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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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질환 없이 건강하던 어머니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이후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7일 '만 50세 화이자 1차 접종 후 뇌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 씨에 따르면 그의 모친은 지난 8월 17일 화이자 1차 백신을 접종했고, 접종 5일 후인 22일부터 두통과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 인근 병원에서 처치를 받아 증상이 호전되는 듯했으나, 24일 새벽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면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A 씨는 "응급실에서 기본적인 검사를 실시한 뒤 '별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또 이후 외래 진료 과정에서 MRI를 촬영했는데, 이때도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 1일 새벽부터 다시 극심한 고통이 시작되면서 의식을 잃고 심정지가 왔다"며 "바로 심폐소생술을 하고 응급실에 갔지만 응급실에서도 심장이 세 번이나 멈췄다"고 했다.

그는 "그제야 찍은 CT에선 뇌출혈(지주막하출혈)이 발견됐고, 이미 출혈량이 많아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됐다는 소견을 듣게 됐다"며 "몇 시간 뒤 조금이나마 안정돼 중환자실로 올라갈 수 있었고, 현재까지도 의식불명에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고 계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께서 쓰러지기 직전까지 저랑 대화했는데 아직도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며 "특별한 가족력도, 기저질환도, 그 흔한 고혈압과 당뇨도 없이 건강하던 어머니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뇌사상태가 됐다"고 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A 씨는 "(이상 반응) 신고 접수를 위해 보건소에 갔는데 역시나 병원에서는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한다"며 "보건소는 경증으로라도 신고는 해보겠다고 했지만 인정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멀게만 느껴지던 부작용 사고가 이젠 저의 가족의 일이 됐다"며 "다음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적합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힘을 보태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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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평소 건강했던 젊은 층들이 백신 접종 이후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만 18~49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일에는 군대 생활도 건강히 마친 만 22세 아들이 화이자 1차 접종 이후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청원이 있었다. 지난 8월에는 체육 교사로 근무 중인 30대 예비 신랑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이후 급성 골수병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예방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가 있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접종과 인과성이 있는 사망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접종 후 며칠 내 질환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접종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인 것 같다.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8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6~7일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을 신고한 사례는 총 8165건이다. 신규 사망 신고는 18명으로, 이 중 9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8명은 화이자, 1명은 얀센 백신을 맞았다. 누적 사망 신고 사례는 총 576명으로, 지금까지 인과성을 인정받은 사례는 단 2건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