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연휴를 마친 4일 국내 주식시장에 또다시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그리스가 결국 디폴트에 몰리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지수는 63.46포인트 빠졌다. 이날 주식 전광판은 주가 하락을 알리는 파란물결 일색이었지만,그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장 선거 테마주'로 꼽힌 웅진홀딩스,풀무원홀딩스,휘닉스컴,한창 등이다.

전날 박원순 변호사가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당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박원순 테마주'로 꼽힌 웅진홀딩스,풀무원홀딩스,휘닉스컴은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나경원 테마주'인 한창(상한가),오텍(6.28%)과 '안철수 테마주'인 안철수연구소(5.28%),클루넷(상한가)까지 덩달아 급등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해당 정치인이 내세우는 정책 관련 수혜주로 꼽히며 테마주로 자리잡은 게 일반적이다. 저출산,복지정책을 내세운 '박근혜 수혜주'로 아가방컴퍼니,보령메디앙스 등이 부각된 것도 그런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선거철을 맞아 '묻지마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는 경우도 많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는 '정치인 테마주'는 단순히 고교,대학 동기라는 인맥만으로 테마주가 돼 주가가 뜀박질을 한다. 광고대행사인 휘닉스컴은 홍석규 회장이 박 변호사와 경기고 70회 동기라는 점이,통신기기업체인 한창은 최승환 대표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나경원 의원의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급등세를 타고 있다. 한창은 지난 8일간 주가가 70%나 뛰었다.

해당 종목들이 이상 급등하면 조회공시를 요구받지만 '특이사항 없음'이란 답만 돌아온다. 단순히 해당 정치인의 뉴스와 소문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요즘 부각되고 있는 정치인 테마는 근거없는 기대감만으로 소문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며 "기업 펀더멘털(내재가치)이나 실적과 상관없이 단순 테마에 편승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7월 섬유업체 대현이 인맥이 있다는 소문으로만 '문재인주'로 분류돼 급등했지만,지난달 말 이후 주가가 반토막났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은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