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개학이 두 달 이상 연기됐지만, 고3 상위권 학생들은 공교육 파행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수생과의 학력 격차도 당초 우려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지난 18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상위권 고3 학생의 성적은 전년과 비교해 큰 변동폭이 없었다. 10개 고교에서 3학년 4388명의 표본을 추출해 지난해와 올해 모의평가 결과를 비교했더니 국어 영역 1등급을 받은 비율은 작년 3.9%에서 올해 5.4%로 1.5%포인트 상승했다. 2등급은 9.5%에서 8.5%로 1%포인트 하락했다. 3등급은 16.4%에서 18.6%로 2.2%포인트 올랐다. 1~3등급 비율의 전체 변동폭을 보면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는 분석이다.

이과생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도 비슷했다. 1등급 비율이 작년 1.7%에서 올해 4.4%로 올랐고, 2등급도 6.4%에서 7.5%로 상승했다. 영어는 1등급 비율이 9.5%에서 11.3%로 뛰었지만 2등급은 18.6%에서 16.0%로 하락했다. 3등급은 21.0%에서 21.7%로 비슷했다.

재수생도 지난해 재수생과 비교해 큰 성적 차이가 없었다고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분석했다. 원내 재수생 4880명의 모의평가를 가채점한 결과 국어 영역의 경우 작년에 재수한 학생은 6월 모의평가에서 자신이 수능에서 받은 점수보다 평균 14.5점을 끌어올렸다. 올해 재수하는 학생은 14.7점 올렸다.

종로학원하늘교육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로 고3이 재수생보다 불리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고3 상위권 학생들이 자기관리를 제대로 해오며 타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수학 나형을 선택한 중위권 학생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성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도 코로나19에 따른 고3과 재수생 간 학력 격차가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렸다. 유웨이가 6월 모의평가를 본 수험생을 고3과 졸업생 비율 약 8 대 2로 추출해 성적을 비교한 결과 난도가 낮았던 국어의 경우 조사 대상 재학생과 졸업생의 평균 백분위 차이가 지난해 7.69%포인트에서 올해 8.34%포인트로 벌어졌다. 수학 가형은 9.36%포인트에서 9.2%포인트로 좁아졌고, 수학 나형은 9.06%포인트에서 9.56%포인트로 벌어졌다. 상대적으로 쉬웠던 국어와 수학 나형에서는 격차가 벌어지고, 난도가 높았던 수학 가형에서는 오히려 격차가 좁아진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고3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인터넷 강의나 사교육을 통해 수능 준비를 했을 가능성, 재수생의 실력이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졌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