르나, 그런 기준이라면 작년 가을과 여름 그리고 재작년 겨울도 비슷한 정도로 안 좋았다. 3년 내내 민생회복지원금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최근 가장 나빴던 적은 2020년 3월 -7.8%이고 이때 코로나19 지원금이 지급됐다. 이런 데이터 움직임을 보면 지금은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난 5년간 기준으로 특별히 나쁜 시기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현재 소매 경기 부진은 높은 물가에 따른 실질 소비 지출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니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임금도 물가에 연동해서 올라가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언론에 언급되는 또 다른 민생 관련 자료는 은행 연체율이다. 중소기업과 가계의 연체율은 올 2월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개인이

    • 18:31

      [취재수첩] '정치권 결탁' 비판하는 조합원 강퇴시킨 민주노총

      “위성 정당과 야합한 양경수 위원장은 사퇴하라.”지난 1일 서울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 마련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전국 노동자대회 연단 앞에 두 명의 조합원이 갑자기 뛰쳐나와 구호를 외쳤다. 근로자의 날을 맞아 조합원 2만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한창 양 위원장이 개회사를 읽어 내려가던 중이었다.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목이 쉬어라 구호를 외치던 두 사람은 순식간에 현장 보안을 맡은 다른 조합원들에게 팔을 붙잡힌 채 퇴장당했다.돌발 사태에도 양 위원장은 중단 없이 계속 개회사를 읽어 내려갔고, 사회자의 정리 멘트 없이 대회가 이어졌다. 기습 시위를 벌인 민주노총 조합원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양 위원장이 대의원 대회 결의를 어긴 것에 대해 어떤 반성도 없기에 시위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민주노총은 작년 9월 대의원대회에서 ‘전·현직 간부 지위를 이용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을 지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이후 총선이 다가오자 간부들은 속속 총선판에 뛰어들었고,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한 진보당 소속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대의원대회에선 거대 양당을 ‘친자본 보수당’이라고 선언하고 어떤 정치적 연관도 갖지 않기로 했지만, 눈앞으로 다가온 금배지 유혹 앞에선 소용없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이날 기습 시위는 노총 내부의 해묵은 계파 갈등이 반영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내 NL(민족해방) 계열 ‘전국회의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전국회의파 등은 그동안 제도권 정치 진입을 통한 영향력 확대에 관심이 많았다. 총선 시기 더불어민주연

    • 18:10

      [시론] 남다른 美 경제 성장의 원동력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미국이 2.5%의 성장률을 기록,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의 다른 G7 국가들이 0%대, 심지어 독일은 역성장(-0.3%)한 것에 비하면 월등한 수준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1%에서 3개월 만에 2.7%로 0.6%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한때 9%에 육박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3% 수준까지 낮아졌다. 미국이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골디락스’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본시장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했다. 미국이 글로벌 경제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시기라고 생각된다.이처럼 미국 경제가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무엇보다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지원해 기술 혁신을 유인하고 ‘강력한 산업’을 육성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금도 첨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더욱더 높이기 위해 2022년 칩스법을 마련했다.미국 내 반도체 시설·장비 투자, 제조·연구개발 등에 총 527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그 결과, 미국은 법 시행 1년 만에 전 세계 기업들로부터 총 1660억달러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계획을 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이런 노력은 경제활력 제고는 물론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제조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미국 경제 성장의 또 다른 핵심 요인은 급격한 경기 변동에 따른 충

