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지나친 대출경쟁으로 인해 시중유동성이 급팽창하는 데도 은행들은 돈가뭄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은행들이 예금으로 조달하지 못한 대출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발행을 확대하면서 시중 금리는 급등하고,이로 인한 이자부담은 고스란히 대출자 몫이 되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은 8조6000억원 늘었다.

한은이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12월 이후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대기업 대출을 포함한 전체 기업대출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고,가계대출도 3조3000억원 늘었다.

은행권의 대출은 한 달 새 13조원 이상 급증했는데,예금성 수신(실세요구불예금+정기예금)은 8조5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증시불안과 일부 은행들의 특판예금 취급 등으로 정기예금에 5조원의 자금이 몰리는 등 은행수신도 양호한 편이었지만 대출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은행들은 부족한 자금을 CD와 은행채를 발행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을 팔아 메웠다.

은행들은 지난달에만 2조6000억원어치의 CD와 3조1000억원어치의 은행채를 발행했다.

은행권의 높은 대출증가세가 계속되면서 각종 유동성 지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M2(광의통화) 증가율을 작년 동월 대비 11% 내외로 추정했다.

이는 10월의 10.8%보다도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또 10월의 L(광의유동성) 증가율은 12.8%로 2003년 2월(12.9%) 이후 4년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