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보라 길리스 캐털리스트 회장 "남성 중심 조직문화 바꿔야 기업 경쟁력 높아져"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은 기업과 경제가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캐털리스트는 다양성을 갖춘 일터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전략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데버러 길리스 캐털리스트 회장(사진)은 여성 직원의 확보가 기업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길리스 회장이 운영하는 캐털리스트는 여성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해온 비정부기구(NGO)다. 각종 리서치와 보고서를 통해 기업 내 여성이 겪는 부조리와 어려움을 보여주고 리더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에 사무실이 있고 기업과 비즈니스스쿨 등 세계 800여개 조직이 캐털리스트 가입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그는 “통합적 리더십은 권한 부여, 책임감, 용기, 겸손 등 네 가지 특성이 있다”며 “머리글자를 딴 EACH 리더십을 가르치기 위해 온라인 리더십 코스 강좌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인 길리스 회장은 2006년 캐털리스트에 합류해 양성 평등과 비즈니스에서 여성의 역할 확대 등 다양한 사회운동을 하고 있다. 이전에는 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그랜트솔튼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컨설팅회사에서 NGO로 이직한 계기는 유방암 발병이었다. 그는 “치료를 받은 뒤 내가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어린 시절부터 양성평등에 관심이 있었기에 NGO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 내 여성의 임금 차별을 없애는데 앞장서고 있다. 세계 어느 곳에서건 같은 업무를 맡아도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을 덜 받는 일이 있고, 이는 여성에 대한 각종 편견 때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길리스 회장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여성이 같은 MBA 출신 남성보다 직장에서 평균 연봉이 4600달러 적은 것으로 최근 조사됐다”며 “직급에 따른 직원 연봉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이 같은 불합리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지만 사회 진출이 적은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육아와 집안일에 대한 여성의 부담을 줄이고 장시간 일해야 하는 한국의 근로문화를 바꾸는 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길리스 회장은 “한국도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여성의 재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