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정부의 부양정책 등에 힘입어 반등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여파에서 벗어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소비심리 반등했지만…서비스업 절반 "세월호 충격 10월 이후까지 갈 것"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7로 지난달(105)보다 2포인트 올랐다. 올초 108까지 올랐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세월호 사고 직후인 지난 5월 105로 급락했다. 이후 6월 107로 반등하나 싶더니 7월 105로 다시 주저앉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2003~2013년 평균보다 현 경기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각종 경기 활성화 정책이 소비심리를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이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경제심리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25%로 낮춘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6개월 뒤 경기진단을 반영한 향후경기전망지수는 100으로 지난달보다 8포인트 급등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7포인트 오른 120으로 부동산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하지만 현장 경기는 여전히 비관적이었다. 이날 한은의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는 “세월호 사고 영향 등으로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이 아직 미흡하다”며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도 설비투자에 유보적”이라고 분석했다. 세월호 사고의 영향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이 전국 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세월호 사고의 매출 영향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를 물어본 결과 조사시점(7월21~8월12일)에서 2~3개월(30.1%), 3개월 초과(19.6%)란 응답이 절반에 달했다. 세월호로 인한 소비 충격이 최소한 오는 10월까지는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1개월이라는 응답은 50.3%였다.

강성대 한은 지역통할실장은 “석 달 전 조사에서는 대부분 응답자가 7월까지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며 “세월호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3분기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다소 살아났지만 이 역시 휴가철 판촉행사에 힘입은 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환율이 내리면서(원화 강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주력 수출업체의 채산성에도 비상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2.2%가 ‘환율 하락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