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이후 재입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의 가방이 인천 강화도 접경지역에서 발견됐다. 강화도 군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한 후 헤엄쳐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탈북민 김모(24) 씨가 18일 새벽 택시를 타고 인천 강화도 접경지역에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김 씨는 이달 17일 지인인 탈북민 A씨의 차량을 이용해 강화군 교동도로 이동했다. 다음 날인 18일 오전 2시20분께 다시 택시를 이용해 강화읍 접경지로 간 뒤 하차한 것이 확인됐다.

김 씨에게 차량을 빌려준 탈북민 A씨는 “아는 동생(재입북 탈북민)이 차량을 빌려가서 반환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18일 오전 10시32분부터 오후 8시50분까지 네차례에 걸쳐 112에 신고했다. 19일 오전 1시에는 “달러를 가지고 북한에 넘어가면 좋겠다면서 인천 교동도를 갔다고 합니다”라는 제보도 해당서 직원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알렸다. 경찰은 피의자 도주 우려가 있어 이달 20일 출금금지, 21일 구속영장 신청, 24일 위치 추적에 들어갔지만 그는 이미 북한으로 넘어간 뒤로 추정된다.

김 씨는 6월12일 오전 1시20분께 김포시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낸 여성 B씨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었다. B씨의 남자친구가 사건 발생 2시간 만인 당일 오전 3시26분께 112에 신고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신고를 받은 즉시 증거물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달 4일 피해자의 신체에서 김 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고 범죄 혐의를 수사 중이었다. 경찰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경찰 내 합동조사단을 편성하고 성폭력 사건 수사 과정이나 월북 관련 제보에 적절하게 조치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