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아동·청소년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이 잇따라 열린다. 한국에서 자주 무대에 오르는 오페라들이 남녀 간의 사랑이나 궁중에서 벌어지는 암투 등을 그리고 있는 것과 달리 이번에 공연되는 ‘어린 왕자’ ‘헨젤과 그레텔’ 등은 자녀들과 함께 봐도 좋은 내용이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곡을 연주하고 해설도 곁들이는 클래식 공연도 예정돼 있다.

◆오페라 ‘어린 왕자’ 한국 초연

국내 초연하는 오페라 ‘어린왕자’.
국내 초연하는 오페라 ‘어린왕자’.
예술의전당은 오는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서울 서초동 CJ토월극장에서 오페라 ‘어린 왕자’를 선보인다. 생텍쥐페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무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 작곡가 레이철 포트만, 연출가 프란체스카 잠벨로 등이 만든 작품이다. 2003년 5월 미국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처음 공연된 이후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의 극작가 니콜라스 라이트가 원작의 문구를 살려 대본을 썼다. 철학적인 내용보다 어린 왕자가 여행을 하며 만나는 인물과의 대화에 더 초점을 맞췄다. 모든 노래는 영어로 이뤄지며 스크린을 통해 한글 자막을 제공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음악 페스티벌 부지휘자를 맡았던 이병욱이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또 연극 ‘날 보러와요’, 뮤지컬 ‘김종욱 찾기’ ‘지킬 앤 하이드’ 등을 연출한 변정주가 연출가로 참여한다. 주인공 ‘어린 왕자’ 역은 소프라노 하나린, 보이 소프라노 김우주가 맡았다. 바리톤 한규원, 안갑성이 ‘조종사’를 연기한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3만~7만원. (02)580-1300

내달 5~6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공연될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내달 5~6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공연될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한글로 부르는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공연기획사 라보체는 내달 5~6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무대에 올린다. 그림형제의 동화를 원작으로 독일 작곡가 엥겔베르트 훔퍼딩크가 만들어 1893년 12월 초연했다. 대개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작품이지만 이번에는 7000석 규모의 야외 공연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신훈 라보체 홍보마케팅팀장은 “3차원(3D) 영상을 무대에 투사하는 방식으로 동화 속 분위기를 재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어 가사는 한글로 바꿨다. 헨젤과 그레텔 역할은 메조소프라노 김주희와 소프라노 강종희가 각각 맡았다. 사내아이인 헨젤은 남성 성악가 대신 통상 여성이 담당한다. 헨젤과 그레텔이 함께 부르는 이중창 ‘밤에 잠자리에 들면’이 유명하다. 지휘자 서희태가 이끄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담당한다. 생후 24개월 이상 관람 가능. 3만3000~5만5000원. (02)3446-9654

‘플라잉 심포니…’ ‘클래식 버스커스…’

공연기획사 토스터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도 내달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플라잉 심포니 : 키즈 콘서트’를 연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다양한 동물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아동들도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와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을 연주한다. 공연에 앞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악기를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생후 36개월 이상 관람 가능. 1만5000~5만원. (02)517-7734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도 내달 5일(예술의전당 IBK챔버홀)과 6일(세종체임버홀) 클래식과 마술을 결합한 ‘클래식 버스커스 : 뮤지컬 매직 콘서트’를 진행한다. 5세 이상 관람 가능. 3만~4만원.(02)541-3184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