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가 지난해 4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뉴스1
‘계곡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가 지난해 4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뉴스1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은해 씨(32)가 수감 중인 상태에서 남편 명의로 가입한 수억원대의 생명 보험금 청구 소송을 이어가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가 보험금을 노린 살인 의혹이 논란되고 있는 와중에도 법원에 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박준민 부장판사)는 이 씨가 신한라이프 생명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8억원의 생명 보험금 청구 소송을 심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2020년 11월 16일부터 생명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 씨의 최종 형사재판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선고기일을 미루면서 재판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이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험금 미지급 문의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2020년 3월 이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험금 미지급 문의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 씨는 내연관계인 조현수 씨(31)와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전혀 못 하는 남편 윤상엽 씨(사망 당시 39세)를 기초 장비 없이 4m 높이 바위에서 3m 깊이 계곡물에 다이빙하도록 강요한 뒤 피해자의 구조 요청을 묵살해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범행 이후 윤 씨 명의로 가입한 생명 보험금 8억원을 청구했으나 보험 사기를 의심한 신한 라이프 측으로부터 지급을 거절당해 소송을 냈다. 신한 라이프 측은 이 씨가 나이와 소득에 비해 생명보험 납입액 수가 큰 점, 보험 수익자가 법정상속인이 아닌 모두 이 씨인 점 등을 의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 라이프 관계자는 “사내 보험사기 특별조사팀에서 이 씨의 보험금 청구 정황 등을 의심하고 추가 조사를 위해 보험금 지급을 미뤘다”며 “이 씨가 살인뿐만 아니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등 혐의도 적용됐다”고 말했다.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사진=뉴시스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사진=뉴시스
이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 라이프 측을 변호하는 이동규 법무법인 공도 변호사는 “이 씨 측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남편의 생명 보험금 8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이 씨의 변호를 담당하던 소송대리인 2명은 지난해 3월 검찰이 이 씨를 공개 수배한 다음 날 모두 사임했다.

한편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을 심리적 지배에 의한 직접 살인이 아니라 물에 빠진 피해자를 일부러 구하지 않은 간접 살인이라고 보고 이 씨에게 무기징역을, 조 씨에겐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2019년 2월과 5월 윤 씨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그를 빠뜨리는 등 윤 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타기 위해 계획적으로 살해를 시도한 점에 관해 유죄라고 판단했다.

이 씨는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 박원철 이의영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와 조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26일 오후 2시에 진행한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