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얼굴은 마음 쓰기의 결과라는 말을 한다. 인상학을 연구하면서 인상과 환경에 관한 조사를 해 보았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5~60대의 남녀 중 성장 과정 중에 얼굴 변화가 거의 없는 사람 (A그룹)과 얼굴 변화가 큰 사람 (B그룹) 두 그룹으로 나누어 자라온 환경이 얼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가를 연구해보았다. 물론 여기서 얼굴 변화라 함은 물리적, 인위적인 방법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조사는 5년, 10년 단위로 나눈 연령별 사진을 토대로 진행했다.



결과부터 먼저 말하면 얼굴 변화가 큰 그룹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했으며 얼굴 변화가 거의 없는 그룹은 살아 온 환경이 거의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A그룹처럼 환경과 여건이 변하지 않은 사람은 남녀가 모두 예쁜(?) 매우 다정다감한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B그룹은 조심스럽지만 여러 가지 태도를 동시에 취하는 탁월한 비즈니스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한편 첫인상 즉 얼굴을 보았을 때, A그룹은 부드러운 인상을 가졌고 B그룹은 다소 강한 느낌을 주었다.



“얼굴 변화로 어떻게 그러한 결론을 도출해내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비단 얼굴이 변한 것만 보지 않아도 된다. 살아오는 과정 즉, 환경을 보아야 한다. 더욱 재밌는 것은 사회와 조직에서 성공한 사람은 A그룹이 아니라 B그룹이었다.



그렇다면 왜 B그룹이 사회적으로 성공할까? 한마디로 말하면 <자생력> 때문이다. 여기서 <자생력>이란 타고난 환경이나 타인의 힘에 관계없이 스스로 삶을 개척하여 일궈 나가는 힘 또는 능력을 말한다. 누구나 태어나면서 일방적인 환경을 제공받게 되는데, 그 환경을 스스로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고 그 환경에 맞추어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그 중 대부분 B그룹은 경제적, 교육환경이 넉넉지 못한 여건에서 성장한 사람들로서 현재 환경 보다 나은 환경을 희망하며 자기 계발과 성장을 위해 노력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결국 B그룹은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었으며 성장 과정 중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든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것이다.



이에 비해 A그룹은 당시 사회적 배경과 보통의 사람들과 견주어 비교했을 때, 경제적으로 부유했으며 부모의 지적 수준이 높고 자녀교육에 대한 남다른 교육열을 가진 여건 등 최상의 조건이었다. 이들은 결혼이후 생활도 성장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고, 꾸준한 사회활동과 자기계발을 통해 성취 보다는 삶을 즐기는 유형이었다. 이들은 변화에 대해 아주 소극적이었으며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내었고 주어진 환경에 불만이 없음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말해 인생에 변수(?)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이 변하거나 그러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환경이나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는 이들은 굳이 자신이 변하려는 의도나 행동을 하지 않아 얼굴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반면 타고난 환경과 살아가는 여건에 만족하지 못한 이들은 의도적으로 변화를 도모하다보니 얼굴의 변화가 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한 사람의 얼굴(인상)은 살아가는 환경에 대한 마음 쓰기에 달려있는 것 같다.



어느 새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되돌아보며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해야 할 때다. 당신의 마음은 어딜 향해 있는가? 모 제품 광고 문구 중에 ‘나 너 우리’ 라는 단어가 나온다. 거리에는 자선냄비가 즐비하고 많은 사람들이 연말 모임과 행사에 참여할 때 ‘나, 너’ 가 아닌 우리가 되어 ‘챙김’ 보다는 ‘나눔’을 행하는 것은 어떨까? 마음을 나눔으로서 당신의 얼굴 또한 편안해 질 것이다. 한 해가 가기 전에 마음을 내려놓아 보자. ⓒ이지수29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