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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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4·15 총선거에 도전장을 낸 법조인 예비후보가 16일 현재 15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 19대, 20대 총선에서 최종 후보로 나선 법조인이 각각 104명, 127명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법조인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자 명부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 파악한 결과, 이날 현재 157명의 법조인이 총선 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인들이 ‘금배지’에 도전하며 선택한 정당은 자유한국당이 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법조인은 64명이었다. 판사와 검사 경력이 있는 변호사는 법조인 후보자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법조인들은 역대 국회에서도 최대 인맥을 형성해왔다. 20대 국회의 경우 법조인 출신은 모두 49명으로, 전체 국회의원의 16.6%나 된다.
판·검사 다음은 여의도 입성…법조인 157명 '금배지' 도전
변호사시험 출신은 11명 도전

이번 총선에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린 법조인 157명 중 검사 출신은 46명, 판사 출신은 17명이었다. 지방검찰청 검사장 이상의 고위 검찰 출신 10명도 여의도 입성을 노리고 있다.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는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다. 2017년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됐던 소 전 고검장은 대검찰청 연구관,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친 ‘기획통’으로 꼽힌다.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은 한국당 소속으로 청주 상당구 출마를 노리고 있다. 《검사내전》의 저자로 현 정부의 검찰개혁이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비판하며 검찰을 떠난 김웅 전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새로운보수당의 인재 1호로 영입됐다.

판·검사 다음은 여의도 입성…법조인 157명 '금배지' 도전
판사 출신 중에서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처음 폭로한 이탄희 전 수원지법 안양지원 판사가 경기 용인정에 민주당 후보로 전략 공천될 것으로 보인다.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의원 지역구다. 자신이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와 전국법관대표회의 초대 의장을 지낸 최기상 전 부장판사도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에 나선다.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을 담당하다가 사직한 장동혁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는 한국당 소속으로 대전 유성갑에 출마할 예정이다.

대형 로펌에서는 한국당에 영입된 전주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김진권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가 도전장을 냈다. 전 변호사는 ‘성인지 감수성’과 관련된 대법원 판결을 최초로 이끌어 냈다. 김 변호사는 한국당 소속으로 부산 서·동구 출마를 노리고 있다. 변호사시험 출신 11명도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기다린다.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은 한국당 소속으로 대전 유성을에 출마할 예정이다. ‘조국백서추진위원회’에 필자로 참여한 김남국 변호사는 민주당에 입당해 여의도 입성을 노리고 있다.
판·검사 다음은 여의도 입성…법조인 157명 '금배지' 도전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김기현 출마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는 11명의 법조인이 다시 한 번 국회 문을 두드린다. 서울중앙지검 검사 출신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서울 강서갑에,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거친 손금주 민주당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에 각각 출마할 예정이다. 검사 출신인 김경진 무소속 의원, 이용주 무소속 의원, 최교일 한국당 의원은 각각 광주 북구, 여수갑, 경북 영주·문경·예천군에 출마한다.

변호사 출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광진을에 도전한다. 광진을은 민주당 대표 출신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다섯 차례 당선된 곳이다. 부산고검장을 지낸 황교안 전 총리는 서울 종로에 출마해 이낙연 전 총리와 ‘종로 대전’을 벌인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주목을 받은 부산지법 울산지원 판사 출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울산 남구을 출마를 선언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