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가 끊기고 전셋값도 조금 내렸습니다. 수도권 주택시장에 훈풍이 분다는데 송도는 영 그렇지 않네요. "(인천 송도동 B공인 관계자)

판교 · 광교신도시와 함께 수도권 3대 인기지역으로 꼽혔던 송도국제도시 주택시장이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1~2개월 사이 급매물이 소진돼 호가는 다소 올랐지만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미분양이 쌓이면서 거래가 다시 끊겼다.

◆오히려 내린 전셋값

지난 4일 입주를 시작한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송도더?t센트럴파크Ⅰ.2007년 6월 평균 39.44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한때 프리미엄이 최고 3억원까지 치솟았다. 지금은 25층 이상 고층부 일부만 2000만~5000만원 붙어 있지만 거래가 힘들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저층 일부 대형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500만~1000만원 선이다. 내년 1월 입주하는 힐스테이트 3~6단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분양가의 5%대인 매물도 나와 있다.

Y공인 관계자는 "최근 입주하는 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1400만~1500만원에 이르는 데다 154㎡(45~47평형) 이상 대형 위주여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음에도 매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6869채가 입주하는 등 '입주폭탄'이 예정돼 전셋값도 한 달 사이 500만~1000만원 떨어졌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25%에도 못 미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송도동 W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내렸지만 2개월 전에 비해 전세거래는 살아나고 있는 편"이라며 "분양가 6억5000만원인 154㎡ 전셋값이 1억5000만원 선에 그쳐 집값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깨진 '분양불패' 신화

지난 5월 코오롱건설의 '송도더프라우Ⅱ'가 미달된 이후 송도 분양시장은 침체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3.3㎡당 100만원 이상 낮게 분양가를 책정하고,송도에서는 드문 111㎡ 이하 중소형을 70% 배치했던 '송도 캐슬&해모로'는 지난달 말 청약에서 3순위까지 경쟁률이 0.6 대 1에 그쳤다.

분양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은 분양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국제업무단지 D블록에 짓는 1494채의 분양시기를 지난 3월에서 6월,9월,12월로 연기했다가 결국 내년으로 넘겼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송도 주택시장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입주물량,미분양 적체 등 악재가 적지 않아서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외자 유치가 지지부진해 각종 개발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최근 1~2년 사이 분양이 많았고 분양 대기 물량도 적지 않아 이른 시일 내 집값이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송도 아파트의 70%가량은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154㎡ 이상 대형이라는 점도 수요를 유인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