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북아 3류 정치가 민족주의 갈등 불 질렀다
동북아시아 갈등은 가히 역사적이다. 국경을 맞대거나 마주보고 있는 지리적 여건이 분쟁과 갈등을 끊임없이 유발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더욱 심각하다. 민간도 아닌 정부 지도자들이 오히려 민족감정을 자극하고 반목과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일본 공무원들의 대한항공 이용 거부,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입국시도, 고등학교 교과서 독도표기, 도쿄에서 다케시마 행사 개최 등 한국을 자극하는 갖가지 이벤트는 모두 정치가 주도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일본왕을 거론한 것도 외교를 내치에 이용한다는 저질 일본 정치에서 그다지 멀리 있는 것은 아니다.
고조된 민족감정은 상승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더욱 악성이다. 원래 민족은 인류와 공존하기 어렵다. 왜곡된 선민의식이 정치적 난관에 봉착하면 다른 민족에 대한 공격성향을 만들어 낸다. 사회학자 톰 네언은 ‘민족주의는 치유가 불가능한 현대의 신경병’이라고 정의하기도 했고 에릭 홉스봄은 ‘정치의 좌경화가 민족주의를 부추긴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 동북아의 민족주의 갈등 양상이 딱 그렇다. 한·중·일 민족 갈등의 치유는 실상 각국 정치가 포퓰리즘을 극복하지 못하면 해결되지 않는다.
좋은 정치는 분쟁을 조정하고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 것을 지향한다. 그런데 동북아에선 3류 정치가 오히려 민족주의에 불을 지르고 있다. 독도 소유권을 꺼내드는 일본 정부나 고구려 역사를 탈취하려는 중국 정부가 바로 그런 함정에 빠져 있다. 위안부 난징학살 등 역사적 사실까지 왜곡하는 정치로는 결코 동북아 평화를 만들 수 없다. 쪽발이와 조센진과 되놈으로는 결코 동북아 안정을 보장할 수 없다.
외형은 국제적 갈등이지만 본질은 각국 정치의 좌경 포퓰리즘에 있다는 것부터 깨닫는 것이 순서다. 그래야 배타적 민족주의를 벗어날 수 있다. 베네딕트 앤더슨은 민족은 실체가 아니라 상상의 공동체일 뿐이라고 말했다. 상상 아닌 망상에서 깨어나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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