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女 술·담배 늘고 다이어트로 '골골'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성별 연령대에서 금연, 금주, 운동 등의 건강관리를 가장 소홀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취업과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가 유난히 높은 가운데 흡연율, 고위험음주율, 영양부족률 등이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여성 흡연율 수직 상승

4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대 남성은 흡연율, 고위험음주율, 신체활동부족률, 스트레스인지율(일상생활 중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비율) 등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모두 높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흡연율, 음주율 등 600여개 보건지표를 산출하는 한국의 대표적 건강통계조사로 1998년부터 매년 실시해오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남성 평균 흡연율이 43.7%인 데 비해 30대 남성의 흡연율은 54.8%에 달했다.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고 1회 평균 음주량이 소주 7잔 이상을 뜻하는 고위험음주율에서도 30대 남성은 25.4%로 전체 평균(21.8%)을 웃돌았다. 30대 남성의 경우 스트레스인지율에서도 남성 전체 평균(23.7%)보다 높은 29.8%를 기록했다.

여성의 경우 20대가 건강관리에 가장 취약했다. 흡연율은 13.6%로 전체 평균(7.9%)보다 크게 높았고 고위험음주율도 여성 평균(6.0%)보다 높은 9.2%였다. 특히 여성의 혼인 연령대가 늦어지는 가운데 음주·흡연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여성의 초혼 연령은 1998년 26.0세에서 2012년 29.4세로 크게 높아졌다. 초혼 연령대가 높아진다는 것은 20대에 혼인을 하지 않는 여성 비율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남성 흡연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지만 여성 흡연율은 2007년 5.3%를 저점으로 점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20대 여성의 급격한 흡연율 증가가 주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여성 전체 흡연율은 1998년 6.5%에서 2007년 5.3%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점차 상승해 작년에는 7.9%까지 높아졌다.

또 필수 에너지 섭취량이 필요한 분량의 75%를 밑도는 비율을 뜻하는 영양부족률에서 20대 여성은 24.8%를 기록해 전체 평균(16.1%)을 크게 웃돌았다. 몸매 관리를 위해 지나치게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직장문화 개선해야”

20대와 30대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는 등 인생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런 시기에 있는 사람들이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복지부는 ‘한국의 직장문화가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흡연율, 음주율, 스트레스인지율이 높아지고 신체활동이 줄어드는 것은 회식과 야근 등이 반복되는 한국의 직장생활 문화와 관련이 깊다”며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직장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스트레스 원인 조사 결과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20대 여성의 스트레스 원인 중 직장생활 요인은 37.6%로 여성 전체 평균(19.9%)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어 취업 스트레스(22.2%), 경제활동 스트레스(19.4%)가 뒤를 이었다. 결혼과 관련된 스트레스(12.1%)나 생활환경 스트레스(4.0%)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30대 남성의 경우 직장생활 스트레스(57.9%)와 경제활동 스트레스(30.7%)가 스트레스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