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KICSI, 오해와 진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달 30일자에 제1회 한경수입차서비스지수(KICSI·KED Imported Car Service Index) 평가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독자와 수입차 관계자들에게 예고드렸던 상반기 중 발표 약속을 어렵사리 지켰습니다. 보도가 나가자 적잖은 독자가 응원을 보내왔습니다. “애프터서비스 면에서 수입차가 비싼 값을 못한다” “수리비와 보험료가 지나치게 비싸다” “한경이 수입차 서비스 개선에 앞장서 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일부 독자와 수입차 관계자들은 평가 진행 과정이나 결과를 수긍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보도에 앞서 ‘한경수입차서비스지수 관련 질의 및 요청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조사의 신뢰성 등에 우려를 제기하고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이 같은 일부 독자와 수입차 관계자들에게 KICSI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국제공인 모형으로 평가 진행

우선 조사의 목적입니다. 단순하고 명쾌합니다. 수입차를 대상으로 서비스 수준을 평가해 보도함으로써 수입차 업체들이 서비스에 더 신경을 쓰도록 하는 것이 취지입니다. 수입차 운전자들은 비싼 수입차를 샀는데도 애프터서비스는 국산차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에 큰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보험개발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275만원으로 국산차 95만원의 3배에 이릅니다. 수리기간도 국산은 평균 5일인데 수입차는 8일입니다.

두 번째는 조사 방법입니다. 일부 수입차업계 종사자들은 내부에서 쓰는 만족도 평가와 KICSI의 방법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국민대 자동차서비스연구소, 한국소비자원, 보험개발원, 본지 등 공동 평가기관 네 곳은 평가방법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KICSI에선 모든 평가 항목을 이용자 관점에서 설계했습니다. 각 수입차 업체들이 자사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지켰는지 여부를 보지만 KICSI에선 변수가 되지 못합니다. 철저하게 수입차 운전자들이 어떻게 느끼고(설문을 통한 정성평가), 이용자들이 중시하는 양적 지표(보험료, 수리기간, 민원, 작업대 수)가 어떤지를 평가합니다. 설문은 미국 컨슈머리포트와 JD파워가 이용하는 서비스품질모형(SERVQUAL)에 따라 작성됐습니다.

평가 대상 10곳서 점차 확대

세 번째는 한국소비자원과 보험개발원이 왜 참여했는가입니다. 수입차 서비스 수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공공기관 및 공적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또 수입차와 관련한 객관적 데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두 기관은 국민대 및 본지와 지난 4월3일 업무협약을 맺고 평가에 참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평가에서 하위권으로 비치는 브랜드들은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애초 평가 대상을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22개 브랜드 전부로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12개 브랜드는 판매량이 많지 않아 1회 조사에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상위 10개 브랜드만 대상이 된 이유입니다. 이번 평가에서 8~10위를 기록한 브랜드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중위권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 평가기관 네 곳은 앞으로 평가 대상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박준동 산업부 차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