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권의 부실채권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2013년만 해도 총 은행 대출의 1%에 불과하던 부실채권 규모는 이후 급속히 증가, 최근에는 2%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채권 규모만도 1조4000억위안에 달한다. 부실채권 급증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실채권이 급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금융위기 후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묻지마식 대출’을 남발한 게 하나다. 그 결과 중국의 국가부채는 GDP의 300%에 육박해 있다. 성장률 추락도 부실채권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6.9%까지 떨어진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더 낮아질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들의 올 1분기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6.7%다. 2, 3분기는 각각 6.5%, 4분기는 6.4%로 연말로 갈수록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성장둔화와 부실채권 증가가 맞물리면 어느 순간 갑자기 중국에 금융위기가 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미국 리서치회사 가베칼은 최근 “중국에 ‘민스키 모멘트’가 임박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과도한 빚을 진 채무자가 건전 자산까지 팔게 되면서 금융시스템이 붕괴하는 시점인 소위 민스키 모멘트가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가베칼은 2020년 이전에 이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올초 조지 소로스 등 무리를 이룬 헤지펀드들이 대거 위안화 하락에 베팅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들은 부실대출 비율이 2%를 넘어 계속 늘면 구제금융이 불가피해지고 결국 위안화가 폭락할 것으로 본다.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견해 큰돈을 번 것으로 유명한 헤지펀드 에이맨캐피털매니지먼트는 위안화가 3년 내 4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정도다. 급진적인 전망이지만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이런 일이 현실화한다면 우리에겐 재앙이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지면 한국 성장률은 1%까지 곤두박질칠 것으로 내다봤다. 어쩌면 이보다 더한 긴박한 사태가 터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