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이달 초 분사한 비밀 연구조직 네이버랩스를 통해 자율주행자동차와 카셰어링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것은 최근 구글, 우버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일제히 관련 분야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사업은 기술 특성상 시너지 효과가 크다. 두 기술을 결합한 사업 모델로 승부하려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단독] 교통혁신 꿈꾸는 네이버, '자율주행 공유차' 속도낸다
◆자율자동차 카셰어링은 ‘동전의 양면’

구글은 2010년 1월 설립한 차세대 기술 연구소 엑스(X)를 통해 자율주행차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X의 여러 프로젝트 중 하나인 자율주행차 부문은 지난해 말 별도 법인인 웨이모로 분사됐다. 그동안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존 크래프칙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웨이모는 동반자 없는 시각장애인의 단독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마치고 완전자율주행 단계인 ‘레벨4’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차 기술력은 주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분류 기준(0~5등급)을 사용한다. 구체적으로 △유인 운전(0등급) △일부 기능 자동화(1등급) △운전자가 운전대 및 페달을 놓고 운행 가능(2등급) △운전자가 긴급 상황에서만 개입(3등급) △완전 자율주행(4등급) △사람과 동일한 수준의 종합 상황 대처 능력(5등급) 등이다.

업계에서는 웨이모가 이르면 연내 자율주행차로 운행하는 차량 호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은 자체 내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인 웨이즈를 활용한 차량 공유 서비스 ‘웨이즈 라이더’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시범 제공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사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지금까지는 기술 한계 등으로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이 독립적으로 발전해 왔지만 앞으로는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유 경제 기반 교통 혁신 이끈다”

세계 최대 차량 공유 회사인 우버도 구글에 맞서 자체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이다. 미국 피츠버그 등에서 시범 주행을 마쳤으며 조만간 이를 활용한 승객 및 화물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우버의 기술력은 구글에 비해 다소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차량 공유 경쟁사인 리프트보다는 반 년 이상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랩스는 2015년 프로젝트 ‘블루(BLUE)’를 통해 처음으로 자율주행차 개발을 공식화했다. 1년여간 시험 운행 등을 거쳤으며 조만간 국토교통부의 정식 운행 허가를 받아 일반 도로 주행에도 나설 예정이다. 네이버랩스의 기술력은 완전 자율주행 직전 단계인 NHTSA ‘레벨3’ 수준이라는 게 자체적인 평가다.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국내 2위 카셰어링기업인 그린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운전자의 이용 행태와 운전 패턴, 검색 정보, 선호 음악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의 결합은 궁극적으로는 자동차가 엘리베이터와 같은 공유 형태로 진화하는 것을 뜻한다”며 “두 기술의 결합은 교통 분야에서 공유 경제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기/김순신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