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에 적극 나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드는 등 자금을 운용할 데가 마땅치 않아서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영업점 직원 가운데 부지점장급 117명을 선발해 '현장영웅'이라는 이름으로 신규 자영업자 시장 개척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들을 이미 선발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이 끝나는 오는 19일부터 각 영업점에 배치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현장영웅으로 선발된 직원에게 직무,관리,섭외역량 등 3가지 부문을 집중 교육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층이 대출의 사각지대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점 주변에 있는 개인 자영업자부터 직접 방문해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게 현장영웅들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현장영웅이 모든 영업점 직원들에게 선망받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육성하고 현장영웅 활동이 종료되면 지점장 승진 평가 때 우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신용카드 가맹점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에 특화한 결합상품인 '신한 마이숍(MyShop) 가맹점팩'을 이날 출시했다. 기본형 서비스인 '마이숍 기본팩'과 카드이용 고객을 위한 '마이숍 카드팩',대출고객을 위한 '마이숍 대출팩' 등 통장 · 카드 · 대출 3가지가 결합된 상품이다.

국민은행도 자영업자를 위한 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자영업자 대상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자영업자를 중점적으로 유치하려 한다"며 "직원 성과평가 지표(KPI)에 자영업자 소호 대출 비중을 높인 데 이어 자영업자 대출상품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자영업자를 우대하는 대출상품을 전략상품으로 개발해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기존 자영업자 대출상품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삼성생명 등 대형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IPO 청약자금 대출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8일 1인당 최대 3000만원까지 운영자금을 빌려주는 자영업자 전용대출 상품인 '스마트 론'을 출시했다. 한 달 만에 45건,7억9000만원의 대출실적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담보력이 부족한 자영업자를 위해 경기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맺고 신용보증서 발급 및 신청까지 은행 창구에서 처리해 주는 스마트 보증서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대출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여유자금을 마땅히 운용할 데가 없는 데 따른 궁여지책의 일환이다. 그렇지만 정확한 신용평가 없이 자영업 대출을 늘렸다가는 부실화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