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자동차 부품의 대일수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닛케이의 보도다. 지난해 일본 완성차 업계가 한국에서 수입한 부품은 486억엔가량으로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수입은 전년 대비 20%나 늘어났다. 이에 반해 지난해 한국 자동차 업계가 수입한 일본 부품은 전년 대비 29%가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부품무역 수지도 균형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게 닛케이의 분석이다.

물론 일본 완성차 업계가 국산 부품 수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지는 꽤 오래됐다. 도요타와 닛산은 물론이고 일본산 부품을 고집하던 혼다마저도 자사의 연구개발실에서 한국 부품 전시회를 직접 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일본 도요타가 본사에서 개최한 전시회에선 도요다 쇼이치로 명예회장이 직접 참석해 한국 부품들을 면밀히 관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 부품업체가 신화를 만들어낸 배경에는 뭐니뭐니해도 현대자동차가 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의 ‘한국부품업체의 변화’ 보고서 역시 현대자동차의 역할을 지적하고 있다. 제조원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품질까지 주문하는 강력한 혁신정책이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특히 납품원가와 기술, 품질의 세 분야에서 냉혹하게 평가하고 기준 미달 업체를 가차없이 퇴출시키는 ‘품질 파이브스타 제도’에 일본은 주목하고 있다. 그 결과가 세계를 누비기 시작한 한국 자동차 부품사들이다.

최근 브라질 GM 공장에서도 한국 부품 전시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한국부품사들이 최대 시장인 미국까지 장악할 날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한·일 부품업체가 공동으로 해외 거점에 진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중소기업에 강인한 체력을 길러주는 것이 동반성장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다. 중기 육성은 보호만이 능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