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꿈틀'…취득세 감면 '약발'
서울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4일 7억8000만원에 팔렸다. 이 집은 전세가격이 5억5000만원선이어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71%에 달한다. 인근 새봄공인 대표는 “지난주부터 시세보다 5000만원가량 저렴한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매가 크게 늘었다”며 “취득세 감면 시행으로 관망상태의 실수요자들이 매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취득세 감면, 미분양 주택 양도세 한시 면제 등을 담은 ‘9·10 주택거래 활성화대책’이 지난달 24일부터 시행되면서 서울지역 주택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값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매수세 확산에 한몫하고 있다. 현재 서울지역 전세가율은 2003년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에 이르고 있다.

◆추석 이후 거래 급증

서울 아파트 거래 '꿈틀'…취득세 감면 '약발'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아파트 실거래가 조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5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건수는 444건으로 집계됐다. 취득세 감면 적용 시점인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신고된 아파트 거래건수(60건)의 7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첫주(3~7일) 381건보다도 17% 증가했다.

추석 연휴와 개천절 공휴일이 끼어 있어 사실상 주택 거래가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두드러진다. 특히 강남3구에 속한 송파구가 47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북권인 노원구(40건)와 성북구(27건)도 거래가 활발했다. 잠실동 고가 주상복합인 갤러리아팰리스 전용 123㎡가 9억6600만원에 매매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등 송파구는 주택 크기에 상관없이 거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취득세 감면을 계기로 그동안 매수를 망설여왔던 수요자들이 거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취득세 감면이 매수 동력

부동산업계에서는 9억원 이하의 주택 취득세가 1%로 줄어드는 등 취득세 감면 혜택과 전셋값 상승 등이 맞물려 아파트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9월 전국 도시주택가격 통계’를 보면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3.3%로 2003년 6월(53.5%) 이후 9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09년 1월에 38.2%로 최저점을 찍은 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경기불황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가격이 약세를 보인 반면 전·월세 수요는 늘어 임대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높은 전세가율은 매매수요를 부추기는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