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이색 소호(SOHO) 대출 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위축돼 마땅한 대출처를 찾기 어려워지자 특정 자영업자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전문가들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호 고객을 세분화하는 상품 전략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약국에서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는 'THE Bank 약국 대출'을 판매한다고 8일 밝혔다.

기존에 '메디칼 론'이라는 대출 상품을 통해 의사와 약사에게 함께 대출해 주다가 이번에는 약사 특화 대출 상품을 따로 개발한 것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일반 개인 사업자로 분류됐던 화교 고객들을 따로 떼어내 '화교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은행들이 소호대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고객 특성을 더욱 세분화한 특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이 직종별 특화 상품을 내놓고 있다면 하나은행은 지역 특화 소호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의 중도매인을 대상으로 특화된 '중도매인 하나로 신용대출'을 내놨다.

하나은행은 지역상권을 분석한 뒤 자체 개발한 '소호업종지도'를 바탕으로 강남 지하상가 꽃시장 상인을 비롯해 부평역 지하상가 상인,대전 은행동 지하상가 상인,동대문 상가 의류 판매상인 등을 각각 대상으로 하는 지역 특화 소호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 하나은행은 개업한 수의사들을 상대로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수의사 클럽 대출'을 지난해출시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특화 소호 대출 상품은 철저한 상권 및 업황 분석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일반 대출 상품보다 한도나 금리 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특화 소호 대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