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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파리협정 발효, 과잉 기후투자는 자제해야

입력 2016-11-01 17:35:41 | 수정 2016-11-02 04:38:33 | 지면정보 2016-11-02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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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 이득 검증 안된 파리협정
'제로섬'의 국익경쟁 치열할 것
저비용 적응전략으로 실속 차려야

최기련 < 아주대 에너지경제학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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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합의된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오는 4일 정식 발효된다. 최근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의 비준으로 그 요건이 충족됐다. 파리협정은 대기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하, 가능하면 1.5도 아래에서 묶어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정의 발효는 인류문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것이라는 신뢰성 공유 덕분이다. 오랜만에 세계는 공동선(共同善) 의제를 선택한 셈이다.

이런 명분 때문에 7년 걸린 교토협정과는 달리 1년 이내 조기발효가 가능했다. 그러나 명분에 압도된 거대 명제의 조기실행에는 흠결이 있기 마련이다. 파리협정도 그럴 수 있다. 지난 200년 이상 지속된 산업문명체제의 효율적 종식과 제4차 산업혁명의 성공적 안착방안이 매우 미흡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후변화 대응노력은 글로벌 광역효과만 있기 때문에 투자 당사국 단독이득이 되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다음과 같은 문제해결 과정이 ‘제로섬’ 혹은 ‘죄수의 딜레마’ 형태로 전개돼 치열한 국익확보 경쟁으로 변할 것이다.

우선 파리협정이 인류문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장기적 이득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몇 년 후에나 기후변화 정부 간 패널(IPCC) 등의 연구결과로 일부를 검증할 수 있다. 만약 파리협정의 이득산정에 오류가 있다면 세계는 커다란 실패·매몰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예컨대 ‘1.5도’ 목표달성은 2050년까지 ‘제로’수준의 탄소배출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석탄 등 기존 발전의 완전 폐기가 요구되기도 한다. 그리고 2030년까지 모든 내연기관(자동차)의 활용중지도 검토해야 한다. 이럴 경우 탄소비용과 에너지가격의 지속적 상승이 불가피하고, 현존 인류복지체제는 상당부분 훼손될 수 있다. 선진국 정치지도자들의 착한 선지자적 역할도 끝나고 냉엄한 국익경쟁만이 남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기후협정 비판이 극단적인 사례다.

또 기술혁신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그 성공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기존 정치·경제체제의 비효율성을 감안한다면 탄소배출 제로 조치를 넘어 아직 기획단계인 ‘네거티브’ 배출기술 실용화만이 파리협정 목표달성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외계로 태양빛을 반사시키기 위한 거대 지구개편공학의 도입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기술의 단기 실용화는 불가능하다.

재원조달은 파리협정 실행의 최대 관건이다. 세계은행 등의 추산에 따르면 섭씨 2도 이하 기온상승을 위해서는 74조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매년 1400억~1750억달러, 적응전략에도 매년 1000억달러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다. 세계적 차원의 공동노력 없이는 그 조달이 불가능하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갈등만 유발할 수 있다. 기후변화의 경제적 가치 재평가를 위한 금융경제 구조개편이 시급하다.

한국의 기후전략은 기술혁신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reduction) 중심에서 저비용 적응(adaptation) 전략으로 적극 전환해야 한다. 대기온도를 인위적으로 낮춰도 세계 모든 지역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는 없다. 특히 한국과 같은 중위도권 국가들은 열대지역화 가능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투자효용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 이에 과감한 적응전략을 통해 경제사회구조 변화를 유도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가치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절약된 투자여력은 사회통합에 활용할 수 있다.

국가특성에 맞는 기후대책이 미래경쟁력과 세계질서 선도요건을 결정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은 분위기에 휩쓸린 조기 과잉 기후투자를 자제하는 등 실속을 차려야 한다,

최기련 < 아주대 에너지경제학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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