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희귀질환 정보 망라…이젠 헤매지 마세요"
국내 희귀질환 치료 분야의 거목인 정해일 서울대 희귀질환 진단치료기술 연구사업단장(58·사진)은 “학계에 보고되지 않는 새로운 병들이 1주일에 한두 건씩 나타나고 있다”며 “최소한 병의 실체를 알면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보다 명백해진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국내 최초로 희귀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연구 네트워크인 ‘희귀질환 지식베이스’(www.snubi.org/rcrd/rare_ disease)를 이달 9일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식베이스는 국내외 희귀질환에 대한 종합 네트워크다. 국내 희귀질환 연구자 및 연구 분야 정보, 희귀질환 정보, 레지스트리(환자정보)는 물론 국내에서 시행 가능한 유전자검사·검사기관 등의 정보까지 모두 검색할 수 있다. 진단명이 불분명한 희귀병에 걸린 환자나 보호자가 이를 이용하면 명의를 찾아 헤매느라 속앓이를 할 필요가 없다.

정 단장은 “이 시스템은 희귀병을 연구하는 의사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희귀질환 지식베이스엔 각종 근육병과 미토콘드리아 질환 등 지금까지 국내 학계에 보고된 725종의 희귀병이 총망라돼 있다. 그는 “대형 병원과 질병관리본부 등에 산재해 있던 질병 정보와 환자의 유전정보를 한 데 모은 것”이라며 “프랑스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IM)와도 정보공유 협약을 마쳐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희귀질환 지식베이스”라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희귀질환 연구에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