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이력, 나중 심부전 위험↑"
젊었을 때 난임을 겪으면 나중 심부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 또는 기능 이상으로 심장의 좌심방에서 혈액을 받아 이를 전신에 펌프질해 내보내는 좌심실 기능에 이상이 발생, 체내의 모든 기관과 조직에 대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이 위험요인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폐경·호르몬·심혈관 클리닉(Menopause, Hormones & Cardiovascular Clinic)의 심장 전문의 에밀리 라우 교수 연구팀이 1990년대에 시작된 대규모 연구 프로그램인 여성 건강 계획(WHI: Women's Health Initiative) 참가 폐경 여성 3만5천528명의 평균 15년간 추적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9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여성의 난임 이력(history of infertility)이 심부전과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난임 이력이 있는 여성은 장차 심부전이 발생할 위험이 다른 여성보다 1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부전의 대표적인 유형인 박출률 보전 심부전(HFpEF) 위험은 27%나 높았다.

난임을 겪다가 마침내 임신했거나 출산을 했더라도 마찬가지였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들과 난임과 관련된 갑상선 질환, 불규칙 월경, 조기 폐경 등도 고려했지만 이러한 연관성은 여전했다.

심부전의 유형에는 온몸으로 혈액을 펌프질해 보내는 심장의 좌심실 박출률이 40% 이하로 줄어드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박출률이 40~49%인 경계형 박출률 심부전, 박출률이 50% 이상 보존되지만, 수축 후에 정상적으로 이완되지 않아 혈액을 채우는 능력이 저하되는 박출률 보전 심부전이 있다.

지난 10년 사이에 좌심실 박출률 보전 심부전이 박출률 감소 심부전을 제치고 남녀 모두 가장 지배적인 유형의 심부전으로 자리 잡았다.

박출률 보전 심부전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잘 나타난다.

박출률 보전 심부전이 왜 여성에게 많은지는 알 수 없지만, 여성의 초기 생식 생활을 뒤돌아보면 그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박출률 보전 심부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효과가 탁월한 치료법도 없다.

난임과 심부전은 서로 공통된 위험요인이거나 아니면 난임이 심부전의 원인일지도 모른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난임은 대개 20~30~40대에 겪게 되고 심부전은 60대가 지나서 흔히 나타난다.

따라서 과거의 난임 이력을 뒤늦게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등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들은 개선이 가능한 것들인 만큼 과거 난임 이력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러한 위험요인들을 피해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