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경제 불안하면 수출전선 흔들리는 '양날의 칼'

우리나라 수출의 중국 의존도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 해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기대면서 중국 경제가 우리 수출전선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이 계속 커지는 만큼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야 하지만 경제성장 속도 둔화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점을 고려해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중국 편중'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액 5천597억 달러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가장 큰 26.1%로 집계됐다.

중국 시장 비중은 2005년 21.8%로 20%를 처음 넘고서 2010년 25.1%까지 올라섰다.

2011년 24.2%, 2012년 24.5%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큰 폭으로 높아졌다.

작년 대중국 수출은 휴대전화 부품, 반도체, 자동차부품, 자동차 등이 주도했다.

중국에서 거둔 무역수지 흑자는 606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흑자규모 442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정책 기조가 그동안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옮겨가는데다 성장세 또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앞으로 우리나라 수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7%로 1999년(7.6%) 이후 최저치였던 2012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낮은 7.5%가 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수출이 1.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작지만 성장세 둔화는 부정적 요인"이라며 "우리에게 중국은 가장 큰 수출시장이지만 중국 경제가 불안하면 리스크도 커지는 '양날의 칼'이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질 것"이라며 "중국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의 성장축을 수출 제조업에서 내수 확대로 바꾸고 있어 예전과 같은 '중국 특수'를 누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주로 원자재와 자본재이고 이중 상당 부분이 조립·가공을 거쳐 제3국으로 수출되는 가공무역의 형태를 띠고 있어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는 취약하다는 것이다.

박래정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쉽지는 않겠지만 소비재 수출을 늘려 중국 내수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며 "동시에 인도, 브라질 등 다른 지역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