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 해당 빌딩 입주자들이 10일 검진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 해당 빌딩 입주자들이 10일 검진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닷새간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 추세를 유지할 경우 국내 코로나19 누적 총 확진자 수가 8000명대에서 잡힐 것이란 전문가들의 통계적 분석 추정치도 제시됐다.

다만 대구·경북(TK) 지역이 차츰 안정되는 반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으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변수 관리’에 특히 힘써야 한다는 경고가 뒤따랐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전날 대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1명 늘어나 총 누적 확진자는 7513명이 됐다고 발표했다. 중대본은 지난 2일부터 매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집계하고 있다.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6일 518명 △7일 483명 △8일 367명 △9일 248명에 이어 이날까지 확연히 감소하는 모습이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가 지난 9일 공개한 '확진자 수 추이' 그래프. / 출처=주한규 교수 페이스북
주한규 서울대 교수가 지난 9일 공개한 '확진자 수 추이' 그래프. / 출처=주한규 교수 페이스북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계산한 결과 국내 최종 확진자 수가 8461명으로 예상된다는 자료를 전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렸다. 주 교수는 최적 자료 근사법과 ‘베르휠스트(Verhulst) 방정식’을 기본 골격으로 최근 3일간 확진율 평균치 등 변수를 감안해 미분방정식을 수정, 수치해를 구한 다음 총 확진자 수를 추정했다.

그는 자신의 추정치에 대해 과소예측 확률이 높다면서도 “신규 의심자 수가 계속 감소하는 안정세가 예측 정확도를 높여준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확진율(검사를 받은 사람 중 확진자가 나오 비율)이 떨어지는 추세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원재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이날 ‘확진자 수와 검사당 확진자 수 추이’ 통계 자료를 공개하며 확진율이 전날 4.12%에서 3.92%로 떨어진 점에 주목했다.

통계분석기법 중 하나인 Z-테스트를 통해 확진율 수치를 제시해온 이 교수는 “확진/검사 비율이 다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9일 연속 확진율이 감소하는 데다 지난 3일간은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던 데 반해 이날은 유의성까지 확보한 게 포인트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건 이번 확진율 감소가 ‘우연의 산물’이 아닐 개연성이 높다는 뜻. 그는 앞서 “Z-테스트로 전날 대비 오늘 확진자 비율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가를 통계적으로 검증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원재 KAIST 교수가 10일 공개한 '확진자 수와 검사당 확진자 수 추이' 그래프. / 출처=이원재 교수 페이스북
이원재 KAIST 교수가 10일 공개한 '확진자 수와 검사당 확진자 수 추이' 그래프. / 출처=이원재 교수 페이스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을 시사한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한국에 대해선 신규 감염사례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고무적” “진전” 등의 표현을 써가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지난달 초에도 수일간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다가 신천지예수교를 주축으로 한 집단감염 확산에 확진자가 폭증한 전례가 있어서다. 이날 서울 구로구 소재 콜센터에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된 코로나19 집단감염 숫자만 64명(서울시 집계 기준)에 달해 수도권 확산 우려를 낳았다.

예단하기 어렵지만 전반적 추세는 소강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변수 관리’가 핵심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이왕준 대한병원협회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실무단장(명지병원 이사장)은 “이번 주를 지나면 TK 지역은 상당히 안정화되겠지만 수도권 등 지역감염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 파고와 진폭이 얼마나 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이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적 확산을 잘 방어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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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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