    • 18:09

      [천자칼럼] '복마전' 선관위

      대법관이 겸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역대 걸출한 법조인이 맡아 왔다. 이회창, 윤관, 김석수, 최종영, 이용훈, 양승태 대법관 등이다. 이들은 모두 선관위원장 이후 대법원장이나 총리까지 지냈다. 이렇게 찬란한 선관위원장 계보에 흠집을 남긴 두 사람이 권순일·노정희다.권순일은 대법관을 퇴직하면 선관위원장도 함께 내려놓는 예외 없던 관행을 깨고 선관위원장직을 계속 유지하려다가 망신만 당했다. 노정희는 2022년 3월 대선 사전투표에서 ‘소쿠리 투표’ 사태 와중에 출근도 하지 않아 거센 비난을 받다가 임기를 2년 이상 남겨두고 중도 하차했다. 선관위 고위 인사의 흑역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에 조해주 전 상임위원도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만료된 그를 선관위 사상 처음으로 연임시키자, 2900명 전 직원이 연판장에 서명해 결국 물러났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나. 선관위 사무총장과 사무처장 등의 자식 채용 비리가 국민의 분노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진 이들의 채용 비리 양태는 치졸하기 이를 데 없다.서류전형부터 연령, 거주지 등을 자기 자식에게 유리하도록 맞춤형으로 설정한 뒤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운 부하 직원들로 심사위원을 구성해 합격시키고는 △경력을 허위 기재해 파견 교육을 보내고 △상급 기구 전보 연한 규정을 바꿔 양지로 전출시켰다. 오죽했으면 그렇게 들어온 자식을 직원들이 ‘세자’라고 불렀겠나. 면접위원들에게 빈 점수표를 제출하라고 한 뒤 점수를 조작하거나 비공개 방식으로 한 사람만 지원받아 뽑는 등 부패가 일상화한 국가에서 있을 법한 비리가 우리 헌법기관에서 저질

    • 18:08

      [사설] 한국의 오커스 참여, 경제·안보 전략적 가치 크다

      한국과 호주가 그제 ‘2+2(외교·국방장관) 회의’를 열어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안보동맹)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참여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공동성명에 “오커스 국가들이 ‘필러2’ 선진역량 프로젝트와 관련해 추가 파트너국들과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을 보면 한국을 포함한 오커스 확장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오커스는 인도·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2021년 9월 출범했다.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와 함께 이 지역 안보의 양대 축이다. 오커스는 미국이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필러1과 극초음속, 인공지능(AI), 사이버 안보, 양자컴퓨팅 등 8개 첨단 군사 역량을 공동 개발하는 필러2로 나뉜다. 일본은 이미 첨단 기술 개발 파트너로 참여해 조커스(JAUKUS)를 결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한국과 캐나다, 뉴질랜드가 필러2 추가 파트너로 고려되고 있다. 중국의 반발에 대비한 외교 전략도 마련해야 하지만, 한국에 전략적 안보 가치가 매우 큰 만큼 참여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필러2 기술들은 군사 안보 첨단화를 위해 한결같이 긴요한 것으로, 이 분야 선진국들과 협력한다면 우리 안보 역량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욱이 북한은 러시아와 전방위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측은 한국과 쿼드 간 협력 추진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는데, 군사 안보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도 가야 할 방향이다.한 걸음 나아가 호주처럼 한국도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협력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

    • 18:08

      [사설] 본말전도 치닫는 연금개혁, 尹 대통령이 바로잡을 때

      국회 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원회가 ‘더 내고, 더 받는’ 안을 선택한 뒤 연금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재정안정파’ 학자 모임인 연금연구회는 어제 “공론화위 도출 안은 미래세대 부담을 늘리는 개악”이라는 입장문을 내며 반발했다. 연금 지속 가능성을 최소 한 세대(30년)는 연장해야 ‘개혁’이라며 공론위 결정은 개악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를 향해 ‘더 내고, 더 받는’ 개악을 할 바엔 “차라리 현 상태로 두자”고 도발적 제안까지 했다.반면 야당, 노조, 시민단체 등은 21대 국회 내 처리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참여연대 등 306개 진보좌파단체를 망라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그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론화위 안대로 입법할 것을 촉구했다. 김성주(더불어민주당) 강은미(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이 회견에 동참해 한목소리를 냈다.절충이 불가능할 정도로 이견이 커진 이유는 공론화위 채택안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조삼모사이자 본말전도이기 때문이다.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은 고갈 시기만 기껏 6년 정도 늦출 뿐 누적 적자를 더 키워 당초 연금개혁 목적인 ‘연금의 지속 가능성’에 역행한다. 막대한 적자는 결국 국가재정 부담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부모 세대의 연금 수입을 위해 자식 세대를 빚더미에 올려놓는 심각한 모럴해저드다.이런 혼란은 윤석열 정부의 소신·전략 부재가 자초한 일이다. 복지부는 모수개혁의 핵심인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의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채 작년 10월 국회에 개혁 방안을 일임했다. 진솔하게 고통 분담을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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